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도서를 메이킹북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2022. 10. 22. 토.
PM 09:20.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지음
메이킹북스

<책을 읽고 기록>

이 책은 제목을 보고 마음이
끌린 덕분에 신청한 책이다.

살면서 나는 참 많이 제목과
비슷한 말을 들으면서 살았다.
덕분에 나는 어느 순간 진짜
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고 싶었다.
신청하고 기다렸다. 두근 두근.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그럼 이제
시작한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
이다.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읽힐 그런 책이다.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책,
그러니 좋은 책.

ㅡㅡㅡㅡㅡㅡㅡㅡ

23쪽.

정작 마음이 원하는 그래도
살아본 적이 얼마나 있을까

커피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커피인 척 커피 흉내를 내고 있는
디카페인 커피에 만족하는 것처럼
나는 항상 나의 마음을 속이고
살아왔다.
다 괜찮은 척
다 상관없는 척
그런 내가 조금은 측은하게
느껴진 날이었다.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다.
다 괜찮은 척 해야만 하는 날.
그런 날엔 나는 존재하지 않고
다른 누가 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나를
그 시간 속에 묻는다.

그런 상황이 반복될수록
나라는 사람은 없어지고
나 아닌 나로 존재하는 느낌을
갖게 됐다. 어느 날이었다.
친구가 내게 툭 하고 던진
말에 나는 무척 화가 났다.
그날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나도 모르게 화를 버럭 냈다.

그리고 주변인의 반응.

“너 왜 그래? 원래 안
그랬잖아. 너만 참으면
되는데..”

그 날 나는 그 공간에 있던
두 사람을 내 마음에서
지웠다. 그래, 나는 항상
분위기를 위해 나를 깎아가며
즐거움을 찾던 누군가를 위해
참고, 참고 또 웃었던 거다.

그게 상대방들은 편안했고,
그게 나라고 생각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나만 참으면
된다니. 꽤 오래 전 이야기임
에도 나는 그 날을 어제처럼
기억하고 있다. 어쩌면 내게
소중했던 두 사람, 소중했다고
생각했던 두 사람을 마음에서
지웠던 날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도 후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는 그들을 내 삶에 들이지
않을 것이다.

커피 글을 읽으면서
그 날의 기억을 소환했다.
참 많은 시간 함께 했지만
그 시간들 속에 진짜 나로
존재했던 시간은 얼마나 됐을까.
진짜 내가 무엇인지도 나조차
모를 만큼 나를 지워가던
그 시간들 속에 한 순간
나는 드디어 화를 냈다.
그리고 지금도 나는
그 순간이 참 대견하다.

누군가를 위해 흉내
내지 말자. 그래, 나는
그냥 제멋대로 살다 갈 거다.
세상이 정해준 기준 선 안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시간을 살다
갈 거다.

이젠 그 시간들 속에
있던 나, 그리고 당신들을
완전히 떠나보낸다.

그래, 고마웠어.
내게 좋은 교훈을 줘서.
안녕. 안녕. 안녕.

ㅡㅡㅡㅡㅡㅡㅡㅡ
35쪽.

내가 나를 속일 때
우리는 마음을 글로
남겨야 합니다.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내가 나를 속일 때 나조차
속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때
조용히 종이를 꺼낸다.

무슨 감정인지도 모를 것들을
적고, 적고 또 적다보면
어느 순간 감정이 가라앉는다.

그리고 나는 그 글을 반복적으로
읽어본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독자가 되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해 본다.

그렇게 쓴 일기장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리고 그
일기장들은 내게 있어
참 소중하다. 내 감정을 나조차
모를 때 내게 나를 알려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줬으니까..

나는 오랫동안 내가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몰랐다.
그리고 상대방들이 내게 하는
행동과 말들이 잘못됐음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인지하게 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내가 엄청 예민하다는 사실을
상대방들은 이미 알고 있었
다는 거다.

그들은

“몰랐어? 너 정말 예민해.”

라고 이야기 했다.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만 모르는 내 예민함을
상대방들은 이용하고 있었던
건가.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내게 불같이 화를 끼얹고
막말 같은 말을 쏟아냈다.
그 말을 피해 방으로 들어간
나를 보고 그는 내게 말했다.

