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파란
류서재 지음 / 화리원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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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파란 도서를 화리원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2022. 11. 16. 수. PM 03:46.


<석파란><기록>

석파란 책을 읽고 나는
동양화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됐다.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심리치료 중 그림 치료가
있다. 피치료자가 그린
그림 안에서 치료자는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 드러난 피치료자의
마음과 깊은 고통을 치료해
낸다. 석파란을 읽으면서
석파란을 안에 담긴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들을 통해
전체 흐름이 형성된다.
석파란 안에서 흥성대원군
이라는 인물이 살아숨쉬고
석파란을 통해 인물들이
서로 연결된다.
읽고 나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제 석파란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겠다.
주관적인 기록이니 참고만
하길 부탁드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이하응은 꿈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옛사람의 감정과
통하니 그 사이에 가로놓인
시간을 따지는 일은 무색했다.
안평대군도 간밤의 꿈을 현실로
옮기기 위해 수탉이 새벽 깃을
치기 전에 서둘러 사랑방으로
화공을 불렀으리라.

36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하응이 붓을 들어 석파란
을 그리기 시작한다. 자신을
감추고 살아야만 했던 그의
진정한 모습이 석파란
안에서 살아 숨 쉰다. 오직
눈이 있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비밀문서 같은 느낌
이다. 예술 안에서 작품의
혼과 작가의 혼을 읽어내는
조대비를 등장시켜 작가는
우리에게 석파란에 담긴
비밀 메시지를 읽어준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석파란
을 처음 알게 됐다. 그래서
책에 들어있는 석파란 그림
을 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조대비가 석파란
안에서 읽어낸 이하응에
대한 것들을 나도 들여다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다. 책에 넣어진 그림
들이 뚜렷하지 않아 아쉬
웠다. 우연히 직접 찾아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 ‘석파란’을
검색했다. 그리고 나는 석파
란을 만났다. 작가가 책 안에
서 담아내고자 했던 이야기
들이 ‘석파란’ 그림 안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어쩌면 작가는 책 안에 들어
간 조대비가 아니었을까.
고대 상형 문자를 읽어
내는 것처럼 특별한 심미안
을 가진 사람들만 볼 수
있는 상형문자들이 그림
안에 담겨 있었다.
그림 안에 역사와 그 사람
의 혼이 담겨있다는 걸
나는 이 책을 통해 제대로
깨닫게 됐다. 인간의 삶에서
예술을 제외할 수 없는 이유
를 이제야 정확히 직면하게
된 것이다.

웅장하고, 아름답고,
섬세했으며, 우아했다.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책과 그림을 통해
내 안에 흘러들어오기 시작
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내게 좋은 일이 뭐가 있겠소.
이하응이 퉁명스럽게 대꾸
했다. 한양에서의 방황과
고통이 푸르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세월이 흘러도 가슴
속 내상에는 굳은 살이 생기지
않아서 누구의 말에 스치기만
해도 쓰라렸다. 왕족의 족쇄를
차느니 차라리 이름 없는 사내
로 살았으면. 이하응의 눈가가
호가 붉어졌다. 묵란에 정붙이
고 살지 않았으면 미쳐버렸을
시간들이었다.

70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신이 처한 상황과 왕족이기
때문에 겪어야하는 보이지 않는
감옥에서 이하응은 살아남기
위해 석파란을 그린다. 그리고
석파란 안에 자신의 고통을
풀어낸다. 석파란을 그리는
모든 과정이 예술이 된다.
새벽 이슬을 담아 먹을 갈고,
새벽 공기를 맡으며, 그날의
감정을 담아 공간에 혼을
불어 넣는다. 이하응이 그렸
다는 석파란 작품들을 보면
혼이 느껴진다. 이렇게 대단
한 사람이 한 시대를 살았다
는 걸 우리는 석파란을 통해
한번 더 느끼게 된다.

