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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후기청년 - 당신의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송은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7년 2월
평점 :
요즘 사는 게 재미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따분하고 심심합니다. 중년이란 이런걸까요? 내 삶이 뭔가 변화가 있고, 보다 달라진 그 인생을 살고 싶은데... 왜 제 인생은 좀처럼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걸까요? 4050 후기 청년을 읽으며 도전하는 중년의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숨겨두었던 꿈을 끄집어내어 성취하는 아름다운 4050 청년들을 읽었습니다. 또한 난 뭘 하고 있는 걸까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목에 걸립니다. 그들처럼 보다 멋지게 살아갈 순 없는 걸까요? 관습적인 삶에 젖어 눈치보며 돌아서지 않는 저와 그들이 다른 이유를 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해당서평은 출판사가 제공하는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출판사 서평]
저자는 이미 꿈틀거리는 전 세계 후기청년들의 삶을 파헤쳐간다. 먼저 인생 중반기에 들어선 지금의 4050대는 한때 ‘엑스세대’로 불렸다는 점을 환기한다. 통상 1965년에서 1980년대 초반에 탄생한 이들이 성년에 진입하자 세상은 당시의 청춘들을 향해 여태껏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던 ‘이상한 아이들’이 등장했다며, 엑스세대라는 별칭을 붙여주었으며, ‘무관심·무정형·기존 질서 부정 등을 특징으로 하는 세대’라고 설명한다. 사춘기를 포기하지 않는 특성을 갖는 엑스세대가 네 번의 인생 10주기를 거치며 후기청년으로 거듭날 때, 이 후기청년들이 일궈 내는 정체성의 변화는 청소년기에 거쳤던 사춘기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이른바 ‘슈퍼 사춘기’다. 이런 엑스세대가 40,50대가 되어 ‘슈퍼 사춘기’를 맞이하자 활개를 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후기청년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자신의 인생을 직면한다. 그들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오직 살 수 있는 날이 단 1년뿐이라면’ 프로젝트에 참여한 카렌. 자신이 두려워하며 미루었던 일들을 하나둘씩 도전해간다. 겁이 나서 미처 하지 못했던 스키 타기나 스카이 다이빙, 질병연구기금을 마련하기 고산지대 등반 등을 통해 해나간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자신을 가로막았던 막연한 두려움, 실체 없는 불안감들을 다루는 방법들을 알게 되고,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분명해졌다고 한다. 삶을 그저 되는 대로 살아가려는 수많은 핑곗거리들과 당당히 맞서며 살아갈 스스로가 대견하며, 태어나 처음으로 삶 자체가 설렌다는 것이다.
자신과 같은 해 같은 날 태어난 ‘타임 트윈’을 찾아나선 리차드 에이비스,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채워나간 수잔 크로스, 40대 초반에 음악가로 돌변하게 된 외과의사 토니 서코리아, 자신의 약손으로 사업을 시작한 비제이 돌른, 수학교수이면서 농부로서도 살아가는 패트리샤 오클레이, 미래의 작가를 키우는 풀리처 수상의 작가 데이브 에거스,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산드라 크라우트바쉴, 화성 정착민을 꿈꾸었던 슈테판 군터. 여기 소개된 지구촌 4050이 반드시 크게 대단하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어 자신의 삶을 살아간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활약상은 자신과 세상을 바꾸기도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인생의 꽃을 활짝 피워간다.
