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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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습니다>

2022. 11. 02. 수.

PM 02:00.

<기소영의 친구들>

<읽고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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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11. 02. 수. AM 08:57.

<기소영의 친구들 기록>

동화같은 표지에 예쁜 글들이
가득 담겨있을 것 같아 신청
한 책이다.

이제 기록을 드디어 시작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먼저 읽고 나서 기록을
보시길 추천드린다.

그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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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우리 다섯은 함께 어울려
다니던 그룹이다. 나랑 나리는
어릴 때부터 친했고, 티격태격
하면서도 늘 붙어 다녔다. 영진
이는 성격이 좀 괴팍해서 혼자
다니기로 유명했고, 그나마 5학년
때는 소영이랑만 같이 다녔다.
연화는 1학기 초에 전학 왔다.
생각해 보니 소영이가 없었더라면
우리 다섯 명이 그룹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랑 영진이나
연화랑은 어울릴 생각도 안 했을
테니까.

30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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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랑님의 예쁜 그림과
정은주님의 글이 더해져 아름
답게 완성됐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건
내게 가장 소중했던 친구 이름이
‘소영’ 이었기 때문이다.

20대를 가득 채워줬던 ‘소영’이
그리워서 이 책을 신청했었다.
책 안의 기소영이라는 친구도
참 그녀와 많이 닮아 있어
행복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동화는 기소영에 대해 차분히
설명하더니, 그 기소영이 불의의
사고로 하늘로 갔다는 이야기로
책을 열어간다. 성격이 다른 4명의
친구를 투명하게 이어줬던 소영은
13년의 인생을 굵게 살다 하늘로
갔다. 덕분에 나는 처음부터 강력한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작가는
아이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 간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에 대해서 풀어가며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기소영과 4명의 친구들이 어떻게
연결됐었는지 작가는 4명 중 한명인
채린의 눈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채린은 5명 중 가장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뱉어내는 아이다.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싶지
않아 말을 더 툭하고 뱉는
채린의 입을 통해 아이들의
일화를 풀어간다.

채린은 말을 툭하고 뱉어
상대에게 생채기를 내곤했다.
그런 채린의 변호인 역할을
해줬던 아이가 기소영이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못하는
채린을 위해 대신 미안하다는
말을 해 주던 소영을 채린은
답답하게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의견에 항상 맞춰줬던
기소영을 그리 친하다 여기지
않았다는 말을 내어놓는다.
그런 채린의 입을 통해 동화는
남은 3명의 아이들과 기소영의
각 일화 속에서 채린이 진짜
기소영을 만나게 되는 과정을
담담히 그려간다.

채린은 소영이 하늘나라로 가고
나서야 진짜 그녀의 모습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비쳐졌던 소영의
모습은 소영이 자신을 배려해서
였다는 걸 드디어 알게 된다.



살아있을 때, 4명을 이어주던
끈이 되어줬던 기소영이 떠나자
아이들의 관계는 끊어질 듯 위태
로워진다. 그런 그들의 위태로운
투명한 끈이 하늘나라로 간 기소영을
통해 다시 연결된다.

소영은 땅에서도 하늘에서도
참 천사 같은 아이다. 성격이
모두 다른 아이들에게 각각 다른
모습의 친구가 되어준 그녀.
그녀를 보면서 나의 ‘소영’을
많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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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사실 우리 집 있는 여기는
재개발되지도 않아. 아까 왔던
시장 그 아래쪽으로만 재개발
구역이거든. 나는 거기 살지도
않는데 학교 다닐 때 지나다니
니까 오해받은 거지.”

“그럼, 가서 말하지. 너는
다른 동네 산다고.”

내 말에 영진이는 뭔가
말하려다 머뭇거렸다......
(중략)

“처음엔 그럴까 했지.
근데 생각해 보니 그 말도
되게 웃겨. 나는 그 동네 사는
애 아니니까 나랑은 놀아도
돼. 이렇게 말하는 게 너무
유치하고, 그렇게 말하면 나도
그 아줌마랑 똑같은 사람이 되는
거잖아. 재개발 구역에 살기
때문에 놀아선 안 되고, 거기 안
살아서 놀아도 된다. 이거는 같은
말 아냐?”

“......그러네. 그래서 어떻게 했어?”

난 영진이가 되받아치지 않는 게
왠지 아쉬워서 물었다.

“그냥 나도 됐다고 안 놀았지.”

89-90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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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의 성격이 괴팍하고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한다 생각했던
채린의 오해가 드디어 풀어지는
부분이다.

영진은 기소영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한다. 영진은 자신이
재개발 지역에 살기 때문에
놀지 말라고 했다는 한 아이
덕분에 사람들에게 대한 잘못된
필터가 생겼었다. 그래서
사람들과 벽을 쌓아두고 혼자
다녔다. 그 벽을 허물고 들어온
사람이 기소영이었다.

그녀는 자신 만의 방법으로
영진의 벽에 문을 만들어주고
영진을 치유해 준다.

(그 내용은 책에서 직접 읽도록)

기소영 덕분에 혼자였지만,
혼자이지 않았던 시간들 속에
기소영은 여전히 살아있다.

4명의 친구들과 각 각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기소영이라는 친구가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안타까운 사고로 기소영이라는
친구를 잃은 4명의 친구들은
자신 만의 이야기 속의 기소영을
책 안에서 담담히 풀어간다.

그리고 기소영의 이야기들을
통해 4명의 투명한 끈이
다시 연결된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살면서 그런 사람이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됐다.
소영이라는 이름은 내게도
참 그리운 이름이다. 나의 ‘소영’
역시 기소영처럼 내게 있어
은인 같은 친구였다. 외롭고
쓸쓸했던 나의 20대를 완전히
채워준 친구, 지난 날을 떠올려
보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친구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고마워. 소영.

