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이덕무의 매혹적인 일침”
엮고 옮긴이 한정주 작가는 역사평론가이자 고전연구가이다.
자칭 ‘이덕무 마니아’로 전작 ‘문장의 온도’, ‘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에서 이덕무의 아름다운 문장들과 삶을 소개했었다.

이 책을 받고 몇 번이나 읽다 말다 읽다 말다를 반복했다. 솔직히 시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잘 읽지도 않기 때문에 손이 잘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시만 모아놓은 책이 아니라 이덕무의 삶에 대한 이야기, 당시의 시대상을 함께 조명하고 있어서 끈기를 갖고 읽다 보니 점점 더 빠져들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덕무는 서자 출신으로 39세 때 규장각 검서관이 되기 전까지는 가난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덕무의 시는 새로운 것을 실험하고, 도전하고, 자연과 사물에 대한 세심한 시선과 꼼꼼한 관찰 및 정밀한 묘사가 있다. 또 그의 시에는 가식이나 인위적인 면이 없다.

“이덕무는 시를 쓰듯 산문을 쓰고, 산문을 쓰듯 시를 썼다. 이덕무에게 시와 산문은 동일한 뿌리에서 나온 다른 가지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평범한 길을 쓸어버리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평생 동심의 삶과 글을 추구했다고 한다. 동심은 어린 아이의 마음, 진실한 마음으로 동심을 간직한 사람의 글은 진실한 글이다. 이덕무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시를 비롯해 산문으로도 남겼다.
“어린아이가 거울을 보고 웃는 것은 뒤쪽까지 훤히 트인 줄 알기 때문이다. 서둘러 거울 뒤쪽을 보지만 단지 까맣고 어두울 뿐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는 그저 빙긋이 웃을 뿐 왜 까맣고 어두운지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기묘하다. 거리낌이 없어서 막힘도 없구나.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이덕무는 가장 빛나는 것들은 일상 속에 있다고 생각했기에 일상 속에서 글을 찾고, 일상 속에서 글을 썼다.
“이덕무는 일상생활 속의 하찮고 보잘것없고 사소한 것들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해 시로 묘사하는 탁월한 재주와 지혜를 갖춘 사람이었다.”

이 책에선 시란 무엇인지, 시를 감상하는 방법, 시를 대하는 태도 등 이덕무가 글을 대하는 모든 것을 엿 볼 수 있어서 좋았다 . 특히 시는 낭송 할 때 더 이해도 잘 되고 와닿는 거 같다.
이 기회로 시집도 더 읽어보고 나도 언젠가 시 한 편 적을 수 있게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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