식탁은 에피쿠로스처럼 - 탐식이 괴로운 이들을 위한 음식 철학
안광복 지음 / 북트리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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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술술 읽히는 책을 읽었어요.

처음엔 철학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등학교 철학교사인 안광복 선생님이 쓰셔서 그런지

이야기가 물흐르듯 진행되는게 재미있네요.

이 책을 읽으며 제가 음식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먹고 준비했구나를 반성하게 되었어요.

우리 주변에 인스턴트나 밀키트 등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음식들이 많아져가잖아요.

저도 코로나 이후 삼시세끼 차리는 일이 힘들어지자

이런 음식을 전혀 안 먹고 살순 없겠다 싶어 먹기 시작한 것이

편리함을 추구하다 보니 점점 그 비중이 늘어가게 되더라구요.

이 책에서 저자는 그 부분을 꼬집으시면서 이런 표현을 하고 있어요.

우리의 식사는 가축이 먹는 사료와 비슷해져 버렸다

p. 44

이 문장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편리함을 추구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사료같은 음식을 먹이고 있었구나..

저자는 "짐승은 먹이를 먹고, 사람은 밥을 먹으며, 지성인은 예의를 갖춰 먹는다"라는

장브리야사바랭의 말을 인용해,

우리에게 갖추어 먹는 식사 한끼가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고 있어요.

"식사는 자신의 생활을 가꾸는 주요 조건이다."

이 말을 기억한다면 오늘 내가 준비하는 한끼에 정성을 쏟지 않을 수 없겠죠.

또한 우리가 우리 입의 풍족함을 위해

자연에 어떠한 해를 끼치고 있는지도 여실히 생각해보게 되어요.

A4사이즈의 배터리케이즈에서 자란 닭,

값싼 곡물사료를 먹고 자란 소,

몸도 돌리지 못하는 공간에서 자란 돼지,

모두 값싸게 많은 음식을 얻기 위해 인간들이 저지른 만행이었어요.

동물에 대한 학대행위를 통해 얻게 된 음식들이

과연 우리의 정서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읽어주며 같이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서 유익했어요.

세상에 먹거리가 넘쳐나면서 우리는 풍족함을 누리게 되었으나,

음식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은 줄어들었어요.

우리가 음식철학을 되새기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먹는 방식도 생각하며 음식을 즐길 줄 아는 우리의 삶이 되길 바래보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솔직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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