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믿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좁고 어두운 장소에 갇힌다 해도, 황량한 황야에 버려진다 해도, 어딘가에 나를 이끌어줄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순순히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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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역을 돌아다니던 시기에 나는 결코 행복하지 않았다. 지극히 고독하고, 서글프고, 답답한 심경을 안고 있었다. 여러 의미에서 스스로를 상실해버렸다. 그런데도 나는 여행을 이어가며 수많은 낯선 이들 틈에 섞여, 그들의 일상 속 여러 장면을 통과했다. 그것은 그때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일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 과정에서—대부분 무의식적으로—몇 가지를 버리고, 몇 가지를 건졌다. 그 장소들을 지나온 나는 그전과 조금이나마 다른 인간이 되었다.

-알라딘 eBook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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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론 내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은 나와 상관없는 데서 멋대로 결정되고 진행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싶어. 다시 말해 나는 언뜻 자유의지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 같지만, 정말로 중요한 일은 무엇 하나 직접 선택하지 못하는지도 몰라. 임신해버린 것도 그런 현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어.”

-알라딘 eBook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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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완전히 올바른 일이나 완전히 올바르지 않은 일이 과연 이 세계에 존재할까? 우리가 사는 이 세계에서는 비가 내릴 확률이 30퍼센트일 때도 있고 70퍼센트일 때도 있다. 아마 진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30퍼센트 진실일 때도 있고, 70퍼센트 진실일 때도 있다

-알라딘 eBook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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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가늠도 되지 않는다. 이제는 시계를 확인하는 것도 그만두었다. 시간과 나는 도무지 서로의 접점을 찾아내지 못하는 듯했다. 날짜와 요일은 그보다 훨씬 이해를 넘어선 영역이었다. 이곳에는 낮도 없거니와 밤도 없는 까닭이다.

-알라딘 eBook <기사단장 죽이기 2>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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