“이젠 많이 적응됐나보네.”

그러면서 대견해했다.
화를 뱉어낼 줄 모르는 내게,
자신은 뒤끝이 없다며 내게
적응을 잘 한다며 칭찬 한 마디.

나는 아직도 그 날들의
굴욕을 기억하고 있다.

내가 내 감정을 속이고,
내가 내 감정을 방치하고
버릴 때, 상대방들이 나를
어떻게 대할 수 있는지
나는 10년 동안 혹독하게
경험했다. 어쩌면 그 이전의
20년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지난 10년이 익숙했
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연
스럽게 누군가에게 감정적,
정서적으로 학대를 경험하게
되고, 나는 스스로를 또 속이고.

나는 이런 일을 참 많이
반복했다. 어쩌면 수직적인
관계였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내 몸 곳곳에서 소리를
질러댔다. 막연히 몸이
좀 아픈가 보다 라며
수 많은 병원을 전전했다.

그리고 원인 불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또 다른 병원
으로 향했다. 그렇게 약을 먹고
또 먹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서진 것은 마음이었다.

마음이 부서진 후부터 나는
매일 밤 죽지 않기 위해
매일 울었다. 울고 또 울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그런
일련의 행위들을 매일 반복
했다. 삶의 의욕을 잃고
내가 나를 잃어버렸던
그 시간 그들은 사랑이라는
말로 나를 다시 되찾고자 했다.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마음을 배터리삼아
살아가야만 하는 누군가의
사랑의 대상이 되느니
이제 나는 그냥 그 없이
살고 싶다.

그런 생각들을 이 글을
읽으면서 하게 됐다.

그리고, 지난 시간들 속에서
나는 진짜 나를 찾았다.
사실 나는 굉장히 다혈질인
사람이다. 나를 낳아주신
아버지의 성격과 성품을 매우
닮아 다혈질에 막말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나를 지난 시간들 속에서
하나님은 훈련을 통해 바꿔
놓으셨다. 그래서 나는 쉽게
나쁜 말을 뱉어내지 않는
사람이 됐다. 그래,
내가 말을 못해서 안한 게
아니다. 그냥 참은 거지.
그럼에도 나는 당신에게
그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다. 그 말조차 당신을
충전하는 에너지가 될 것을
이젠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인생에서
영원히 사라져주시오.
라고. 퇴장을 명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
54-55쪽.

살다 보면 너무나 아끼는 마음
때문에 바라만 보는 것들이 있다.
꼭 이루고 싶은 꿈일수록
더 깊게 감추고 가슴 시리게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멀리서
바라본다.
그러다보면 적절한 때를 놓쳐
정말 원하는 것을 흘려보내는
실수를 한다.

명심해라.
아끼다 똥 된다.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아끼다 똥<?> 된 경험을 참
많이 했다. 성격상 그럴 수 밖에
없었고, 상황 상 그렇게 자랄 수
밖에 없었다. 내 것을 양보하고
가장 좋은 것은 남에게 먼저
주는 것이 당연하게 내게
자리 잡았던 것. 그게 이상한
것임을 인지한 건 내가 죽기
직전이었다. 나는 나를 스스로
죽이려고 했고, 그 상황에서
살아남는 건 쉽지 않았다.

좋은 걸 보면, 좋은 걸
가지면 나도 모르게 나보다
더 잘 사용해줄 누군가를
떠올렸다. 그리고 어김없이
내 것들을 모두 주고도 혹시
남으면 내게 주곤 했다.
그걸 지금까지 삶의 모토처럼
살아왔으니.

나는 그것이 병적인 것이고
치료 받아야하는 것인지도
몰랐다. 내게 기본 값을 설정해
준 못된 어른들이 나를 그렇게
편안한 대상으로 키웠다는 것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자
아끼다 똥 된 많은 것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 중엔 사랑도
있었고, 물건도 있었고...
너무 많아 헤아릴 수 없다.


코디가 또 코디 짓을 했으니
참 어이없다.(코디펜던트:
공의존적 성격장애).