흥선대원군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사극과 드라마, 국사책
안에서 많이 접해왔다. 그럼에도
석파란을 통해 드러난 이하응
은 새로운 느낌이다. 예술 안에
서 피어나는 그의 혼이 예술적인
인생으로 접목되어가는 과정을
작가만의 필체로 그려낸다.
석파란 안에 이하응이 있고,
석파란 책 안에서 이하응은
다시 태어난다. 그동안 이하응
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나의
시각이 얼마나 편협한 것이
었는지 깨닫게 됐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이빨 없는 호랑이를 어찌
호랑이라 부르겠습니까. 먹이
를 사냥하는 게 아니라 얌전히
풀만 먹는데요. 호랑이가 아니
라 또끼이지요. 흥선군만 보아
도 아니 그렇습니까?

(중략)

흥선군이 붓을 돌리는 기술
은 보통이 아니었다. 김병학은
붓놀림에 관한 한 흥선군보다
하수였다. 흥선군이 붓을 들면
난이 그려졌고 김병학이 붓을
들면 풀이 그려졌다. 난과 풀의
대비는 분명했고 분명한 만큼
가슴이 쓰렸다. 범을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린 꼴이었다.

140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부분에서 석파란 그림을
다시 찾아봤다. 그리고 여러
점의 그림을 섬세하게 들여
다 봤다. 작가가 김병학의
입을 통해 말하는 이하응이
그림 안에 담겨 있었다.
작가는 심미안을 가진 사람
이다. 작가의 심미안을 통해
쓰인 이 책은 그래서 더 깊이
가 있다. 책 속에서 말하는 붓
놀림을 나처럼 일반인인 사람이
봐도 느낄 수 있다.

내가 그려도 ‘풀’ 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쿡. 하고 웃음이
났다. 묵란을 통해 섬세하게
자신의 정신을 갈고 닦았을
이하응이 느껴졌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지만, 묵란을 그리는 동안
과 묵란의 완성을 통해 그는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있다.
도를 닦는 과정처럼 그는
방 안에서 천하를 논하고
방 안에서 자신을 갈고
닦는다. 그 모습을 이렇게
정교하게 그려낼 수 있다니.
이하응은 석파란을 그리고,
작가는 그런 이하응을 석파란
을 통해 다시 태어나게 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이하응은 계속 물어대는
아내를 쳐다보지 않았다.
아내의 외로움을 감싸주기에
마음은 넉넉하지 못했다.
묵란이란 유학자의 이상을
표현한다 해도 단지 여기일
뿐이었따. 매 순간 묵란에
미쳐 사는 유학자는 없었다.
그러나 이하응에게 묵란은
그림 이상의 것이었고 유일
한 탈출구였다. 묵란은 세상
의 편견과 구속을 깨는 호방
한 호흡과 같은 것이었고
묵란이 없으면 마치 죽은
목숨처럼 방안에서 무기력
하게 널브러져 있을 것이었다.

묵란은 나를 표현하는 거야.


177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하응에게 있어 묵란의 존재가
무엇인지 알게 해 주는 대목이다.
내가 나일 수 없을 때 인간은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고 했다.
그 시대에서 이하응이 느꼈을
고통을 우리는 책 속에서 느껴
본다. 자신을 숨기고 또 숨기고
그리고 자신을 숨기지 못해
고통을 풀어내는 유일한 탈출구
인 석파란은 이하응의 혼인
것이다.

예술가들이 예술을 통해
승화되는 과정을 보는 느낌
이었다. 어쩌면 석파란을 쓰는
내내 작가는 이하응의 숱한
작품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
이 들었다. 한글자 한글자
섬세하다. 그림을 보고 있지
않지만 보고 있는 듯한 기분
이 든다. 실제 그림을 봤을
때 나는 작가가 그려내고자
했던 이하응이 감정이 느껴
졌다. 그래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이것은 뿌리가 다 드러난
노근란이다. 네 눈에는 꽃이
먼저 보이느냐. 뿌리가
먼저보이느냐.
- 뿌리가 먼저 보입니다.
뿌리가다 드러난 난초는
한군데 정착하지 못하고
떠도는 심정을표현한 것
같습니다. 흙을 멀리하고도
피어나는 강한 꽃입니다.
- 그래. 아름다움은
매혹적이지만
때로 괴롭다. 석란과
노근란, 둘을 놓고 본다면
아름다움보다는 괴로움이
먼저 보인다. 음. 너의
영특함이 복이 될지
화가 될지 모르겠구나.

