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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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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문 커튼에서, 교문에서, 복도 바닥에서, 칠판 너머에서... 실은 그곳에 존재하고 있었던 작은 비밀들을 살포시 드러내고 아이들을 그 세계로 불러들이는 이야기에 조용히 경탄하고 전율했다. 특히 '칠판 너머에서'는 압권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시점'의 혼란이다. 거의 모든 이야기에 등장하는 '우리 학교'라는 표현의 '우리'는 과연 누구인가. 첫 번째 이야기 '커튼 뒤편'의 첫 문장에서부터 '우리 학교'가 등장한다. 이야기가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채린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1인칭 시점 중에서도 같은 학교에 다니는 화자가 채린이와 아이들을 지켜보는 시점인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전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이 학교에 다니는 것이 틀림없는, '우리' 중 하나인 화자가 관찰 대상의 심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 이야기들도 그렇다. 3인칭 관찰자 시점 또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전개되다가 갑자기 '우리 학교'가 등장하는 순간 이 학교에 다니는 누군가의 존재가 끼어들어 그간 따라온 시점을 와르르 무너뜨린다.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점은 전지적 시점이며 이는 특정한 인물이 아닌, 말 그대로 전지전능한 '신' 또는 '카메라'의 시점이다. 독자는 전지적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인물과 사건을 바라보며 서술하는 특정 '서술자'를 떠올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은 간간이 등장하는 '우리 학교'라는 표현에서 이 학교에 다니는 익명의 누군가를 자꾸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그 인물이 관찰 대상자의 심리까지 들여다보는 기이한 시점을 독자에게 따라가게 한다.


그런 데다 또 하나의 시점이 끼어들어 혼란을 더한다. 바로 '작가 시점'이다. 고전 소설에 자주 등장한, 현대 소설에서는 지양해야 하는 시점. 상황과 사건과 행동과 심리의 서술 이외의 다른 목소리. 이야기를 계획하고 통제하는 주체인 작가의 목소리가 불쑥불쑥 끼어들고 있다. 


-이제 교문이 열렸으니 학교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어?

-뭐 틀린 말이 아닐지도 모르지. ('뭐' 때문이 아님)

-지팡이는 어떻게 되었냐고? 모르지.

-둘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이 외에도 무척 많다. 작가 시점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 시점을 유지한다면. 즉 이야기를 들려주는 누군가를 대놓고 상정한다면. 그런데 이 이야기들에는 무려 세 개의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제한적) 전지적 시점, 작가 시점 - 이 혼재돼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 학교'라는 표현만 없었으면 전지적 + 작가 시점으로 무난하게 흘러갈 수도 있었다는...)


시점은 약속이다. 약속을 어긴 서술은 독자에게 혼란을 줄뿐더러 이야기 자체의 신뢰를 흔든다. 이 혼란을 꾹꾹 눌러담으면서까지 이 이야기의 놀라운 환상과 미덕에 감탄하긴 했지만 시점을 잘 지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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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 제1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75
이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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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의 이야기다. 남은 자들에게 참사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 애도와 기억이라는 무형의 행위를 눈에 보이고 손에 만져지는 ‘실체‘로 그려낸 탁월함에 전율했다.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도 어쩌면 이렇게 섬세하게 그렸는지. 문학의 가치와 의미에 흠뻑 빠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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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꼬똥, 나야 김단우야 노란 잠수함 18
지안 지음, 이주희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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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이야기는 너무 많다. 그 많은 이야기들중에서 이런 접근은 얼마나 신선한가! ‘감정‘과 ‘관계‘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게,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잘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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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먼 이름에게 소설의 첫 만남 36
길상효 지음, 신은정 그림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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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안에서 이야기가 깊고 멀리 뻗어간다. 한없이 뻗어가는 결말이, 주인공의 선택이 결국 이야기의 시작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마음이 울렁거렸다. 쨍하면서도 어딘가 아련해보이는 표지가 돋보였는데 책속의 모든 그림도 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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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말숙 큰곰자리 54
김유 지음, 최미란 그림 / 책읽는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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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이야기!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전후로 겁보 만보와 백점 백곰이 있었구나. 모두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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