그런 기소영, 그리고 나의
‘소영’은 아이들의 마음에,
나의 마음에 온전히 살아있다.

예전에 그런 말을 본 적이
있다. 장례는 떠난 사람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말. 나는 그 말을 보고
참 많이 공감했었다. 기소영의
49제를 지내기 위해 돈을 모으고,
천주교인이었던 그녀를 위해
미사를 신청한 4명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담아 소영을
떠나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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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그날 밤, 나는 엄마에게
소영이와 영진이, 브라우니
이야기를 했다.

엄마랑 소영이 이야기를 한
건 사고 소식 이후 처음이었다.
엄마는 한참 내 이야기를 듣더니,
의외로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에 브라우니를 보러 함께
가자고도 했다. 물론 나중에라도
집에서 키우는 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난 브라우니와 가족이
되었다. 내 인생 처음으로 직업을
갖고 돈을 벌어 독립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겼다. 사람들은
그걸 꿈이라고 부른다.
내 꿈은 어른이 되자마자 독립
해서 브라우니랑 함께 사는 것!

97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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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이 영진의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브라우니를 채린이 맡게
되는 과정을 그려간다.
채린은 브라우니를 자신의 삶에
들이면서 꿈을 품게 된다.

채린은 타의에 항상 끌려가듯
결정을 해 오던 아이였다. 동화는
그런 삶의 방식을 가졌던 채린이
드디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가 되어가는 과정을
멋지게 그려낸다.

아이는 책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어른이 되어간다.
나이 불문하고 ‘책임’과 꿈을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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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우리끼리 잘 찾아갈 수 있을까?
허락받을 수 있겠지, 아마 영진
이는 될 거 같으니 제안했을 테고,
나리랑 연화는...... 아니, 결국
내가 문제다. 언제나 안 되는
이유부터 찾는 나. 소영이 장례식에
못 간 걸 후회했으면서
왜 망설이는 거지?

122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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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소영의 할아버지 댁에
찾아 기기로 한다. 이때도
채린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그런 채린이 허락을 받고 소영의
할아버지 댁에 아이들과 함께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기소영과 관련해서
예기치 못한 이야기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채린은 사람에
대해 배워가고, 진정한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된다.

세상을 살면서 하나님께서
혼자 살지 않도록 하신 이유가
있다고 했다. 서로 도우면서
살라고. 사랑하면서 살라고.
그렇게 유전자 적으로 함께
살아가도록 관계를 좋아하도록
만들어 놓으셨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혼자 살 수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국 관계
안에서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깨지고,
또 깨져도 다시 관계 안으로
들어간다.

채린이 항상 피상적인 관계로만
지내다 기소영을 통해 진짜 관계를
알아가는 것처럼 우리 역시 누군가를
통해 진정한 나와 타인을 알게 된다.
그리고 기소영과 4명의 친구들의
일화들을 통해 우리의 관계들을
떠올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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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저 녀석은 사고 날 때
누이 품에 꼭 안겨 있어서
다행히 목숨도 건지고 많이
안 다쳤어.”

열세 살 소영이의 삶은
뭐랄까? 봄 같았다. 은은하고
따뜻한 봄볕 같은 아이였다.
혼자 있는 친구를 모른 척 하지
않고, 모르는 사이에 모두를
감싸 안고 있었다.

137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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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은 그런 아이였다.
봄볕 같은 아이. 타인을 타인의
언어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아이.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동생을
지켜낸 멋진 아이.
세상이 각박하다고 하지만,
기소영 같은 사람이 분명히
있다. 그들은 자신 만의
빛으로 은은히 세상을 밝혀
간다. 그런 기소영을 만나니
마음에 봄볕이 들어온다.

나도 그런 봄볕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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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어쩌면 지금 다른 곳에서,
다른 누군가도 소영이를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 사람에게 소영이는 어떤
아이였을까? 솔직히 잘 모르
겠다. 소영이는 나에게,
나리에게, 연화에게, 영진
이에게, 호준이에게 조금씩
다른 빛깔로 남아있었으니까.

이제 나는 다른 사람의
기억에 살아 있는 소영이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웃으면서, 그리워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138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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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영이에 대한 마음을 마주하길
거부했던 채린이 드디어 자신의
진짜 마음과 마주한다.
슬픔이 너무 커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그녀가 소영의 죽음을
받아들여가는 과정을 통해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의 아픔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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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의 친구들 中>

하늘은 어둑하고, 해는 저멀리
지평선에 걸쳐 있었다.
“난 이제 갈게. 잘 있어. 얘들아.”
소영이가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우리는 소영이가 가야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아무도 붙잡지
않았다. 소영이의 뒷모습은
아스라한 노을 속으로 걸어 들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우리는
소영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언젠가 다시
만나리란 걸 알기에 울지 않았다.

139쪽 / 정은주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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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영을 마음에서 떠나보내며
언젠가 다시 만날 거라는
기대를 품고 살아가게 하는
마지막 장면이 참 따뜻하다.

기소영은 나에게 그리고
동화 속 인물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과 마음을
주고 떠난 천사 같은 아이다.

나 역시 어린 시절부터
엄마를 그리워하고 마음에서
보내기까지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에
많은 공감을 하곤 했다.

오랜만에 참 아름다운 동화를
잃었다. 소중한 이의 죽음이라는
참혹한 현실 앞에서 살아가야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려져있다.

공감을 많이 했고, 아름다웠고,
슬펐고, 행복했다.

오랜만에 참 예쁜 그림과
예쁜 글들을 마주할 수 있어
좋았다.

책을 쓴 작가님, 그림을 그리신
작가님, 그리고 책을 보내주신
출판사 분들게 감사함을 전한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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