233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하응과 자영의 대화 부분
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난 속에서 자영의 성격과
영특함이 드러난다. 그림과
글, 예술에는 반드시 그 사람
만의 성격과 성향이 담길 수
밖에 없다는 걸 다시 깨닫
는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볼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됐을
‘석파란’. 내 생각일 뿐이지만
나는 석파란 책 안에서
이하응, 그리고 여타의 인물
들, 작가를 들여다 보고 있다.
작가가 그리고자 한 이야기를
그대로 읽어내기 위해 꼼꼼히
읽어나갔다. 누구도 같은 그림
을, 같은 글을 써내지 못할
거야. 라는 마음이 드는
두 개의 석파란을 나는 보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더 이상 붓을 들지 못하는
이하응에게 김정희가 몇 권의
책을 읽었냐고 물었다. 이하응
은 딱히 몇 권이라고 대답할
수가 없어서 우물거렸다. 서책
을 조금 읽었으면 조금 읽었
으면서도 허세를 부리니 건방
진 것이었고, 서책을 많이
읽었으면 많이 읽었으면서도
알지 못하니 우둔한 것이었다.
묵란 삼천 장을 채우고도
진리를 깨치지 못했다는 사실
만 분명했다. 남과 비교해서
얻을 가치가 있다면 삼천 장
이란 숫자로 평생 자족하게.
자족이라는 단어가 칼침처럼
날카로웠다. 김정희는 붓을
들고 허공에 동그라미를 그렸
다. 이하응과 김정희는 동시에
붓을 쳐다보았고 김정희가
붓을 내리자 동그라미는 사라
졌다.

247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내 마음이 읽혀졌다. 평생
자족하게. 지금 상태로 평생
자족하라니. 이하응에게 칼침
처럼 날카롭게 찌른 단어가
나를 날카롭게 찔렀다.
되고 싶었으나, 될 수 없고,
하고 싶으나 할 수 없는
그런 배경 속에서 이하응은
그리고 또 그린다. 오늘의
내가 읽고 또 읽은 후
주저리 글을 적는 것처럼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해,
오늘을 잊기 위해 이하응은
그리고 또 그렸을 것이다.
자족이라는 단어가 아플
수 있다는 걸 또 한번
깨닫는다. 왕족으로 태어나
할 수 있는 것보다 오히려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았을
이하응. 울타리에 갇힌
독수리 같은 기분이 아니
었을까. 모든 면에서 풍족
하지만 대신 하늘을 잃어버린
독수리. 그 모습이 이 대목
에서 깊이 있게 다가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왕족의 혈손으로 태어나서
가슴의 불꽃을 방안에 묵혀
둘 수는 없었다. 종이의 묵란.
검은 꽃. 석파란은 남편이 붓
을 들면 방안에서 활활 타오르
다가 붓을 내리면 열기가 빠지
면서 남은 시커먼 재처럼 변했
다. 가슴에 불꽃의 인을 박듯이
수 많은 날들을 얼마나 많은
불꽃을 피우고 재를 만져야
이루어질까. 차가운 마룻바닥
에서 삼천 배를 올려 온몸의
기를 소진해야 보이는 부처의
얼굴처럼 부질없는 집착과
환상은 아닐까.

276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동안 흥선대원군에 대해
내 안에 그려놨던 그림들이
깨어져나갔다. 석파란을 통해
바라보는 이하응은 한 시대
에서 고뇌하는 예술가이며
문인이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
하는 한 명의 사람이었다.
그렇게 바라봐지고 나니
이하응이 했다는 역사 속
이야기들이 다르게 보여졌다.
작가를 통해 한명의 인간인
이하응을 제대로 만나게 된
것이다. 양반이지만 양반으로
살지 못하고, 왕족이지만 왕족
다울 수 없는 그의 인생에서
그는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해 왔을까. 그 고뇌가 고스란
히 그의 묵란에, 책 속에
녹아있다. 묵란을 통해 이하
응이 드러나고 묵란을 통해
관계들이 맺어지고, 시대가
그려져간다. 묵란은 엄청난
매개체가 되어 하나의 역사
를 만들어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아씨를 표현한다면
이렇게말할 수 있어요.
민들레는민들레로
살아야 하고 난초는
난초로 살아야하는데
때로는 민들레 밭에
난초가들어가 있기도 해요.
주변것들과 뭔가 달라
보이면 숨은 천성이 드러난
거예요. 처음부터 난초였던
것인데 난초는 자기가
누군지를 모르고 민들레
속에 묻혀 있었던 거지요.

