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 어느새 인간관계가 고장난 사람들에 관하여
맥스 디킨스 지음, 이경태 옮김 / 창비 / 2025년 1월
평점 :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 Ĭ ^ Ĭ )
본 책은 저자 맥스 디킨스가 본인의 결혼식을 준비하며 마주한 프로젝트, ‘신랑 들러리 찾기’ 여정을 담은 책이다. 마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 남편 찾기’에 열광하던 그때처럼 “그래서 들러리가 누군데?”라는 호기심으로 책장을 계속 넘겨갔지만, 예상치 못했던 화끈한 블랙 코미디와 눈물이 차올라 고갤 들게하는 일화들로 난 책을 읽는 동안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 한편, 우정과 관계에 관한 저자의 성찰은 한 개인을 넘어 사회문화적 비판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며 책의 깊이를 더해준다.
한장한장 책장을 넘기는 동안 수많은 얼굴들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우리 아빠, 남자친구, 대학 동기들, 만날 때마다 옛추억을 반추하는 친구, 매해 새로운 목표를 공유하는 친구, 그리고 한 때 친구였던 이들까지. 어떻게 우리가 우정을 나눴는지, 어째서 우리가 어긋나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가 친구로 남을 수 있을지 고민고민하며 읽어내려갔다. 친절하게도 본 책은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연결의 방식을 보여준다. 감정을 드러내고, 도움을 청하고, 꾸준히 연결되고자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이 유머러스하고 솔직하게 그려지는데, 이를 읽는 나의 모습이 좀 웃프기도 했다. (아니 남자는 왜 친구가 없을까라면서요… 아직 나이 덜 먹은 여자들도 친구 없다구요…그만 때려...( Ĭ ^ Ĭ ))
함께 읽으며 감상 나누기 혹은 우정 나누기❤️
책을 읽고 만난 독서모임 친구들과 저자의 상황에 이입해보고, 각자의 대응방식을 상상해보며 서로를 더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마치 책에서 권하는 솔루션처럼 말이다. 감정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표현하며, 서로의 약점을 드러내기도 하는 이 자리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책에서 얻게 된 깨달음을 실천하며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건지 헷갈리기도 했다. 학생과 사회인 그 중간 어딘가에서 만나 친구가 된 이들과, 공동의 관심사인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 상황이 사뭇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는 건 비밀이다.😶🌫️
‘어른의 우정’이란 무엇일까?
어릴 적 ‘우정’이란 나의 모든 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이었다. 바보같은 푼수짓도, 소심했던 첫사랑도, 생애 첫 일탈도 모두 함께해준 그런 친구말이다. 어엿한 성인이 된 지금은 종종 그런 생각을 한다. 어릴 적 사귄 친구와 성인이 된 후 사귄 친구는 뭔가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거 같다고. 그리고 본 책을 읽으며 그 무언가가 도대체 뭔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함께였던 관계와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관계. 그리고 지금부터 내가 해야할 노력과 선택까지. 책을 읽으며 내 생의 인간관계가 어느정도 정리된 느낌이 든다. 맥스의 결혼을 축하하며, 나의 들러리도 좀 물색해봐야겠다.😏
후기
우정에 대한 이야기를 이런 방식으로 다룬 책이라니, 핫하고도 웃픈 경험을 할 수 있어 신선했다.
제목과 추천사를 읽고는 중년 혹은 고령의 남성을 떠올렸는데, 막상 책을 읽고나니 내 또래 아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재미있게 볼 만한 책이다. 특히 해외 블랙 코미디를 즐겨본다면 더더욱.
제목에 약간 속은 느낌도 들었지만(남자 아닌데 뼈 맞아서 순살됨) 잘 지은 제목이라는 점은 부정하지 못하겠다. 제목에 눈이 갔고 제목을 보곤 주변에서 계속 책의 내용을 물어봤다. 매력적인 제목이다 정말.
개인적으로는 ‘나는 왜 친구가 없을까’ 혹은 ‘나의 인간관계는 과연 문제가 없을까’라는 내용으로 기억될 것 같고, 관계가 고민될때 종종 생각나는 ‘우정사용설명서’가 될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