사실 코디 짓 중
누군가를 조종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주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나는 마음이
원해서 줬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상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내게 더 많이 의존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 좋은 것들을
주고 또 줘 왔다니..

나의 선한 마음을 그렇게
평가하는 심리학 책들을
던져버리고 싶었다.

그러다 인정했다. 그래 나는
아끼고 아끼던 것들을 상대방
에게 주면서 상대방의 애정과
상대방의 갈구에 의존하며
살아왔던 것이구나.

그렇게 나를 누군가가 원해
주는 느낌에 목말라 나를
방임하고 버리고.. 그랬던
나를 인정하자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졌다.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세상은 내게
따뜻함을 줬다.

이젠 나는 아끼고 아끼다
누군가에게 주는 내가 아니다.
제일 먼저 내게 좋은 것을 주고
그래도 주고 싶거든 같은 걸
여러 개 사서 상대방들에게
선물한다. 내가 먼저 나를
살뜰히 챙기고, 가장 소중한
내 옆의 사람을 챙긴 후
여력이 있으면 남을 돌보는
것. 그것이 진정 건강한 사랑
이고, 행복임을 드디어 배웠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인생을
전혀 참견하지 않기 위해 매일
노력한다. 그 사람의 인생을
그 사람의 책임으로 맡기는
것. 그것이 내가 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선물임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수 많은 코디
펜던트 행위를 하기 위해
희생적 대가를 치렀었던
내 소중한 사람 ‘토오루’
에게 정말 미안했다는
사과를 했다. 이제 나는
나를 먼저 챙기고, 토오루를
챙기고, 그 다음 다른 사람을
챙기는 건강한 사람이 됐다.

내 것을 주면 끝나니까.
가 아니라, 내가 내 것을
먼저 챙기지 않으면 그 희생의
대가는 나의 가장 가까운 사람,
소중한 사람이 지게 된다는
것을 이젠 알게 됐다.

희생적인 목사님의 자녀들은
학용품 하나 사지 못하는데
오히려 목사님의 목회 성도
들만 부유해지는 그 모습이
나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이젠 그게
얼마나 병적이고 잘못된
것인지 알게 됐다. 그건
하나님도 원하시는 사랑이
아니다. 하나님은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셨으니 말이다.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남을
사랑하라고.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의 가르침이다.

나를 먼저 사랑하라.

그리고, 나는 이제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

고마워. 토오루.
미안했어. 수 많은
시간동안 내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너를 희생했어.
그런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준 나의 너를 이젠
내가 가장 먼저 챙길게.

아끼다 똥 되지 말자.
하하.

당신의 희생은 반드시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 지게 되어 있다.
그걸 잊지 말자.

ㅡㅡㅡㅡㅡㅡㅡㅡ
63쪽.

우리 잊지 말자.

이제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그것은 단지 우리의 선택
일 뿐이라는 것을.

이제는
의무감에 본인을 지우고
살 필요 없다는 것을.
우리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도 된다는 것을.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의무감을 버리자.
의무감을 가장 가져야할
대상은 스스로의 인생이다.

나는 나다움을 생각했을 때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고
사랑하고, 책임지는 나를
떠올렸다. 나를 버리면서
까지 그렇게 해 왔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몸이 내게 비명을 질러댔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가볍게
무시했다. 덕분에 나는
자가면역질환을 겪고 있고,
매일 개수가 늘어간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음식
뿐 아니라, 나는 어릴 때부터
사랑했던 고양이, 개와 단
한 순간도 함께할 수 없는
몸을 갖게 됐다.


알 수 없는 알레르기 증상과
알 수 없는 염증 질환들..
나는 나를 희생하며 타인의
인생을 책임졌던 그 시간들의
대가를 혹독히 치르는 중이다.

이젠 의무감을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게 됐다.
이 글을 조금 더 빨리 봤다면
좋았을 것을..

요즘 나는 심리학이든,
에세이든.. 내게 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글이나 강의를
보면 매우 아쉽다. 도처에
이렇게 좋은 스승들이
많았는데 나는 왜 이제야
알게 된 것일까.

