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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보물 상자 (반양장) - 작은동산 1 ㅣ 작은 동산 7
메리 바 지음, 데이비드 커닝엄 그림, 신상호 옮김 / 동산사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잃어버린 기억을 위하여.
누군들 늙고 싶을까? 청소년 때는 어서 어른이 되고 싶었고, 어른이 되어 직장에 다니면서는 어서 노숙한 숙련공이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지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중년이 되어서는 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부럽고 다시 공부도 하고 싶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재미 있었던 일, 가슴 벅차는 순간도 있고 아,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하는 회한어린 때도 있다.
그런데 알츠하이머에 걸린 노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과연 말대로 그들은 기억을 잃어버린 것일까? 아니면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사는 것일까? 아님 정말 의학적으로 뇌의 일부가 손상된 늙은이일 뿐일까?
이 책은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에 걸린 할아버지를 보살펴야 겠다는 기특한 생각을 하는 어린이의 이야기이다. 조금은 여유있게 알츠하이머라는 병이 그려졌지만(초기 현상이 묘사되어 있다), 병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에 있어서 신선하고 새롭다. 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 같이 겪었던 추억을 상자에 모은다는 발상, 정말 신선하고 추천하고 싶은 방법이다. 이 상자는 비단 이 병에 걸야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추억이 있는 사람 누구나, 또는 추억을 간직하고픈 사람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상자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생각이나 방법들을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할까? 왜 그럴까?
추억은 어떤 것이나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도 한번 이 같은 추억 모으기를 가족과 함께 해 보는 것도 어른이나 아이들의 정서적 교감에 좋은 부교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