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쉬는 숨 - 공기, 물, 햇빛이 우리를 아프게 할 때
데브라 헨드릭슨 지음, 노지양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후위기는 언제나 등장하는 화두, 우리가 어린 시절 느끼던 계절과 현재의 계절이 얼마나 변화하였는지 온 몸으로 체험하는 지금, 가끔씩 이런 세상에 아이들을 부른 것이 미안해지기도 한다.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는 우리가 자랄 때도 자주 언급되는 단어였지만, 그 위험성이나 실체를 모르다 현재에 이르러 이상적인 기후 변화라든가 예전엔 없었던 미세먼지나 초 미세먼지 등의 실체를 만나면서 불안과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우리의 하나뿐인 지구를 위해 비록 나 하나뿐일지언정 조금이라도 환경에 친화적인 사람이 되어 할 수 있는 것들을 실천하고자 아등바등하지만, 과연 한명의 개인이 쏟는 정성과 노력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늘 의문이다.

그러던 중 만난 데브라 헨드릭슨의 '아이들이 쉬는 숨'의 책은 기후위기를 추상적인 숫자가 아닌 실제 아이들의 생존과 호흡, 즉 숨 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여 부모인 우리로 하여금 정말 절실하고 구체적인 이슈로 와닿게 만들었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는 도시인 네바다주 리노에서 소아과 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전에 없던 기상 재해로 앓는 아이들을 보며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책은 총 다섯 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사례를 통해 기후위기의 단면들을 소아과 의사의 시선으로 세밀하게 기술해 놓았다. 거대한 산불로 인해 뒤덮인 연기가 어떻게 미성숙한 아이들의 폐에 손상을 입히는지, 천식 환아들의 고통은 어떠한지, 지구 온난화로 달라진 계절과 알레르기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폭염이 성인보다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치명적인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나는 공기와 혈액이 마치 강처럼 흘러 폐를 통과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들이 기도와 동맥과 정맥이라는 지류를 타고 흐르는 것을 보면 자연이 스스로를 모방하고, 지구가 가장 좋아하는 형태가 우리 인간의 신체 구조에 그대로 나타난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의사 이전의 직업이자 전공인 환경학을 공부하면서도 나는 우리가 환경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실 환경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다."<p.49>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며 마지막에 들었던 생각은 지구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국가라는 한계를 넘어, 푸른 행성인 지구를 아끼고 사랑하여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었다. 우리인류는 우주역사 중 아주 찰나의 순간에 등장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별의 먼지에서 태어나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이 오래전 별의 내부에서 만들어져 왔고, 우리는 우주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탐험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임을 생각한다. 그러므로 결국,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것은 우주의 의지를 저버리는 일임을 깨달았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며 그때의 마음이 겹쳐졌다. 위의 발췌문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듯, 결국 우리는 환경과 분리될 수 없고 사실 환경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으므로 말이다.

그렇기에 기후위기는 곧 건강위기이며 특히 어린이들의 건강 위기를 생각하면, 보건 위기가 아닌가 하는 걱정이 깊숙히 파고든다.

"아이들은 몸의 크기 때문에도 더 민감하고 쉽게 영향을 받는다. 어른에게 맞춰진 약의 용량이 아이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것처럼 동일한 '용량'의 대기 오염이나 더위가 어른보다 작은 몸에 훨씬 더 위험한 것이다."<p.19>

우리가 만들어낸 뜨거워진 지구가 우리 아이들을 해치고 있음을 가슴 아프게 읽어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사랑으로 어떻게든 이를 해결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막연하고 좀 어이없는 생각을 해보게도 한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겁이 나기도 하고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외치고 싶지만, 그러기엔 우리는 어른이고 어른으로서의 책임과 윤리를 지니고 있음을 외면할 수 없다. 기후 위기는 어쩌면 세대간의 불공정함으로 패스되고 있음을 그런측면에서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최소한으로 방패가 되어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게 되는 책이었다. 아이들의 숨을 지키기 위해 공동체적으로 줄 수 있는 작은 변화가 무엇이 있는지 과연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 마스크를 쓸 일이 더 적어지길 소망해보며 책을 덮는다. 책을 덮는 이 마음이 참으로 무겁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