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슬 - 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가
보니 추이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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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마음이 힘들 땐 무엇보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사실이 몸이 망가지면서 내게 와닿지 않아 답답할 무렵, 나는 보니 추이의 <머슬>을 만났다.홍콩계 미국인 작가인 보니 추이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아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하며 몸의 움직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힘, 형태, 행동, 유연성’, 지구력에 대해 작성한 책으로 근육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운동과 힘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제공한다."몸은 행동으로 말한다. 움직임 자체가 언어이기 때문에 움직임을 제대로 설명할 단어는 없다. 움직임은 한 몸과 다른 몸 사이의 소통이다. 몸의 존재가 핵심이다. 당신과 내가 이 공간에 함께 있는 것. 움직임은 기억을 만들어낸다. 그것은 우리가 함께하는 방식이다."<p.185>어찌보면 근육이란 언어인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행하는 모든 움직임, 단순히 물리적인 움직임 뿐 아니라 미묘한 감정의 변화와 표현까지도 정교하게 근육을 통하여 스며나오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곰곰히 지금 이 순간 내 몸안에서 움직이는 근육에 집중하게 된다. 한 때 점핑을 좋아했었는데 날아오르는 점프에 관한 저자의 고찰을 읽으며 현재 내 몸 여기저기가 완전히 고장나 하지 못하는 스포츠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다."그렇다고 좋은 포옹이 암을 낫게 해주진 않아요.하지만, 암과 함께 살아가는 경험을 좀 더 견딜 만하게는 해줄 겁니다."<p.223-224>하지만 운이 좋게도 적시에 이러한 문구를 만나기도 했다. 때마침 암 조직검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고장난 몸둥아리를 안고 읽는 머슬 책에서 그저 아..한때는 나도 이랬는데 하며 아쉬워만 할 게 아니라, 이제 병들고 아픈 몸과 함께 공존해야할 새로운 근육을 찾아야겠다, 새로운 나의 몸에 적응하고 소중히 여겨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캐나다 거주 시절, 아이들이 전원 주황색 옷을 입고 등교를 해야하는 날이 있었다.  원주민 기숙학교의 피해자들을 향한 진정한 사과와 화해를 담은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라고 불리는 진실과 화해의 날이었다. 보니 추이의 머슬 15장에서 만난 기억하기 위한 달리기에 나온 추모 달리기 (Remembrance Run)은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모국어를 금지당하고 머리를 자르고 기독교로의 강제 개종 및 학대를 당한 프랭크 퀸은 몇차례에 걸처 학교를 탈출 하여 50마일을 달렸다. 그렇게 집에, 가족들 곁에 가고 싶어했다.어린 그를 이끌었던 것은 오직 기억 뿐. 기억에 의지한 그 달리기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 달리기. 

"그 달리기가 마치 상처의 흔적을 되짚는 행위 같기도 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상처를 입었을 때이 통증은 날카롭고 극심하고 강렬하다.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경험은 무뎌져 잔잔한 아픔으로 남는다. 치유와 희망이 될 수 있는 무언가에 대한 기억이 된다."<p.276> 아픔을 넘어 치유와 희망을 될 수 있던 그 달리기 안에서 험난하고 쉽게 잊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한 소년의 마음이 먹먹하게 전해진다. 달리기에 담은 의미와 힘, 어쩌면 이런 마음들이 모여 마라톤은 꾸준히 이어지고 사람들은 생존을 넘어 일부러 고난을 겪고 그 안에서 고통과 인내를 감내하며 성장하는지도 모르겠다.살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다가도 이만치 살았으면 되었다라는 마음이 드는 요즘이다. 몸이 병든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고 예전의 나의 몸은 과거가 되었음을 안다. 신체가 부리는 마법의 힘을 믿기에 너무나 나약해져버린 마음, 놓아버리고 싶다가도 아직은 내 자식들이 어리기에 조금은 더 힘을 내야지 않을까 싶을 때 만난 이 책이 고맙다.

저항하기보다 지금 이 몸을 받아들이고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할 나에게 콕 다가온 이 문구로 책 감상평의 마무리를 짓는다."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몸이에요. 스트레칭을 할 때 몸의 저항을 이겨내려고 애쓰지 마세요. 몸이 목소리를 내게 하고, 어떻게 하면 그 일부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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