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방에 아무나 들이지 마라 - 불편한 사람들을 끊어내는 문단속의 기술
스튜어트 에머리 외 지음, 신봉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흔 중순의 인생을 살면서 간절히 모든 것을 비우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쓸 것 같아 자리를 차지하였지만 결국은 쓰지 못한 채 먼지만 뽀얗게 쌓여간 물건들을 보내주었다. 미니멀리스트는 못되지만 적어도 버리고 정돈된 집안을 바라보며, 마음에 평화가 깃들었다.
물건 정리가 끝나고, 카카오톡을 정리했다. 두 아이들과 같은 학급이었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들이 수두룩했다. 한 번도 말을 걸어보지 못한 사람, 영원히 몰랐으면 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어느새 내 삶 안에 드러와있음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카카오톡에 새 친구가 뜰 때만 그런가 보다 했지, 이토록 많은 사람이 쌓였는지 미쳐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튜어트 에머리, 아이반 마이즈너, 더그 하디의 <당신의 방에 아무나 들이지 마라>책에서는 불편한 사람들을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 영어 제목은 "Who's in your room?"이다. 우리가 하나의 방에서 평생을 보낸다고 생각했을 때, 우리 방에는 누가 있을까? 자신의 방을 시각화하여 복잡하고 어수선한 방을 조금 더 널찍하고 편안하게 관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따라 차근차근 나의 방을 상상해 보았다. 끊어내고 싶지만 끊어내기 힘들어 질질 끌고 있는 관계는 없었던가?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다음의 중요한 기술을 설명해 준다.

-의식과 무의식을 통해 모든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법
-당신에게 의미 있는 인간관계에 대해 정의 내리는 법
-당신이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당신의 생각, 감정,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는 법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법
-이미 방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과 새로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법
-자가 방식을 강요하는 불편한 사람들을 다루는 법
-공격이나 싸움, 자기 비하 없이 적절하게 거절하는 법

아무래도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살면서 불편했던 또래 엄마들의 부류가 자신의 육아 방식을 강요하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불편한 사람들을 다루는 법과 적절하게 거절하는 법 등을 잘 관리하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저자가 펼쳐놓은 시각화된 방식이 흥미진진하였는데, 인간관계를 맺은 사람들을 한 방에 넣고, 나와 공명하는 사람과 어긋나는 사람을 분류해 보고 누구를 들이고 말지를 고민한다. 문지기와 관리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방에서 중요한 사람들을 관리하며, 누가 나와 가까이 있고 멀리 있는지 거주자들을 시각화하여 현실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여기서 흥미로웠던 점은 내가 피하고 싶고 나에게 무례한 사람을 멀리 두어도 되는데, 굳이 내가 가까이 두어 혼자 힘들었구나 하는 통찰을 얻었다.

딜메이커와 딜 브레이커라는 개념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찾고 핵심가치를 만들고 이어나갈 사람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함께하면 공명하고 시너지 효과가 남은 분명한 일, 나의 가치가 나의 삶을 만들고, 이런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을 방에 가까이 두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선반에 두어 상자 안에 넣고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창 물건을 치우고 정리하고 난 이후에 이 책을 만나 그런가, 인간관계를 이렇듯 수납, 정리, 거리, 등의 단어로 시각화하여 필요한 공간을 만들게 하는 방식이 신선하게 와닿는다.

책에서 제시한 방을 관리하는 여러 방법 중 특히 <온화하게 무시하고 멀리 보내기>라는 방법이 마음에 들었는데, 이 부분을 함께 나누며 리뷰를 마무리 짓고자 한다. 기업 생산성 컨설턴트인 마크 맥케르고는 "당신이 문제점에만 집중한다면 문제점의 전문가가 된다. 하지만 해결책에 집중한다면 해결책의 전문가가 된다"라는 말을 하였다. 이루지 못하고 어려운 점 보다 원하는 점에 더 집중하면, 스스로 좋은 운과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딸아이가 1학기 때 억울하고 힘들만한 일들이 있었다. 생각하면 울컥 올라오는 억울함을 마주할 때마다 '지금 너를 기쁘게 하는 것, 네가 감사한 순간들, 그리고 너를 응원하는 친구와 가족'에게 집중하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시끄러운 마음의 소리보다, 나를 억울하게 하는 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자꾸 보일 때, 원하지 않는 이런 삶의 요소를 관심 밖으로 멀리 밀어 보내며 희미해지게 되기를 바라며 아이를 응원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어쩌면 내가 했던 이 방식은 책에서 설명하는 '온화한 무시(benign neglect)'의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새로운 맥락을 통해 삶의 요소들을 정신적, 감정적인 전경에서 후경으로 이동시키며 골치 아픈 사람들을 생각이 잘 나지 않도록 자물쇠 상자에 넣어 선반 위로 올려두는 것, 그럼으로써 자신의 인생의 전경에 등장시키고픈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내고 보니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나를 골치 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매일 봐야 하고, 그들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 또한 매일 내 마음 안에 들락날락할 테니 말이다. 온화한 무시를 잘 활용하여 건강하고 편한안 방 관리를 잘 하고 싶은데...
책에서는 온화한 무시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례를 다음과 같이 안내해 준다.

-상대방의 무리한 부탁을 거절한다.
-싸움을 원하는 사람과 엮이지 않는다.
-동료와 주 1회 직접 만나 회의하는 대신 격주마다 온라인 회의를 한다.
-어떤 조직의 구성원 자격은 유지하되 리더 역할은 내려놓는다.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받지만 먼저 전화를 거는 건 월 1회로 제한한다.
-술집이나 클럽에 가는 대신 배우자 혹은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불편한 사람의 전화나 메일에 너무 빨리 응답하지 않는다.

적절한 경계 짓기에 조화를 통하여 힘을 얻는 것, 그렇게 '지금, 여기에 머물 수 있는 힘' 결국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나의 인생을 만들 수 있음을 그러기 위해서 내 주변의 자리를 가치 있는 사람들로 채워나가야 함을 다시금 확신하게 된다. 책에서 설명해 준 다양한 방법과 조언을 통하여 내 안의 방을 잘 가꾸어 나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