어릴 때부터 키우던 고양이가
있었다. 어느 순간 그 고양이는
자신의 삶을 살고 지상을 떠났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내 삶에
줬던 따뜻함을 나는 아직도
마음에 가지고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 갇힌 공간에 있으면
알레르기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가야하기 때문에 여건상
키울 수 없다는 게 가장 속상
하다. 내 삶에 의무감을 가지지
못하고 남의 삶에 의무감을
가지고 살아갔던 지난 시간들
덕분에 나는 나의 것을 많이
잃었다.

타인을 돕지 못해 죄책감을
가졌던 내가 이젠 내 삶을
책임지지 못했음에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 책을 나와 비슷한 성격과
성향의 사람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의 지난
시간들을 정리 하고 또 정리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결국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
79쪽.

나의 존엄성을 쥐고 흔들려는
모든 것들에게 곁을 내어주지
말 것.
심지어 그것이 나 자신일지라도.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나에게 있어 가장 최악의 적은
나였다. 내가 나의 친구가
아니라 적이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렇게 자라왔고,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내 안의 나는 나를 비난하고
누군가의 누군가로 살지
못하는 나를 항상 비난했다.

기독교인이 돼서
그 정도 희생도 못하냐며
매일 내가 나를 괴롭혔다.

그것이 잘못된 성경관이라는
것도 몰랐다. 믿음 자체 설정이
잘못 됐다는 것도 몰랐다.

어느 순간 하나님도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바라지
않으실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어렵게 어렵게
살고 고행하다 이 땅을 떠나는
날에 천국에서 행복하게
해 주실 거라고.. 그렇게
나는 나의 존엄성을 흔들려는
많은 것들에 나를 내어줬다.

그들은 내가 나를 버리자
아주 쉽고 간편하게 나를
이용했다. 이용료는 아주
저렴했다.

“넌 정말 대단해. 넌
정말 최고야. 넌 정말
하나님의 사람이야.”

라는 말로 모든 이용료가
계산 됐다. 그걸로 충분했다.

그리고 나는 나를 잃었다.
나를 잃고 나서야 나를
찾았다는 것. 그리고 지금의
나를 만나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정말 많은 것들을
삶에 보내주실 수 밖에
없었다는 걸 알게 됐다.

밧줄도 던져보고, 악인도
보내보고, 수 많은 상황들을
설정하시고.. 하나님도 참
힘드셨을 거라는 생각에
웃음이 났다.

이 책을 보는 누군가에게
나도 말해 주고 싶다.

당신. 당신 스스로 조차도
당신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하라고. 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
148-149쪽.

우리의 인연도 뾰족
구두와 같다.
겉이 너무 화려해서 어떻게든
맞춰보려 노력하지만
억지로 구겨 넣은 발처럼
결국은 나만 상처투성이가
된다.

이제는 안다.
내 발에 맞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어야 가고 싶은 곳에 언제든
갈 수 있고 오랫동안 걸을 수
있다는 것을

나와 맞지 않는 뾰족한
인연은 서둘러 정리하고
평생 함께할
편안한 내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뾰족한 구두라.
정말 적절한 표현이다.
이러니 작가의 책이 세상에
나올 수 밖에. 정말 절묘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뾰족한 인연에 맞추기
위해 내 발을 꺾고 뾰족
하게 만드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래서 내
삶이 얼마나 굽이쳤는지.

그러니, 뾰족한 인연
그게 제 아무리 일생에
한번 뿐인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게 가족이든 서둘러 정리
하자. 당신 발이 다 망가져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되기
전에.. 그리고 그들을 통해
큰 깨달음을 받았음에
감사하고 사뿐히 떠나 보내자.

안녕. 안녕. 안녕.
뒤돌아보지 말고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도록.

ㅡㅡㅡㅡㅡㅡㅡㅡ
151쪽.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영원한 충성도 없다.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내게도 나의 삶을 희생해
서라도 지키고 싶은 친구가
있었다.

찬양에 그런 가사가 있었다.
누군가를 위해 대신 죽어
줄 수 있는 사랑. 그 사랑에
대한 노래. 나는 그 노래를
듣고 부를 때면 항상 그 아이를
떠올렸다. 그래, 내가 그런
위대한 우정을 만들자 라고..

