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트가 새를 잃어버렸대! 상상 그림책 학교 22
이자벨 아르스노 지음, 엄혜숙 옮김 / 상상스쿨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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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사가 마무리될 무렵 지친 어른들에게 아이는 성가신 존재가 되기도 한다. 낯선 동네가 두려워 동물에 의지하고픈 아이 마음을 어른들은 미처 헤아리지 못한다. 속상한 채 집 앞 골목으로 나온 콜레트는 있지도 않은 앵무새를 자랑하는데 그 거짓말이 친구들과 사귀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 그림책은 아이 나름대로 낯선 곳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골목길을 따라 거의 같은 형태의 집들이 늘어선 이 동네 아이들은 다행히도 선량하고 친절하다. 콜레트의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온 동네를 다니며 함께 앵무새를 찾아준다. 새라면 멀리 날아갔을 테니 쌍안경을 빌리러 가자 하고 새를 키우는 친구 집에 가보기도 한다. 작은 분수가 있는 옆집으로 갔다가 고양이가 있는 집으로도 데려간다. 그러면서 동네 골목길을 따라 친구들이 사는 집을 하나씩 소개해주는 것 같다. 이 동네 인심은 이런 거라며 보여 수 있는 모든 친절을 동원하는 아이들은 진지하기까지 하다. 한두 명은 어쩌면 콜레트의 거짓말을 눈치챘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상관없다. 아이들 모두 새 멤버를 환영하는 마음으로 내일 다시 놀자며 손 흔들고 헤어진다.

골목 개념이 사라진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다. 누구네 집에 무엇이 있고 어느 집으로 가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유기적 관계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 간혹 이런 골목길이 있어도 이제 길 밖으로 뛰쳐나와 노는 아이들을 만나기가 어려워진 시대다. 아이들에게 집 밖은 온통 위험 요소들만 있는 시대라 서글프다. 다만 골목을 기억하는 어른들에게는 묘한 추억에 잠기게 만든다. 캐나다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겠다.

이 책은 캐나다가 자랑하는 그림책 작가 이자벨 아르스노의 작품이다. 늘 혼자인 아이, 사춘기를 지나는 아아들 마음을 섬세하고 치밀한 구성으로 선보이는 작가다. 초기작에 비해 연령대가 낮아진 만큼 그 또래 아이들이 흔히 하기 쉬운 가벼운 거짓말이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다. 면지의 골목길 풍경에 콜레트의 집만 컬러 처리가 되어있어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맨 처음 콜레트에게 말을 걸었던 앨버트 이야기다. 콜레트 이야기에 이어 앨버트, !’을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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