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의 진짜 공부 -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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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대해서는 늘 하고 싶은 말들이 많다. 공부가 즐거운 행위라는 것이 첫째다. 심지어 좋지 않다 여기는 공부 중 하나인 단순한 주입식 공부조차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신의 삶 안에서 배운 공부요소를 녹이고 연결-연결이 되게 하여 앎의 영역이 커질 수록 짜릿하다는 점 또한 이야기하고 싶다. 그렇기에 나이가 들수록 공부가 더 즐거워지고 머리로 담기보다는 가슴으로 경험으로 담는 공부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만일, 누군가가 내게 또 다시 공부할 기회를 통으로 준다면 온 마음으로 감사를 표한 후, 전문적으로 원하는 분야를 파보고 싶다. 하지만, 마흔 중순 아줌마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한 일, 이제 나는 삶을 공부로 삼는다. 엄마로서의 삶의 모든 경험이 지식과 정보를 연결하고, 인격을 닦게 하고, 관계를 통해 그동안은 몰랐던 많은 세상을 보고 배우게 한다. 그리고, 새롭게 재창조된 나라는 한 인간을 만들어 냄을 느낀다.
'공부', 이 두 음절의 단어가 마흔중순의 아줌마에게 진실로 가 닿는다면, 이런 의미에서의 공부가 되는 것이다. 이는 더 이상 숫자로 표현되는 정량적 평가도, 문자로 풀어 써진 정성적 평가도 아닌, "삶"을 "쓰고", 삶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창조"해내는 공부가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첫째는 요즘들어 부쩍 공부를 즐거워한다. 수업 집중력은 좋은 편이 아니다. 본인이 궁금한 것을 끝까지 캐보는 재미가 있는 아이라 가끔씩은 이 녀석이 공교육시스템에 잘 맞을까 노파심이 들 때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둘째아는 노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는 공부하기 싫어.' 를 외친다. 자연을 벗 삼아, 사람을 벗 삼아, 자신의 몸을 마음껏 쓰며 뛰어노는 황금같은 공부의 시기를 지나고 있음을 본인 혼자만 모르는 것 같다. 마치, 그 중한 중고등학교 시절, 나 자신이 모르고 지나쳤던 황금시기를 이 나이 먹어서 되돌아보는 것 마냥 말이다.

열한살 녀석과 함께 읽고자 선택한 <10대를 위한 30가지 공부 이야기> 강원국의 <진짜 공부>. 이 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 비서관실 행정관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 비서관으로 일한 저자 강원국님이 지금껏 만난 리더들을 관찰하며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낸 결론의 집합물이다. 자기 자신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 진짜 공부임을 강조한 저자가 이야기해 주는 공부는 어떠한지 흥미로웠다.

이 책은 십대들이 읽을 때 부담이 없도록, 30일간 한 챕터씩 읽을 수 있도록 챕터가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첫번째 주에는 다음의 내용을 배운다: 공부를 하는 이유, 동기부여의 중요성,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방법,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관찰이 왜 중요한지, 시간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끈기를 위해 필요한 것들. 그리고 한주의 마지막에는 본인의 공부를 단단히 만들어줄 노트를 쓸 수 있게 제공되어 있다. 4주에 완성되는 책, 이 책을 접하고 한 달이 흐른 후 아이가 생각하는 공부의 정의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다.

책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항목 중, 아이와 함께 대화를 오래도록 나눈 챕터는 바로, <말>에 관한 부분이었다. 첫째아이는 옳은 말을 기똥차게 논리적으로 잘 한다. 이런 기질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과장을 좀 보태) 분명 법조계나 인권단체쪽으로 방향을 틀어야만 할 것 같은데, 아이 본인은 불쌍한 동물을 살려주고 싶은 이유로 수의사가 되고 싶어한다. 그런 아이가 고통을 토로한 적이 있다.
'이건 누가봐도 이 방향이 옳은거야, 봐봐. '
주절주절 자신의 논리를 펼친다. 어디하나 구멍조차 찾기 힘든 완벽한 논리구조이다. 가끔 어른인 나도 그런 논리의 벽에 부딪히면 어쩔수 없이 버벅거리게 되는데 말이다.
'그런데 엄마, 사람들은 옳은 걸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봐.'
아이가 낙담하며 말한 적이 있다. 그런 아이에게 딱! 들려주고 싶은 구절을 책에서 발견한다.

"입을 열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합니다. '내가 꼭 이 말을 해야하나? 해야한다면 때와 장소는 적당한가? 내 말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은 없을까?"<p,215>

아이가 조용히 생각을 한다. 아이의 논리가 더욱 빛나기 위해 좀 더 나은 타이밍과 상황을 만나기를 나 역시 기대해본다.

"뭔가를 시도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알려면 해 봐야 합니다.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는 실패와 시행착오 끝에 찾아집니다. 패배가 두려워 축구 시합을 피하거나, 넘어지는 게 무서워 스케이트를 타지 않으면 자신이 축구를 잘할 수 있는지 스케이팅을 좋아하는지 알 수 없지요. 시도하고 도전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p,250>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나와 그런 유전적 기질이 고스란히 대를 타고 넘어간 우리아이들을 본다. 실패가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던 인생이 있었다. 해보지 않아 모르는 것들, 그러나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은 실패의 두려움조차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마흔이 넘어서였다. 이 사실을 조금 더 먼저 깨달았더라면...아쉬운 마음이 들려할 때면, 지금에서라도 깨달아 얼마나 다행인가 하는 감사의 안도가 튀어나왔다. 나의 앞으로의 인생은 내가 실로 찾은 즐거움 (나의 경우는 글쓰기)으로 인해 더없이 풍요로워질테니 말이다.

결국, 공부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일일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대로 공부할 이유를 찾고, 공부 근육을 만들고, 공부의 역량을 키우고, 공부의 범위를 확장한다면 짜릿하게 찾아오는 진짜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평생 공부시대, 그 공부가 단지 청소년들에 국한 된 것이 아님에 안도감을 느끼며 책장을 덮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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