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 아버지, 당신은 사랑이었습니다
최선겸 지음 / 파지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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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사진처럼 희미해진 가족이란 이름을

아버지의 죽음 이후 다시 쓸어보게 된다.

외할아버지가 위독하셔서 부모님과 함께 급하게 내려갔던 적이 있다. 작가의 상황이 엄마의 친정 가족들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았다. 병원의 연락을 받고 급히 내려가다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 오후, 새벽, 다음날 차례로 도착하는 친척들까지 많이 비슷하다. 엄마 또한 작가의 삶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가정의 모습은 아니었다고 한다. 너무 가난하고 억척스러웠던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즐거운 추억은 거의 떠오르지 않고 그저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가장 멀게만 느껴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할아버지의 임종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 명절에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할아버지를 달래 좋은 추억 하나 만들지 못했던 것 등의 후회가 들었다고 했다. 할아버지와 정이 없던 모습이었지만 엄마는 할아버지의 야윈 몸과 초점없는 눈을 볼 때 그렇게 눈물을 흘렸다.

임종 이후 남매들은 각자의 삶에서 바쁘다가 오래만에 서로를 보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책 속의 세 자매도 똑같았다. 아버지의 임종이 가족이라는 이름을 다시 떠올리게 해 준 것이다.

아버지의 임종을 겪고 난 후 가족은 오히려 돈독해지고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자매 간의 갈등도 속 시원히 풀고, 아니 풀지 않더라도 이제는 서로의 진심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도 소환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었다.

작가는 어린 시절 엄하고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르고 왜 그렇게 까지 했을까 싶은 생각도 자꾸만 들었다고 한다. 어둡고 우울했던 어린 시절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잘, 아주 잘 생각해보면 가족이라서 행복했던 순간이 분명 있었다고 말한다. 아버지 또한 가족을 엄청나게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 사랑을 아주 잘 표현한 것 같다. 그 사랑의 따스함이 나에게도 전달되었다.

어두웠던 가족의 모습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올 때 더 진솔해지고 따뜻해져 갔다.

책에는 더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제목처럼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돌아가는 그 모습이 따뜻하면서도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 책을 보고 다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

*파지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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