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의 심리 - 박병창의 돈을 부르는
박병창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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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전작이자 베스트셀러인 [매매의 심리]를 읽었을 때

나는 20p도 못 읽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도대체 이 사람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차트에 심리가 있고 차트 변화로 가격변동을 예측한다고 하는데

도무지 수긍이 가질 않았고 

실제로 적용해봐도 잘 맞지도 않는다. 

물론 내가 단타매매 능력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예외> 급등한 날 다 팔고 도망가는 차트는 대부분 맞는 듯)

만약 그 책의 내용이 정말 맞고 저자가 할 줄 안다면

저자는 이미 조단위 부자가 되어 있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이 책은 트레이더가 

가능한 한 중립적인 관점으로 

주식 투자자들의 행동을 해설하고 비평하는 책.


그러나 역시 트레이더는 트레이더라서 

트레이더 관점에서 주식시장을 바라볼 뿐이다.

반대편 종파에 있는 가치투자자로서는 도무지 수긍할 수 없는 주장이 많다.

"시장이 옳아! 가격 떨어지면 팔아야지! 오르는 주식만 사!

이미 떨어졌는데 왜 손절 안 하냐?" 같은.

누적되는 거래비용을 감안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오르는 주식에만 불나방처럼 달려들며 투기적 거래를 하면

증권사만 돈벌어줄 뿐 어떻게 부자가 되겠나...아 미안하다. 어차피 이것도

내 종파의 관점일 뿐, 트레이더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의 불평일 뿐이다.

그냥 종파가 다르다. 트레이더와 가치투자자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트레이더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말라고 하는데

가치투자자는 오히려 떨어지는 칼날을 잡으라고 한다. 극과 극이다.

트레이더는 가치투자자를 주식에 물린 한심한 늙은이로 볼 거고

가치투자자는 트레이더를 증권사 호구나 불나방 도박사로 볼 것이다. 


이것도 이쪽 종파의 논거이긴 하지만 

참고 삼아 말하자면

가치투자자 워렌 버핏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 부자들 중 한명이고

트레이딩계의 전설 제시 리보모어는 파산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세계적 부호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데 

그만큼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을성 없는 사람에겐 안 맞음)



전작이 트레이딩의 기술적인 설명이었다면 

이번 책은 트레이더의 심리가 해설되어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저자는 주식시장 자체의 심리를 해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 저 사람들은 저런 걸 믿으면서 행동해서 그랬구나. 세상에나." 라는 감상이다.

트레이더들이라면 이미 그렇게 행동중일 테니 읽을 필요가 없고

다른 성향의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읽어야 할 책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매매의 기술]을 읽으면 전보다는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적어도 이 사람이 왜 그런 소리를 하는지

이유를 아니까 그런갑다 하며 읽을 수 있겠지.


이 책을 읽으면 

떨어지는 칼날을 잡지 마라, 달리는 말에 타라 등 주식시장에 흔히 회자되는 

(내가 보기엔 엉터리인) 트레이더적 격언이 머리에 박히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철학이 없는 사람이 읽으면

트레이더 종파에 조금 유혹당할 수도 있겠다. 물론 그래봤자 한철이다. 

어차피 사람은 자기 성격에 따라 맞는 투자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레이딩이든 가치투자든 적성에 맞는 방법을 하게 되어 있다.

모든 포교활동은 의미가 없다.

이 책을 읽고 역시 빨리 버는 트레이딩이 최고여! 하는 분들은 

성격이 맞는 거니 그쪽으로 가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용어 좀 똑바로 썼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달러가치 상승'을 "원화가 올랐다"고 말을 하고 

심지어 책에도 그렇게 쓰는 사람은 박병창밖에 없다.

어떠한 책에서도, 어떠한 주식방송에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을 

저자 말고는 본 적이 없다.


[달러/원 환율]을 [원화]로 줄여 말하는 사람은 저자 말고는 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다.

[원화]는 [원화 가치]라는 뜻으로 말하는 게 더 상식적이지 않나?


실제로 달러 환율이 오르고 원화 가치가 폭락하면

저자는 "원화가 폭등했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진짜로 그렇다.

누가 알아듣나? 아무리 생각해도 뜻이 반대잖아??


저자는 세상 어디에도 통하지 않는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 쓰고 있다.

지들이 의도한 뜻으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금도'라는 오리지널 단어를 남발하며 

자기가 똑똑한 줄 아는 멍청한 정치인들처럼.

이미 직급이 높아서 부하직원들이 감히 지적도 안 했겠지만 

굉장히 무식해 보인다. 


전문가가 자신의 전문분야에서도 용어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보기가 참 민망하다.

지리학 교수가 [한국 '열도'는 3면이 바다로 둘러'쌓'여있다]라고 시작하는 지리학 책을 쓰면 

누가 읽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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