284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하응은 민자영과 닮아있다.
민들레 속에 섞여있는 난초.
이것만큼 그들을 설명할 정확
한 표현을 찾기 어려울 거다.
기가 막힌 말이다. 자기가
누군지를 모르고 묻혀 살아가
는 사람들. 어쩌면 이 시대에
도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들레 밭에서 깨어
있지 못하면 민들레도 난초도
아닌 상태로 살아가게 된다.
정말 기가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난초가 난초가 되지
못하는 건 미운오리새끼 동화
에서 본 백조이야기처럼 마음
으로 깊게 파고든다.

작가는 이하응과 민자영을
통해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석파란, 조대비,
이하응, 민자영 등 다양한
인물 속에서 작가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석파란
안에서 피어나는 진정한
모습과 그 모습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
한지 다시 생각해본 대목
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감정이 섬세하니
내 너를걱정한다.
사람의 말을 믿지말라.
정치의 첫걸음이다.
사람의 말은 속을 드러낸
말과 속을 감추는 말,
두가지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그 말이나 그 말
이나 똑같아진다.
그러니 시간을 믿어라.
시간을 이기는 것은 없어.
네가 이겨야 할 것은
사람이아니라 시간이다.

302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부분을 읽으면서 감동을
받았다. 이겨야 할 것은 시간
이라니. 엄청난 말이다.
작가는 이하응을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고민을
했을까.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들이 왠지
눈에 그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요즘의 나도 시간을 이겨내고
있다. 요즘의 나는 시간을
이기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무엇인가를 만들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시간을
이겨간 자만이 할 수 있는
감정이 내게 전달됐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자존심은 네 몸의 가치를
말하는 것이냐?
자존심에 가치가 있다면
누가 너의 자존심을 재는
사람이냐?너의 자존심은
상대의 반응에 따라
생기는 것이냐?자존심은 너만
알고 있는네 속의 친구
처럼 다른 사람들은 그 존재에
대해아무도 몰라야 한다.
그게진짜 자존심이다.
김씨 가문의 사내들이 너를
쳐다보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했다면 너는 신경 쓸
필요도없는 것에 과도한
신경을쓰고 있는 것이다.
때로자존심은 단순히
인내심일뿐이다. 시간이
저절로 해결해 줄 일을
가지고 자존심을과하게
내세운다면 인내심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341-342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책은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다. 구구절절 적어
놓고 싶은 글들이 가득하다.
이하응이 자신의 삶을 통해
토해내는 석파란과 글, 감정
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말들이다.
이하응이 저 말을 진짜
했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작가의 마음을 통해
토해내진 이하응은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역사소설이
이렇게 재밌고 깨달음을
많이 담고 있다니. 새롭다.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이해
되는 진리와 조언들을 자연
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게 역사소설의 묘미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그대는 나를 왜 믿는 것이오?
- 묵란을 믿는 겁니다.
나보다 더 미쳤구나. 이하응은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416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묵란을 믿는다. 이하응의
묵란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이하응을 믿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묵란 속에 피어나는 그의
성품과 생각들이 내 안에
흘러들어온다. 어쩌면 작가
가 그려낸 이하응을 보고
석파란을 보니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 건지도 모르지만
석파란은 정말 아름답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이하응은 걸어가면서 계속
조대비 생각에 골똘해 있었다.
열흘 붉은 꽃도 없는데 두 사람
의 감정이 두 달을 계속 붉을
수는 없었다. 만남이 세 달째로
들어서자 낯선 의문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꼭 만나고 싶다
는 감정에서 왜 만나야만 할까
라는 질문으로 변했다. 처음에
순수하게 좋아했던 동병상련의
감정은 내적인 고독을 치유
하면서 계산적으로 변질되어
갔다. 처음에 단단함을 보이던
조대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둘이 나눌 수 없는 외로움을
거침없이 드러냈고 이하응은
매일 대여섯 시간을 꼼짝
없이 붙잡혀 있었다.

