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ㅣ 생각이 톡
정연경 지음, 김지영 그림 / 책속물고기 / 2023년 3월

나와 우리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늘 나와 함께 있고 의식하지 않고 사용하는 손!

손으로 손가락으로 손바닥으로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 지금도 손으로 글씨를 쓴다. 손으로 누른다, 키보드를. 손으로 펼친다, 책을. 살짝 베이기라도 하면 손 전체가 아픈 듯 무엇을 하기에도 불편하고 평소처럼 자연스레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손. 그런 손에 대해서 여러모로 깊이 생각해보게 하고, 늘 사용하는 손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 손 손』

집게손가락,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이 함께, 다섯손가락이 함께, 그리고 오른손과 왼손이 함께 할 수 있는, 손의 쓰임을 확대하면서 점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손을 직접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손으로 도구를 사용하고,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서 신나게 노는 상상으로 이어져 책의 다음 이야기는 독자의 몫으로 내어주는 것 같다. 책의 앞면지는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여러 가지 그림으로 표현한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면지를 펼치며 앞면지에서 보았던 그림에 어울리는 단어를 써놓았다.

어렸을 때, 손으로 하는 모든 것이 처음이었을 때는 수없이 반복하면서 가위질을 익히고, 운동화끈을 매고, 사과를 깎고, 리본을 매고, 손톱을 깎고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반복하면서 노력하여 익힌 것은 어느 새 내 몸에 새겨져 생각하지 않아도 주의집중하지 않아도 손은 제 일을 하고 있다. 그것을 깨닫게 된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손가락으로 셀 수도 없이 많다. 책을 읽다 보니, 책에서 표현하지 못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더 추가해보고 싶다. 토닥이다. 두드리다, 짚다, 흔들다, 펴다, 쓰다듬다, 밀다, 당기다, 꼼지락거리다, 깍지 끼다, 박수치다, …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손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끼고, 당연하게 여기고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고마움 또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나의 손을 바라보며 손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으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엄마로써 아이에게 따뜻한 밥을 지어주고, 시험공부에 힘겨운 아이를 토닥여주고, 사랑한다 안아주고 싶다. 매일 했던 일인데 잊기 전에 오늘은 더 사랑을 담아 손의 감각을 깨워서 해주어야겠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나를 위하여, 타인을 위하여,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손으로 무엇이든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