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지음, 한정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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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 17. 금. 완독 후
2023. 3. 28. 화. PM 3:40.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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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복복서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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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이언 매큐언

한정아 옮김

복복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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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의 의미를 드디어
알게 됐다. 말 그대로 정말 견딜 수
없는 사랑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었다면
정말 견딜 수 없었을 거다.
소설 안에는 실화인 듯한 내용이
소설화 되어 나온다.

드클레랑보 증후군을 앓는
한 명의 남자와 그 남자로
인해 일상이 깨져가는 커플이
나온다. 실제로 이런 일이 주변
에서 일어난다면 정말 소설보다
더 파국으로 치닷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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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 중에서

1942년 드클레랑보는 레 시코즈 파시오넬les psychoses passionelles,즉 "순전한 이상성욕"이라고 규정하고 자신의 이름까지 붙인 증후군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것은 해당 증후군과 보다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성적 편집증을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해당 증후군환자, 즉 '주체'는 보통 여성인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주체보다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자, 즉 "대상"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강한망상에 빠져 있다. 환자는 망상의 대상과 접촉이 거의 혹은 전혀없었을 수도 있다. 환자는 대상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 대상이 환자에게 관심이 없다거나심지어 증오한다고 주장하면, 환자는 역설적이거나 모순적이라고 생각한다. 대상이 "사실은 자기를 사랑한다는 환자의 확신은고정불변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다른 주제들이 파생되는데, 그가운데는 대상이 환자 없이는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할 거라는 믿음, 그리고 그들의 관계가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지지받는다는 믿음이 있다. 드클레랑보는 순전한 형태의 이 병증은 정확하고 갑작스러우며 심지어 폭발적으로 시작된다고 주장했고, 이것이 성적편집증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적 편집

346 쪽

증은 점진적으로 발병한다고 믿었다(이너과 트레서언, 1979).

드클레랑보 증후군에서 핵심적인 것은 그가 환자의 "기본적인 가정"이라고 명명한 것이다. 자기보다 훨씬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과 애정의 소통을 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환자는 대상이 먼저 사랑에 빠져 자기에게 접근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런 애정의 소통은 비밀 신호와 직접적인 접촉, 환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경이로운 자원의 배치라는 형태를 띨 수 있다. 환자는 자신이 망상의 대상을 지키고 보호한다고 믿는다.

가장 유명한 초기 사례 가운데 하나를 보자. 드클레랑보는 영국의 조지 5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은 쉰세 살의 프랑스 여성에 관해 설명했다. 그녀는 1918년부터 줄곧 조지 5세를 끈질기게 쫓아다녔고,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그녀는 자주 버킹엄궁전 밖에서 그를 기다렸다. 한번은 궁전 창문에 드리워진 커튼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그것을 왕이 보낸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녀는 왕이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런던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녀가 런던에서 숙소를 찾지 못하게, 호텔 예약을 할 수 없게 왕이 막았으며, 여행 경비와 왕의 초상화가 들어 있는 짐을 도난당한 것도 왕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왕을 향한 자신의 열정을 생생하게 요약했다. "왕이 나를 중오할 수는 있어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결코 그에게 무관심할 수 없고, 그도 마찬가지다..... 그가 나에게 상처를 줘봤자 소용없다...…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그에게 끌렸다......"

347 쪽

세월이 흐르면서 더 많은 사례가 소개되었고, 해당 증후군을 규정하는 기준을 확대하고 명료하게 하려는 노력이 이어졌다. 여성들만 이 증후군을 앓는 것이 아니며, 이성애적 끌림만 관련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드클레랑보의 환자들 가운데 적어도 한 명은 남성이었고, 그 이후로 드클레랑보 증후군 진단을 받은 남성 환자의 수가 늘어났다. 멀린과 파테(1994)는 주로 남성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침입성과 위험성의 정도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결론짓는다. 동성애와 관련된 사례는 멀린과 파테(1994), 러벳 다우스트와 크리스티(1978), 이과 동료들, 래스킨과 설리번 (1974), 웬과 카미아(1990)에 의해 보고되었다.