511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만남도 계속 붉을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에 와 닿던지.
죽고 못하는 연인도, 친구도
만나다보면 결국엔 자신만의
외로움에 잡히게 된다.
외로워서 사람을 만나지만
그 안에서 우린 또 다른
외로움을 만난다. 자신 안에
있는 외로움은 결국 자신만
해결할 수 있다는 부분을
읽을 수 있었다. 나 역시
조대비와 이하응과 비슷한
관계들이 있어왔다. 이하응
보다 많은 것들을 갖고
있는 조대비, 그리고 조대비
의 비위를 맞추는 이하응의
관계 안에서 우리는 현실
속의 관계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진실.
인맥을 관리해야한다고
하지만 인맥이라는 건
원래 관리할 수 없는 것임을
우리는 살면서 여실히 깨닫
게 되고야 만다. 보이지
않는 필요에 의해 만나는
관계 역시 계속 붉을 순
없기 때문이다. 이하응의
고뇌와 불편함, 염원이
관계 속 이야기에서 읽혀
진다.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건 작가가 심리 묘사에 귀재
라는 것이다. 나는 이 역사
소설을 읽으면서 참 많은
것들을 얻었다. 고맙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 사내란 그저 제 몸
같은 붓을 들고 빈 종이에
일필휘지로선을 긋고 한 점
실수도 없이떠나는 것이네.
수십 번을 덧칠하는 마음하고는
비교가 안 되지.한 줄을
그어도 확실한 것이
조선의 정신이네.


553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한 줄을 그어도 확실한 것.
나는 이 글을 쓰면서 석파란을
보고 있다. 그리고 이하응의
마음을 그림을 통해 들여다
본다. 작가가 석파란이라는
그림을 통해 이하응을 바라
보게 해준 덕분에 나는 그림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
한 줄을 그어도 확실하다.
라는 이 표현만큼 이하응의
석파란을 설명할 문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표현을 써
낸 작가의 예술성이 또 한번
드러난다. 글 안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섬세한 감정들이
여실히 담겨있는 책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중 中>

아들아, 아비는 오늘 마지막
으로 내기를 했다. 정치적 맞
수를 굴복 시키려고 내기를
걸었다. 오늘의 내기는 옹기
속처럼 좁고 어두웠던 마음을
여는 뚜껑이었다. 옹기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아느냐.
햇빛을 보지 못해 다 시들어
가는 꽃이 ㅇ나왔다. 조선이라는
꽃. 그 꽃은 옹기 속에서 간신히
숨을 쉬며 어디로 팔려 갈지도
모르는 운명 속에서 살았다. 나는
햇빛 속으로 나온 꽃을 보호하기
위해 들판을 지킬 것이다.
이제부터 쇄국이다.


556쪽 / 류서재장편소설
/ 화리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석파란 속에서 보여 지는
이하응의 진정한 모습, 석파란
책 속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섬세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즐거웠다. 꼼꼼히 읽고, 기억
하고, 생각했다. 참 오랫동안
읽은 역사 소설이다. 등장 인물
들 하나하나 매력 있게 그려
졌다. 그동안 나는 역사소설을
잘 읽지 않았었다. 소설 자체를
좋아하지 않았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역사 소설들을 읽으면서
소설 안의 등장 인물 만큼
소설은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
역사, 철학, 심리, 예술, 문화
등 정말 많은 것들을 담은
종합 예술이 역사소설이다.

수 많은 역사 소설들 중
류서재 님의 역사소설
석파란을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석파란과 그 석파란을
그린 인물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정말 좋은 시간
이었고 좋은 기회였다.

이런 시간들을 주신 류서재
작가님, 화리원 출판사에
고마움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숨을 토해낼 수 있는 기회
를 줄 소설을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다. 재밌다.


석파란 도서를 화리원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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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
#이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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