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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평점 :
▶ 사랑의 시간들 - ★★★★★ - 책이란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 책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책에 대한 생각을 한차원 높일 수 있었던 시간." |
책을 좋아하는 배우 이보영. 그녀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몇권을 글을 통해 소개해준 책 <사랑의 시간들>.
누군가 책을 소개해준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새로운 책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불편할 수도 있다. 책을 읽고,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나만의 취향, 나만의 기준이 이미 정립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벗어나면 별로 반갑지 않는 책 추천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왠지모르게 따뜻함이 책 자체에서부터 느껴지는 <사랑의 시간들>은 처음부터 마음이 끌렸다. 그녀는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떤 느낌을 받았고,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힐링의 시간을 가졌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배우 이보영, 그녀의 힐링 북은 어떤 책들일까?
<사랑의 시간들> 속에 있는 책들은 읽어본 책도 있었고, 집에 있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도 있었고, 처음 들어보는 책도 있다. 다양한 책들을 소개해주는데, '내가 이런 책도 읽어봤다', '이게 바로 내가 읽은 책이다.' 라는 식이 아닌 '이 책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라는 식의 부드러운 느낌으로 전개가 되어서 불편함 없이 쭉 읽어나갈 수 있었다.
같은 책도 읽는 사람에 따라 받는 느낌이 다르다. <사랑의 시간들> 속의 많은 책들과 마주하면서 '이 책이 이런 느낌을 줄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배우 이보영씨와 내가 같은 책을 읽었지만, 또 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이는 <경험>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 같다. 내가 과거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따라서 책 속 인물들 중 몰입이 되는 인물이 달라질 수 있고, 공감되는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나만의 생각으로 책을 바라보고 있다가 <사랑의 시간들>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책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 나는 아직도 내 세상 안에 갇혀 웅크릴 때가 있다. 나를 활발한 사람으로 여겨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나는 낯을 가리고 타인에게 나 자신을 잘 보여주지 못한다. 자주 보는 사람과만 만나고 익숙한 장소에만 간다. 시사회나 행사장, 시상식도 낯설기만 하다. 그저 내 공간 안에 있을 때가 가장 편안하다. 어색한 순간이 오면 나도 모르게 말이 많아지고 괜찮은 척하느라 털털해보이기도 할 것 이다. … ' - p89~90
<사랑의 시간들> 속에는 공감이 가는 말들이 많았다. 왠지 내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스님의 주례사>의 부분에 나왔던 이 글을 순간 책읽기를 멈추고 생각을 할 정도로 공감이 된 글이었다. 나 또한 주위에서는 활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속으로는 낯을 많이 가리는 타입이다. 많이 봐온 사람들은 친숙해서 잘 다가가지만, 처음 만난사람과는 속으로 어색함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후에 나온 '나 자신이 스스로 온전한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을 앞으로 나의 태도에 큰 변화를 미칠 것 같다. 이렇듯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생기고, 나와 일치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책은 나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는 친구가 되어줄 것>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많이 느꼈다.
지금까지 책들을 두번 이상 펴 본 책은 많지 않았다. 항상 한번 읽고 나서 책장에 꽂아두었을 뿐, 새로운 책을 읽기에 급급해서 이전에 읽었던 책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그런데 <사랑의 시간들>을 통해 처음 읽었을 때 책이 준 감동, 생각이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는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이 흐른 후 책을 다시 만난다면 또 다른 느낌, 색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의 시간들>을 만난 후로, 지금까지 읽고 그저 꽂아두었던 책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오래된 책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시작할 때가 온 것 같다.
<사랑의 시간들>은 읽는 내내 따뜻함을 주고, 책에 대한 생각을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책에 대한 편견을 깨준 책이다.
위로를 해주고, 용기를 주는 "책"을 더욱 사랑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사랑의 시간들>을 읽어볼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인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데 이 책은 배우 이보영이 아닌 <책을 좋아하는 이보영>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그녀가 읽었던 다른 책들 또한 소개를 받고 싶다. 공감이 가는 따뜻한 글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는 <사랑의 시간들>은 앞으로 몇번 더 손에 쥐고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