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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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된 집에서 빵 구우며 찾은
지친 마음을 설레게 할 인생의 통찰”

‘친환경적인 농사는 없다. 농사는 원래 환경 파괴를 기본으로 한다.’

‘반드시 내 손으로 내가 먹을 것을 채취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연이 아름답고 거대하다는 단순한 깨달음을 넘어, 내가 먹고 생존하는 터전이 바로 이곳이라는 것을 온몸그로 느낄 수 있다.’

‘집에서는 음식 을 먹으려 한다. 제조 과정에서 들어간 재료가 내 눈으로 보기에도 확실히 ‘먹는 것’인 음식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요거트는 우유와 유산균만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밀가루도 밀을 직접 갈아 먹는다. 공장에서 만든 흰 밀가루는 복잡한 처리 과정을 거치며 첨가물이 들어가고, 껍질과 배아가 제거된 것은 물론이다. 비슷한 이유로 고기도 잘 먹지 않는다. 그렇지만 자연 상태의 섬유질은 매일 챙겨 먹는다. 야채나 해조류 등이다.’

‘인생은 그저 사는 것이지 잘 살아야 하는 숙제가 아니다. 아무도 ‘잘’ 살 수가 없다.’

‘그러니 돈이 우리를 배신하는 것은 아니다. 돈이야말로 확실하다. 하지만 돈이 적어도 많아도 우리는 돈처럼 완전해지지 않는다. 무지하고, 때로 비굴하고, 실수를 한다. 그 굴레를 누군가에게 부탁하고 때로는 부탁을 들어주며 해소해나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다. 다만 많은 돈은 우리를 착각하게 한다. 내 현실의 부족함을 잊게 하고, 돈의 힘을 나의 것으로 착각하고, 모든 문제를 그렇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게 한다. 그러나 그 틈새로 ‘나’의 존재가 빠져나간다. 부유하다고 반드시 그런 삶을 사는 것도 아니지만 돈이 내 존재를 대신하게 할수록 나는 돈으로 대체 가능한 인간이 되고 내 삶은 색깔을 잃는다.’

허름한 시골집에서 환경 파괴를 하지 않기 위해 농사를 짓지 않고 직접 채취해서 먹는 삶. 조금 불편하고 느리지만 자본주의를 완전히 떠나지 않고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삶. 한 번쯤은 생각해본 그런 삶. 부럽다. 명확한 계획도 준비도 없이 한 가족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 시골로 향할 수 있었던 용기가 부럽다.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런 삶을 택할 수
있을까? 아마 힘들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읽었고, 더 몰입해서 읽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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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을 위한 심리학 - 자꾸만 나를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
반유화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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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눈치보며 살았을까요?
내 마음이 부서지는 줄도 모르고”

이 책의 저자인 반유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2년간 진료실에서 천여명이 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많은 2030 여성들을 상담하며 그들의 지친마음을 다독여주며 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이 책을 집필하였다.

‘만약 사소한 일에 화가 난다면 그 일은 당신에게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뜻이다.’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된 그 순간을 잘 넘기고 어떤 방식으로 대처할지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세요. 무조건 침묵하거나 즉각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살펴보면 앞으로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외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터트리는 것과 모르고 터트리는 것은 차이가 크거든요.’

‘순간의 모습은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괜찮다. 삶은 계속될 것이고, 또 다른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에.’
‘관계에서 “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보다는 “나를 제대로 잘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가 전제여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가치관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자신이 가진 힘의 한계를 일단 인정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가족 구성원의 생각을 바꾸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나는 일상에서 관계 문제로 고민이 생기면 심리서를 찾는다. 그런데 머리로는 이해를 했지만 알게 된 내용을 내 삶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관계에 관한 문제를 12가지 구체적인 사례로 소개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어떤 문제이건 가장 먼저 내 마음을 존중하고, 내 마음이 다치지 않는 범위에서 불편한 감정도 드러낼 수 있도록 용기내어야 한다는 말에 크게 공감하고 앞으로도 균형 있게 살 수 있도록 책에 적힌 조언들을 적용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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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 수업 - 철학은 어떻게 삶의 기술이 되는가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초당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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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라이언 홀리데이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미디어 전략가, 그리고 전 세계 30개국 300만 독자에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는 2000년 전 시작된 스토아 철학에 주목하며 스토아 철학의 창시자인 키이온의 제논부터노예출신 철학자인 에픽테토스, 그리고 스토아 철학의 위대한 실천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까지 26명의 철학자들의 삶을 조명하며 현대인의 일상에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조언을 건넨다.

‘스토아 철학의 역사를 가만히 살펴보면 그들의 공통된 주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결국 스토아학파의 주장은 하나로 정리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덕을 실천해야 하고, 덕을 실천해야만 삶이 순탄하게 흘러간다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충분히 심심을 단련해온 사람에겐 구체적 지침이 필요없다. 아내나 자식과 함께 사는 법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익히느니, 그냥 잘 사는 법을 포괄적으로 배우면, 자연스레 가족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최고’란 승부에서 이기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은 가장 많은 영예를 누리라는 말이 아니다. 최고와탁월함이란, 다름아닌 덕을 말한다. 탁월함이란 외부적인 성취가 아니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것이다. 운이 좋아 외부적인 성취도 이루면 좋겠지만, 사실 덕은 결과가 아니라 생각과 행동, 선택에서 나온다.’

