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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꿔줄 선택
할 어반 지음, 박정길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열 다섯 가지 미덕에 대해 설파하는 이 책을 관통하는 미덕은 첫 번째 미덕인 <겸손>과 일곱 번째 미덕인 <가능성>, 그리고 여섯 번째 미덕인 <생각>이다. 이 책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미덕인 <겸손>의 장에서 시작되는 겸손한 서술 자세는 그대로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이어진다. 이 책이 여타의 책들과 색다른 점은 이렇게 저자부터 스스로 독자 앞에 자신을 드러내어 미덕을 직접 실천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두 번째 미덕인 <인내>의 장에서는 이 장을 쓰기 위해 자신의 인내심이 얼마나 요구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경험담을 들려준다.
그만큼 저자의 개성이 충실히 반영된 책이기도 하다. 저자 소개를 보자면 할 어반은 '35년간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학생을 대상으로 '말이 주는 위대한 힘'과 '삶의 태도'에 대해 강의했으며, '훌륭한 교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개에 걸맞게 이 책의 서술 방식 또한 특정 미덕을 찬양하고 그 미덕을 갖추기 위한 당위성을 주장하기보다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을 책 전반에 걸쳐 계속 반복하며 일깨워주려고 하며, 나아가 각 미덕의 가치들을 스스로 발견하여 실천으로 옮길 의지를 다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음으로 일곱 번째 미덕인 <가능성>을 이 책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보면 흥미롭다. 저자는 갖가지 미덕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포리즘을 활용하면서 또 다른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미덕의 장이 시작되는 페이지에는 그 미덕에 대한 역사상 위인들의 명언들이 정리되어 있으며 이것으로 미덕의 가치에 대해 구구절절 설명하는 사태를 효율적으로 면하게 된다. 그러면서 각 미덕을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의 좋은 점들을 얘기해주면서 자신보다 더 설득력 있게 말해주는 책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의 문장은 선현들의 가르침 앞에 겸손하며 자신은 그저 그 가르침으로 향하는 방향을 보여줄 뿐이라는 뉘앙스가 강하다. 그러면서 읽는 독자로 하여금 더욱 큰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삶의 보배가 되어줄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저자 할 어반이 진심으로 독자들이 마음을 열고 저자 자신이 보았던 풍경을 같이 보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가 올라야 할 산들의 형체를 자욱한 안개와 구름을 치우고 드러내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비슷한 동기로 쓰인 책들보다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체계적으로 분류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각>의 장은 이 책에서 여섯 번째 미덕의 위치에 있지만 실상 책 후반부의 주제-11장 사명, 12장 경전, 13장 기도, 14장 지혜, 15장 기쁨-라고 할 수 있는 '숭고함'으로 이끄는 정신의 힘이라고 서술되어 있다. 책 속에 인용된바,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무엇이든지 경건한 것과, 무엇이든지 옳은 것과, 무엇이든 순결한 것과, 무엇이든 사랑스러운 것과, 무엇이든지 명예로운 것과, 또 덕이 되고 칭찬할 만한 것이면, 이 모든 것을 생각하십시오. -빌립보서 4장 8절'라는 구절에 근거하여 쓰인 것이 이 책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인 것이다.
그리하여 <겸손>한 자세로 <가능성>에 대한 열망을 품고, 그것을 실현시켜줄 <생각>을 통하여 마침내 할 어반은 이 책에서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내용에 도달한다. 그것이 앞서 언급한 '숭고함'의 생활화이다. 자칫 종교적으로 흐를 수도 있는 내용을 우리가 모두 숙지해야 할 미덕으로 인식시키려는 저자의 시도는 큰 가치를 지닌다. 이 책에서 총 열다섯 가지의 미덕을 두루 다루지만 저자의 말대로 시중에는 각각 한 가지 미덕에 관한 책만 수백 권이 넘어가는 것도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바람직한 인생의 전체적인 개괄서이자 참고서로 보는 것이 알맞으며 이것이 바로 저자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