[책속으로]
서양 미디어를 통해 형상화한 전형적인 ‘중년의 위기’라는 신화는 이렇게 응축된다. 어느 날 갑자기 인생에 오직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결론지은 40대의 남자가 직장을 때려치우고 경쾌한 빨간색 스포츠카를 산 다음 아내를 버리고 젊은 여자와 떠난다는 설정이다. 중년여인에 대한 문화적 표상은 더욱 불편하기 그지없었다. 여자의 경우 폐경, 나잇살, 노안 같은 신체적 변화와 함께 장성한 자녀들이 집을 떠나고 남편과는 데면데면해진 사이, 깊은 고독감을 느끼며 더 이상 자신이 여자로서 매력이 없다고 슬퍼하며 말라비틀어진 꽃처럼 생기를 잃고 초라한 자신을 한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중년 하면 하강곡선이 시작되고, 따라서 위기를 맞는다’는 콘셉트는 지난 50년간 우리 곁에 고착화되었다. 중년에 대한 집단적 최면상태가 만연해진 것이다. --- p.29
우리 선배 세대에게 강요되던 중년이라는 굴레가 씌우는 망상을 우리 까지 일괄적으로 물려받으라는 법은 없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을 부정할 필요도, 젊음에 구차하게 매달릴 필요도 없지만 우리 머릿속에 주입된 뻔한 중년의 상에서는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 p.38
세상으로부터 ‘자라기를 거부하는 세대’라고 불리던 엑스세대가 또 구태의연한 중년이기를 거부하며 인생 중반기를 들썩여놓기 시작한 것이다. 삶의 다양한 양상을 유연하게 넘나들고 때로는 도발적으로 생의 이벤트에 맞짱 뜨는 이들에게 과거 우리 부모나 선배세대에게 규정되었던 중년의 범주는 그저 가뿐히 손사래 한번으로 날려버림 직한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중년의 위기라는 장벽은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실체 없는 마녀와 같은 존재일 뿐이다. --- p.47
인생 중반기에 새로운 인생 리듬을 만드는 사람들이 특별히 나보다 가진 것이 많거나 학식이 뛰어나서 그렇게 할 수 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왠지 모를 안도감도 느껴졌다. 평범한 우리 또래가 사고치고 왁자지껄 소란 피우고 그 안에서 인생항로를 재설정하는 사연들에, 막연히 위축되었던 시선이 누그러졌다. 그저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한 방식으로 살아갈 뿐인 그들을 향해 부드러운 공감과 응원을 보내게 되었다. 무작정 부러워하거나 따라 할 필요도, 그들처럼 하지 못하는 처지를 비관할 필요가 없음도 깨달았다. 그저 울림 있는 경험으로 삶을 풍성하게 채우는 것에 자꾸 마음이 옮겨갈 뿐이다.--- p.72
화성행 편도 티켓을 따내기 위해 노력했던 지난 2년의 시간이야말로 진짜 여행 기간이었다는 것이다. 8년 후면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난다는 결정은 자신의 일상과 철학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 무엇보다 그 기간을 통해, 지구 위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것들을 최대한 음미하도록 했다. 가족과 일과 친구들과의 시간이 충만해지도록 하루를 보내야 한다는 각성만으로도 자신은 더 멋진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짐을 꾸려 집을 떠나지 않아도 진짜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인생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다. --- p.174~175
오스카 와일드는 ‘나이 드는 게 비극적인 이유는, 우리가 사실은 젊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마음속에는 아직도 소년소녀를 품고 사는데 숫자에 불과한 나이에 따른 행동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일침이다. 나이와 세대에 대한 천편일률적 기대가 무너진다는 것은 결국, 외부의 압력으로 형성되던 ‘답다’와 ‘적령기’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결정권을 가짐으로써, 생에 대해 더 역동성 있게 주도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p.186
생각 한끝의 차이가 입맛을 되찾아주었고 밤잠을 되돌려주었다. 타이틀이나 세상의 시선 때문에 머뭇거렸던 일들에 대해 ‘빗 속에서 나만의 댄싱’에 온전히 흠뻑 젖어보기로 한 것이다. 춤을 추기 위해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화창한 날만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한 스텝 앞으로 갔다가 한 스텝 뒤로 가는 것은 재앙이 아니라 ‘차차차’를 추는 것이라지 않는가! 그래, 빗속에서 춤을 춰보자. 그러자 안 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새로운 선택지들이 떠올랐다. 그 이후로 나는 좀 더 자유로워졌다. --- p.192
삶을 재창조한 후기청년 용자들의 특징이 우리가 엄두도 못 낼 만큼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은 아니지 않은가? 세상은 천재나 부자들에게만 기적 같은 변화를 허락하지는 않는다. 확률적으로도 기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기적이란 ‘백만 번에 한 번’ 일어나는 마법 같은 일, 아무나 쉽게 마주칠 수 없는 절묘한 생의 묘미로 여겨지지만 어느 수학자의 계산에 의하면 평범한 사람의 일생에서 기적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일어난다. --- p.203
어느 세대든 자신들의 어깨에 올려진 짐들은 그 양상이 달라지곤 한다. 지금의 20대가 우리 나이에 도달할 무렵이면 그들의 고민은 지금 우리의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40,50대에 과연 인생의 새판을 짜는 것이 가능한가’를 두고 하는 수많은 고민이, 그들의 40,50대에는 너무나 당연해서 언급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그러니 우리가 언제든 새로운 인생을 활기차게 살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줌으로써 20대 젊은이들에게도 추슬러볼 배짱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이래저래 이 시대 후기청년의 인생은 중요하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