‘스토아 척학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한다.’

‘인생은 우리가 아무리 단단히 세워 올린 계획도 쉽게 산산조각 내곤 한다. 훗날 세네카가 말한 것처럼,우리는 늘 제멋대로인 운명을 한시도 얕잡아봐서는안 된다. 열심히 노력했다고 해서, 아니면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걸 반드시 얻을 수 있는건 아니다.’

‘너는 네가 맡은 일을 하고, 나는 내가 맡은 일을 한다. 너는 악한 일을 하더라도, 나는 선한 일을 한다. 그 외엔 무슨 일이 일어날지라도 모든 걸 순리에 맡겨라.’

‘자기계발은 좋은 일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게 위한노력은 늘 가치가 있으니까. 단, 다른 사람의 칭찬이나 인정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할 때만 그렇다.’

나에게 철학책은 내용이 딱딱하고, 이해 안 되고, 몇 장 읽다가 포기하고 덮어버려야 할 것 같은 마냥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다. 정말 다행이다. 나이가들수록 철학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철학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픽테코스는 말했다. “살아가면서 그 어떤 실수도 안 할 수 있는가? 그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실수를 피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나 될 수 있다.” 스토아 철학의 핵심 메세지인 이 말을 되내며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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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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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대한민국이
공정하다는 거대한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이 책에는 온갖 부정부패와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요리조리 법의 심판을 피해가며 당당하게 살고 있는 정치인, 기업인, 공직자 들을 처벌하려는 집행관들이 나온다.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누구나 분노하지만 처단하지 못한 악인들을 집행해 나가는 이들. 그리고 그들을 옹호하고 지지해주는 시민들. 그들의 다음 집행대상은 누가 될 것인가.

‘그들을 과격하게 만든 자가 누구인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권력자의 눈치를 보는 검찰, 공정한 판결을 내리지 못한 법원, 그리고 이들 위에 군림하는 통치권자가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처벌이 강력하다고 해서 범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먼저 죗값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들의 머릿속은 죗값이 아니라 완전범죄로 가득 차 있다. 그런 그들에게서 죄의 대가를 묻는 것은 무리한 요구다.’

“법은 만 명한테만 평등하다”

죄를 지은 사람들이 죄를 짓지 않은 사람들보다 떵떵거리며 사는 세상이다. 돈과 권력만 있으면 뭐든 가능한 불공평한 세상에 권력의 면죄부를 빼앗고 심판하는 집행관들의 통쾌한 복수극에 시간 가는줄모르고 4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이틀만에 읽었다. 탄탄한 스토리에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그야말로 시간순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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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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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다.
여자로 태어난 것,
조선에서 태어난 것,
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이런 생각을, 이런 시어를 어떻게 뽑아올렸는지 세상 사람들은 짐작이나 하겠는가. 하늘이 내린 시인이라 믿어 의심치 않네.”

‘생각은 스치고 지나가버리는 바람살이 아니다. 빗물이 고이듯 생각이 고이면 궁리가 생기고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각이 허물리며 둥글고 휘어지고 곁가지가 생기게 마련이다.’

‘으스스한 슬픔이, 오한 같은 외로움이, 버려진 것 같은 소외감이 일순 그미의 앞길을 산더미 같은 무게감으로 가로막는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나 애틋한 심정, 홀로 남은 어머니의 가여움, 그미 자신의 곤고한 처지....’

‘성립은 목울대 가득 치밀어오르는 말을 고르고 골랐다. 상스러운 욕지기가 혀끝에서 날음거렸지만, 이 여자에게 그런 치졸함은 보여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꾹꾹 눌렀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그미, 그 막연하고도 헛된 바람이 매캐한 연기처럼 가슴을 메워온다.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것들, 죽음 저편에 버려둔 아이들이,이 쇠락한 육신이 다시 꽃을 피울 수 있더란 말인가...’

‘어머니 김씨가 딸의 야윈 어깨를 얼싸안았다. ‘초희야, 너무 영민함도, 너무 다정함도, 지나친 나약함도이 세상에 배겨나지 못하는 것을, 어쩌자고 머릿속에 촛불을 켜고 산다더냐.’

명종 18년 강릉에서 태어난 천재 시인. 호는 난설헌. 자는 경번. 이름은 초희. 여덟살 때 ‘백옥루 상량문’을 지어 천재적인 시재를 발휘했다. 그러나 15세에 혼인하게 되면서 삶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시댁과의 불화,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내는 고통을 감내하다 스물 일곱, 짧고 불행한 삶을 살다간 여인.

이 소설을 읽고 나서 겉표지를 보는데 너무 슬펐다. 여성도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자신의 재능을 존중해주고 이끌어줄 수 있는 남편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스물일곱 짧은 생을 살다 간 난설현.
그녀는 죽기 전, 자신의 수묵화, 난초화, 풍경화, 시 등을 다 태워버리고 유언으로 친정에 있는 자신의 시들을 다 태워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때 그녀가 남긴 시는 방 한 칸 분량. 하지만 그녀의 시들을 아깝게 여긴 남동생이 그 시들을 엮어 ‘난설현집’을 만들었고 이 시집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며 널리 애송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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