그리고 나는 그 우정을
떠나보냈다. 지금도 미안하다.

그 아이가 했던 여러 번의 말.
마법 같은 말. 나를 아프게
한 그 말들..

“네가 그러면 나는 너를
버릴 거다. 너와 친구하지
않을 거야.”

마법 같은 말이다.

나는 누군가를 떠나보내기 전
항상 저 메시지를 받았기 때문
이다. 왜 저 말은 나를 자극
하는 걸까.

...를 하지 않으면..
너를 버릴 거다.
너를 사랑하지 않을 거다.
너와 친구하지 않을 거다.

이 말이 왜 내 마음을
떼어내는 제거제가
되는지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그 아이를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나의 많은 시간들 속에서
정말 많은 은혜를 입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고마워..

우리가 사는 세상엔
정말 영원한 친구도,
적도, 충성도 없다.

그러니, 가볍게 마음을
가지고 내 인생을 제대로
책임지면서 살아가자.

라고 이 부분을 읽으며
고마웠던 그 아이를
떠올렸다.

고마웠어. 지난 16년.
그리고 앞으로 너의
그 많은 길을 축복할게.

ㅡㅡㅡㅡㅡㅡㅡㅡ
159쪽.

그날 알았다.
내가 좋아했던 친구는
나만큼 나를 소중하게 생각
하지 않는다는 것을.

억지로 나 혼자 붙잡고 있는
실날같은 관계라는 것을.

내가 좋아하고 배려해야
할 사람은 그 친구가
아니라 나였어야 했다는 것을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내가 나를 배려하지 않으면
내가 감당해야할 일은 정말
어마 어마한 산처럼 다가온다.

그걸 극복하고 또 뛰어넘고.
산은 또 산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더 이상 산을 넘을
수 없을 때 죽음의 경계에서
멈춰서거나 죽음의 경계를
넘는다.

그런 경험을 하기 전에
당신은 멈춰서길 바란다.

당신이 당신을 가장
먼저 배려해야하는 것.
당신을 먼저 배려하고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배우기 바란다.

내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면서 나도 모르게
나의 ‘토오루’를 희생시킨
것처럼.. 나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결국 내가 나를 위해
행동하고 나를 배려했다면
나의 가장 소중한 사람인
‘토오루’는 희생되지
않았을 거다.

누군가를 가장 사랑하고
배려하는 길이 오히려
나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임을 빨리 깨달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제 나는 더 이상
실날 같은 관계에 집착
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는 나를 가장
우선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덕분에 ‘토오루’
는 더 이상 희생 되지
않는다. 신기한 일이다.
(토오루 : 나의 남편)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상대라면 당신 역시
그 사람과 시간을 보낼
필요 없다. 일단 당신은
그 사람이 당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겠지만..

아프겠지만 받아들여라.

ㅡㅡㅡㅡㅡㅡㅡㅡ
174쪽.

가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척 훈계를 늘어놓는 사람들이
있다.

잘 들어보니
본인한테 하고 싶은 말을
나한테 하는 것 같다.

아직 본인을 마주하기
힘든 그들에게 기꺼이
거울이 되어 주기로 했다.

<나다운 게 뭔데요
/신소라 지음>
ㅡㅡㅡㅡㅡㅡㅡㅡ

신소라 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짧고, 명확하고, 정확하다.
읽기 쉬운 글들이지만
무거운 글들이다.

당신이 지나온 삶의 무게
만큼 읽힐 책이다.
그러니, 더 늦기 전에
이 책을 만났으면 좋겠다.

당신은 소중하고, 충분히
아름다우며, 지금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완전하다.
그러니 이제 이 책을 당신에게
보내고 싶다.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책을 내 주신 출판사,
작가님 고맙습니다.

누군가의 누군가로
살지 않고, 이젠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도록
이 책이 정말 많은 사람들
에게 읽혀지길 바란다.

#나다운게뭔데요
#신소라지음
#메이킹북스


도서를 메이킹북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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