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살아라 - 신정일이 쓴 조선의 진보주의자들
신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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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까요?" 라는 물음에 "똑바로 살아라"라고 답한다면 현문우답이 될까?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똑바로 산다는 것은 그만치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의 사리사욕이나 생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기존 질서에 타협하고 비겁해지는 게 너무 쉽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의와 진리를 위해 죽음 앞에서도 똑바로 살다간 선인들의 삶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진보는 '사회의 모순을 변혁하려는 전진적인 사상'이며 보수의 반대 개념을 가지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이데올로기는 동전의 양면같이 늘 양립하여 왔다. 그런 역사 속에서 진보는 언제나 약자였으며 탄압과 고통의 대상이 되었다. 때로는 회유에 의한 변절을 하기도 했지만, 고난과 죽음을 담보로 한 진보주의자들의 앞선 정신에 의해 세상은 더 나은 세계를 향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똑바로 살아라>는 조선시대 진보적인 삶을 살다간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대부분의 인물들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대와의 불화를 겪으며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동시대의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정신의 소유자들이었다. 그들의 진보적 사상은 그 시대에는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역사는 그들의 정신을 영원히 잊지 않고 그대로 실현시키고 있는 중이다. 

 

조선에서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웠던 진보주의자들은 누구였을까?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었던 허균, 양반이면서도 사대부가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원했던 이중환, 유배지에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집필에 열중했던 정약용, 이 세상의 중심인 농민에 의한 농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해 봉기했던 김개남, 비록 삼일천하로 끝났지만 양반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김옥균 등이 등장한다. 그들은 자신의 신념과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면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 탓에 그들이 바꾸고자 하는 세상을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맞지한 패자였지만 그들의 정신만은 역사 속에서 생생한 울림을 주고 있다.  

 

세상과 타협하는 것은 자신과 타협하는 것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적으로 사는 것인지는 잘 몰라도 어떻게 사는 것이 편안하게 한 평생 사는 것인 줄은 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세상을 얕게 살아가는지 알고 있는 사람에게 죽음 앞에서도 세상을 향해 <똑바로 살아라>는 조선시대 진보적 삶을 살다간 그들의 목소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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