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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이 ㅣ Dear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용철 그림 / 사계절 / 2017년 6월
평점 :
칠성이의 이야기는 처음 책을 열었을 때 나름 불편함을 주었던 책입니다.
무엇보다 짧은 동화의 세계를 탐닉하던 저에게,,, 응축된 문장과 달콤한 언어가 주었던 단순함에 매료되었던 저에게.,,
너무 긴 글밥이 힘들게 느껴졌고,
투박한 문체가 적응이 되지 않았어요.
책을 받고 1주일 내에 모두 읽고 리뷰쓰기 바빴던 저는
책 받는 재미로 계속 리뷰를 하고,
실은 재미있던 없던, 내 스타일이던 아니던 무언가 써야 했기에 글을 올리곤 했어요.
그런데 칠성이는 아예 손을 놓게 되었던 책이에요. 소화가 힘들었으니까요.
묵혀두고 책 받은지 2주가 되어가는 오늘아침. 어렵게 맘을 먹고 집중해서 글을 씁니다.
칠성이는 우리나라의 전통 소, '칡소' 에서 옮겨 지어진 이름이예요.
이전에 자신이 아끼던 황소를 사고로 잃은 주인은 도살장에서 칠성이를 발견하고, 자신의 싸움소로 키우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의미롭게 보여진 내용은,
주인이 '나 자신이 바로 너(소) 다 ' 라고 여기며,
애지중지 싸움소로 길러내는 모습인데요. 제가 퍽 어렵게 여겨졌던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정신적인 부분, 동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주인의 마음.태도가 매우 진지하고 무거웠지요.
아이들이 이러한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어른 들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책은 글밥이 매우 길며, 옛 언어 같은 말투가 계속되요.
어린 아이들보다는 초등학고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보면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구요.
대신 그림이 연필로 그려진 위에 물감을 덧댓는지 매우 세밀하고 아름답습니다.
소의 표정하나하나 노인의 주름진 얼굴 하나하나 매우 정성을 들이셨네요.
첫 시작에 소의 주인이 자신과 소를 동일시하며 사고로 잃은 소에 대한 상처를 보듬아가는 과정,
그리고 다시 들인 칠성이로 인해 또다른 상처를 안게 되고 이를 치유해 가는 과정
소가 영물이라서 주인의 표정으로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도 그 감정을 모두 경험하는 내용 모두
매우 정신적이고 수준이 높은 내용이었다고 감히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마당을 나온 암닭이라는 애니를 보고 참 감명을 받았고, 많이도 울었었지요.
이 책을 보고 신청하게 된 이유도 그 감동을 똑같은 작가를 통해 기대함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가볍게 불나방처럼 살던 저에게,
간만한 묵직한 무게로 새로운 감동을 주었던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