그러므로 이너과 트레사우언이 제안한 이 주요한 증후군(즉 드클레랑보 증후군)의 진단 기준은 해당 증후군을 임상 질환으로 인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사람- 보통 환자보다 사회적 지위가 훨씬 높다-과 애정의 소통을 한다는 망상적 확신을 가진 환자는 그 다른 사람이, 즉 증후군의 대상이 먼저 사랑에 빠졌고 먼저 접근했다고 믿는다. 증후군은 갑작스럽게 발현하고, 대상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경우는 별로 없다. 환자는 대상의 역설적인 행동에 대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한다. 그 과정은 만성적인데, 환자에게서 환각은 관찰되지 않으며 인식적 결함도 보이지 않는다."

멀린과 파테는 드클레랑보 증후군 환자들이 가하는 위협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그 피해자들- 망상의 대상들을 보호하려는 입법 활동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페레스(1993)의 연

348 쪽

구를 인용한다. 멀린과 파테는 환자와 피해자 모두의 비극을 강조한다. 환자에게는 사랑이 "고립과 자폐를 동반한 삶의 방식이 되고, 그 안에서는 타인과의 일치 가능성이 사라진다. 그 환자들의원치 않는 관심을 받는 피해자들은 최소한으로는 괴롭힘과 당혹스러움을 경험하거나 가장 가까운 관계의 붕괴라는 비극을 겪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분노와 질투와 성적 욕구의 폭력적인 표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349쪽

견딜 수 없는 사랑
/ 이언 매큐언
/ 복복서가
/ 346 - 3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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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해 책 부록으로
드클레랑보 증후군에 대해
설명한 부분을 첨부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드클레랑보
증후군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언젠가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을 봤던 것 같다. 사람들이
말하는 도끼병에서 증상이 심해
지면 증후군까지 닿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드클레랑보 증후군을 앓고
있는 페리라는 인물은 조라는
남자 주인공을 사랑한다.
그리고 조라는 인물이 자신을
먼저 사랑했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현실로 믿는다. 자신을
먼저 유혹하고, 자신을 사랑에
빠지게 한 조를 필사적으로
따라다니고 매달린다. 그리고
그와의 사랑을 회복하기 위해
조를 설득하고 또 설득한다.
(가진 적도 없고, 잃은 적도
없는 사랑을 되찾기 위해
페리는 정말 필사의 노력을
한다. 보는 것만으로 미칠
것 같은 미친 사랑이다.)


기독교라는 종교에 의존을 넘어
중독된 것으로 보이는 페리는
자신과의 사랑을 하나님께
이끄는 유일한 사랑의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진정 아름
답다. 그러나 페리처럼 망상에
갇혀 일방적으로 직진하는
사랑은 꼭 드클레랑보 증후군이
아니더라도 폭력적이다.


나는 항상 사랑과 신의
부르심에 대해 아름답게
생각하곤 했다. 물론 신의
사랑과 그 사랑을 이용한
착취와 가스라이팅 등이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랑은
모든 것을 덮고도 남을 만큼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해 왔던 전도도
폭력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충분히 하게 됐다.


페리가 신의 사랑,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열렬히 전하고
편지를 쓰고, 진심을 다하는
과정이 참 아름답지 않았다.
무섭고, 불편하고, 거슬렸다.


쌍방이 하는 사랑 안에서
행해졌다면 너무 아름다웠을
행동과 편지의 내용들이
망상에 갇힌 일방이 되자
견딜 수 없다는 표현이
딱 적절하다. 피곤하고,
읽기 괴롭고, 알고 싶지 않은
주인공의 일상들이 펼쳐진다.


망상에 갇힌 사람들이
자주 그렇듯 처음의 사랑이
점 점 분노로 바뀌고 폭력으로
바뀌는 과정이 아주 자연
스럽게 진행된다. 분홍빛에서
핏빛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이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져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느껴졌다.


