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기자이자 작가, 그리고 애크런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교수이다. 이 책은 저자가 그의 아버지와 관을 만들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고 죽음과 화해하는 법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저자의 가족은 남보다 더 많이 일하려고 애쓰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휴식과는 거리가 먼 가족이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 끊임없이 뭔가를 하려 드는 강박관념, 새로운 일을 하려 들고, 새로운 일을 하는 중에도 더욱더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강박관념, 편안함을 불편해하는 성격...’
그의 가족은 이를 ‘유전병’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관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됐고 한 때 토목기사였던 아버지와 1095일동안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는 지난해 여름부터 조금씩 달리기를 해왔다. 내가 달아나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암이었다. 처음에는 어머니의 암이었고, 지금은 존과 아버지의 암이다. 아무리 달아나려 해도 한 가지 사실만은 피할 수 없었다. 나는 영원히 살지 못할 것이고, 아버지의
죽음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내 관을 만드는 것이 죽음의 당혹스러움을 이겨내는 한 가지 방법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사실 내가 진짜로 원했던 것은 아버지와 함께 뭔가를 만든다는 행위 자체였다.’

관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에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그 다음해 제일 친한 친구 존을 잃고 아버지의 암이 재발하였다. 저자는 자신의 관을 만드는 것이 죽음의 당혹스러움을 이겨내는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죽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만함이었다. 관은 이 문제에 거의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 책의 하드커버 판은 2018년 1월 2일에 출시되었다. 그 3일 뒤에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우리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호스피스 병원에서 평온하게.
아버지가 읽는 마지막 책은 이 책이었다.
아버지가 당신의 작업장에서 끝마친 마지막 작업물은 당신 자신의 관이었다.’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관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만드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친구의 죽음을 거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한 저자. 그에 반해 아버지는 죽음에 얽매이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면서 바쁘고 열심히 살아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죽음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내일 죽게 되더라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 칠순을 눈앞에 둔 엄마랑 시간을 더 많이 보내고 소중한 추억도 많이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가을날 떡갈나무 같다

떡갈나무 이파리 죽어서 땅에 떨어진다
내 몸 죽어서 땅으로 돌아가듯이

그러나 떡갈나무 여전히 살아서 봄을 기다린다
내 영혼도 그렇게 살아남아
영원한 봄을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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