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짜장면 - 윤재중 단편동화집
윤재중 지음, 백대승 그림 / 소나무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똑똑한 짜장면

 

   이야기를 들려주는 직업이 있었다. ‘전기수’. 조선시대 이야기를 들려주던 사람. 이야기를 책으로 접하는 요즈음 시대에는, 글이 아닌 말로 직접 듣는 이에게 실감나게 이야기를 전해주는 일이 귀해진 것 같다. “옛날 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처럼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 것은 아주 귀한 경험이 되어버렸다. 물론 그림책을 읽어주시는 엄마, 아빠가 있지만 이렇게 책을 읽어주는 것과 아무것도 없이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그 맛이 달라도 아주 다르다. 이런 전기수를 꿈꾸던 윤재중 선생님이 11편의 동화를 엮어 단편동화집이 나왔다.

   책을 받은 순간, 나도 아이들에게 전기수흉내를 내보고 싶었다. 책을 눈으로 읽지 않았다. 두 아들이 잠자리에 누웠거나 쉬고 있을 때 책을 펼쳐들고서는 똑똑한 짜장면 - 짜장면 이야기부터 소리 내어 감정도 섞고 목소리도 다르게 하면서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평소에 그림책도 읽어준 터라 아이들은 재미있게 듣다가 다음 장면을 예상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나에게 묻기도 하였다. 책을 들고 있지만 않았다면 누가보아도 나는 전기수였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해본다.

   며칠에 걸쳐 아이들에게 책 속의 단편을 읽어주면서 이야기의 내용에 흠뻑 빠졌다. 똑똑한 아빠가 만드는 똑똑한 맛이 나는 짜장면, ‘안녕하세요 멋있는 요리사님 수타 짜장면 부탁드립니다와 같이 획기적인 메뉴의 짜장면, 헤어짐을 준비하는 만남,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행운의 마법 연필’... 11편의 동화를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똑똑한 맛은 어떤 맛일까?’, ‘서로 대화할 때도 짜장면의 기발한 메뉴를 응용해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나에게 행운의 마법 연필이 있다면 무엇을 할까?’... 단편을 읽고 나서도 아이들과 함께 모두 전기수가 되어 확장된 이야기를 서로에게 들려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똑똑한 짜장면 #윤재중 선생님 #단편동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