현대에 일어나는 스토킹 범죄,
연애와 가정 안에서 일어
나는 정서적, 육체적 폭력들.
나는 이 글의 중반을 읽어가
면서 어쩌면 페리라는 인물이
어린 시절 애착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정말 안타깝게도 어린
시절 애착 문제를 겪고
자란 성인들이 이런 망상에
갇히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사랑을
주지 못했던 과거를 현재를
통해 보상받고 치유하려는
내면 의식이 어쩌면 망상
이라는 병으로 그 자신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라는 생각도 해 본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에서
갑작스럽게 사랑이라는 애정을
혼자 얻어 버린 페리는 그
자체로 이미 불행한 사람이다.


아무도 주지 않고 줄 생각도
없는 사랑을 혼자 얻은 후,
혼자 잃고 다시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전혀
아름답진 않지만 이해가 됐다.

페리의 어린 시절,
외로웠던 숱한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의 외로운
시간들을 원하는 감정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내면
아이의 모습이 느껴졌다고
해야하나. 그럼에도 내
주변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 무서울 거다. 일방적인
사랑을 받는 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지독히 위험하고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이다.


사랑을 받는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지만, 원하는 사랑이
아닌 경우, 원하는 방향이 아닌
경우를 우리는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한다. 어쩌면 스타들의
삶이 이렇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보이지 않게 드클레랑보
증후군을 앓는 사람이 정말
많을 거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누가 어떤 설명을 하든 자신의
생각에 갇혀 그 사랑이 진짜이고,
상대 역시 자신을 사랑한다 생각할
것이며 바꾸지 않을 거다. 그것이
자신이 원하는 현실이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현실
일테니 말이다.


어쩌면 페리 역시 병을
통해 자신의 병적인 어떤
부분을 회피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회피를 통해 자신의
고통을 직면하지 않고 가상의
아름다운 현실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반면, 상대 입장에선
그로 인해 현실이 파괴되고,
관계가 깨지고, 종국엔
생명까지 잃는 일이 일어
난다니 너무 아프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일 뿐인데, 그 사랑이
상대를 파괴하는 결말에까지
이끈다니. 예전에 봤던
사건 중에 식인 살인사건이
떠오른다.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연인을 총으로 쏴 죽인 후,
도막 도막 자르고 냄비에 익혀
천천히 먹는다. 왜 연인을 죽이고
먹었냐고 묻자, 그는 완전한
사랑을 이루고 싶었다고 대답
했다. 그리고 연인을 섭취
함을 통해 진정한 합일을
이루고 싶었단다. 그때 그
사건 내용을 보고 얼마나
징그럽고 무서웠는지 모른다.
쌍방이었던 사랑도 자신 만의
생각과 사랑에 갇히면 언제든
폭력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다.


자신 만 아는 상처,
자신 내면에 있는 모르는
상처까지 그것들이 곪고 곪아
결국 사랑을 가장한 견딜 수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사랑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이미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건 가해자의
논리일 뿐 어떤 부분에서도
사랑을 찾을 수 없다.


신에게로 이끌려고 하는
종교적인 사랑, 연인과의
사랑, 가족 내에서의 사랑,
친구관계에서의 사랑.
우리는 삶에서 많은 사랑
들을 경험하지만 그 중
진정한 사랑은 얼마나
될까. 라는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읽어갔다.


페리의 종교 중독적인 모습을
보면서 나의 어떤 면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이라고
부르지만 자신도 모르게
지나치게 중독되고 의존한
무언가를 상대에게 받아 달라
떼쓰는 아이가 될 때가
많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반성하게 됐다.


내가 사랑하는 신,
삶의 기초로 받아들인 신과의
사랑 역시 내가 모르는 왜곡된
내면 덕분에 다른 방향으로
굽이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사랑에 대해 진하게
생각해 보고 진하게<?>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 드리고 싶다.

무료한 일상에서 사랑에
대해 진하게 경험하고
철학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소설이다.

그리고 소설을 통해 자기
반성까지 해 볼 수 있는
책이니 참 멋진 책이다.

말 그대로 견딜 수 없는
사랑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복복서가 출판사와 인디캣님께
감사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아, 드디어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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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클레랑보
#망상적인사랑
#사랑에대한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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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복복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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