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 열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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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날 적어도 한 사람을 기쁘게 해줄 수 없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기도라는 종교적 습관을 대신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면 동시대 사람들은 이 변화로 이득을 얻을지도 모른다."<p.24, #32>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습관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 커다랗게 기지개를 켜며 '오늘 하루를 맞이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사랑으로 채울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기도를 하는 것.

분명, 내게도 하루하루가 지긋지긋해서 하루의 해가 뜨고 지는 기적을 당연시 여긴 날들이 있었다. 어둠을 물리치고 또다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밤새 잠이라는 무의식 안에서 헤매다 깨어남이 문득 소스라치게 놀라운 기적처럼 느껴진 때가 있었다. 하루를 더없이 활짝 열기 위해 의식적으로라도 큰 기지개를 켜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외친 말들이 오래되어 이제는 간절함이라기보다 일종의 습관적인 절차가 될 무렵, 니체의 문장에서 만난 구절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하고 있구나.' 하며 마음을 토닥여본다.

"불신으로 가득 찬 호감이 가지 않는 성격은 경쟁자와 이웃의 모든 행복한 성공에 질투를 느낀다. 자신과 다른 의견에 폭력적이고 벌컥 화를 낸다. 이것은 그가 인류의 문화가 막 생기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 속함을 보여준다. 완력이 지배하던 시대에는 그 방식이 옳고 적절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시대에 뒤처진 사람이다."<p.26, #37>

조용하고 깊은 관계는 은은하게 지속되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동안의 내가 운이 좋아 늘 결이 비슷한 사람들만을 만났기에 마치 세상이 전부 그러한 줄만 알았던 것이었다.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발끈하고 다른 의견을 들으려고 조차하지 않고 이간질하며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했던 꽤나 힘겹고 이해가 힘든 시간 속에서 니체가 보여준 말들은 큰 위로가 된다.

인격은 한 사람의 사고방식이고 그런 사고방식으로 원시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며 '아, 저런 오해를 할 수도 있구나.'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 없고 자신만의 감정에 휩싸여 본인이 저지르는 폭력조차 모르고 있는데, 기뻐하기보다는 질투하기 바쁜데, 어떻게 대화가 되고 싸움이 될까. 상대하는 순간 같은 급이 될 것만 같아 조용히 피하는 것이 결국 옳은 선택이었음을 니체의 문장에서 깨닫는다.

열림원에서 나온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는 말 그대로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인들을 위한 철학 교양서로 총 352개의 아포리즘을 엮어 8개의 목차로 독자들에게 펼쳐준다. 출처는 나오나 다른 해설이나 의견 없이 잠언들만을 통해 독자 스스로가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데, 언제든 펼쳐 읽을 수 있어 좋고 자기의 삶, 웃음, 열정, 자신만의 재능, 개개인의 인간성, 주체적 사고, 자유, 창조자라는 커다란 테마 안에서 필요한 내용을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책의 반은 니체에 대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니체는 누구이며 그의 사상에 대한 설명과 저서에 대한 설명이 친절하게 나오고, 니체에 대한 대중의 오해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해준다. 예를 들어, 니체는 종종 나치즘의 선구자로 오해를 받지만 실제로는 아니었고, 니체는 인종적 순수성이 아니라 혼성(인종의 혼합)을 찬미했다고 한다.

"사랑이란 자신과 다른 방식으로 느끼며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고 기뻐하는 것이다."<p.161>

해설에 나오는 문구를 가만히 살펴보며 오늘 하루도 사랑을 담아 나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이해하고자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어쩌면 이것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인간의 품격이 나누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말이다.

오로지 나 자신으로 살고 싶어 니체의 '초인'이라는 단어가 그저 좋았던 시절이 있다. 자신의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끼는 기품 있는 인간 초인, 어쩌면 이 책은 초인을 꿈꾸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살아갈 힘을 주기 위해 였어진 것은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하고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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