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제삿날, 겉치레보다 할아버지께서 생전에 무얼 좋아했는지 또 무엇으로 할아버지를 기억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냐는 아빠의 물음에 시우는 창고로 향했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집 거실 벽에 걸려 있던 괘종 시계를 발견한 시우는 밤 아홉 시를 알리는 첫 종소리가 댕!하고 울리면,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가도 시계 앞으로 달려가곤 했던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조심스럽게 분침을 거꾸로 돌여 시침이 숫자 9에 닿는 순간, 아홉 시를 알리는 첫 번째 종소리가 울렸고 시우의 눈 앞에는 포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 이야기는 남북 분단의 아픔을 통해 통일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따뜻한 동화책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시우와 함께 시간 여행을 하다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제 2학년이 된 딸이 읽기에는 막연한 역사속의 한 사건 같이 느껴지는 듯했지만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남북 분단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특히 시우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활용한 신호등 토론은 집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