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참 좋다 -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는 당신을 위한 책
최윤석 저자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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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고, 몰락할 용기를 갖고 자신을 드러낼 때 찾아오는 비밀스러운 영역들이 있다. 그것은 내면의 수치스러움이 되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런 비밀스럽고 싶은 영역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데서 오는 안도감으로 감동을 주기도 한다. 적절히 자신을 드러내서 예쁘게 포장할 수는 있지만 감동이 주는 한계는 딱 거기까지다. 그리고, 나는 용기내어 자신을 가감없이 드러낸 글들을 좋아한다.

<당신이 있어 참 좋다>책은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채 만난 책이었다. 추천인들에 혹하기도 했고 표지가 따뜻해보여서라는 비이성적인 이유를 갖다 대본다. 책을 펴고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장을 덮었다. 그리고 이 책은, 책 속에서 만난 진솔한 내면들에 마음 깊은 곳이 뜨거워진 책 중 하나가 되었다.
작가는 서문에서 말한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기도 하고 나의 오판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한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거울을 보는 느낌으로 글을 썼다. 이야기에 대한 갈증도 있었지만, 주위를 돌아봐야 '나'라는 인물이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신이 있어 참 좋다, p.8, 프롤로그 중에서>

보통 우리는 앞을 보고 가느라 바쁘다. 앞을 본다함은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 삶을 기록하며 그 쾌감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멈추고 뒤돌아보는 것이 우리네 인생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아는 나이가 되었다. 그것은 실패도 멈춤도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멈출 수 있음 그 자체가 용기가 되기 때문이다.

책 속에는 작가가 펼쳐주는 여러 에피소드가 나오지만 그 중에서 특히 나의 마음을 울린 에피소드는 Part1에 있는 <그때 그 아이>, <오디션을 끝나고 만난 연극배우> 그리고 <아빠의 영화> 였다.
학창시절 소위 '왕따'를 당하던 한 아이를 회상하며, 이제 딸의 아버지가 된 저자가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은 두려웠다. 나는 전교에서 키가 제일 작았고 허약했기에 혹시라도 내게 '왕따'가 전이될까 봐 겁이 났다." <당신이 있어 참 좋다, p.15>

작가가 보여주던 솔직한 시선에서 숨기고 싶었던, 나는 아니라고 예쁘게만 포장해서 꽤나 괜찮은 사람인 것 처럼 보여지고 싶은 마음의 외투를 벗어본다.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말리지도 못했고, 그저 침묵으로 방관했던 나의 시절 속 '그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아픔이 슬픔의 형태를 타고 온몸을 휘감았다.

"늘 그렇듯 고개를 숙인 그 애의 모습을, 낙엽처럼 쪼그라든 그 애의 어깨를, 검은 자 대신 돌이라도 박힌 듯한 그 애의 먹먹한 눈빛을."<당신이 있어 참 좋다,p.19>

나의 슬픔이 저자의 슬픔이 되어 저자의 글자로 적힌 글들을 바라본다. '절대 저 친구 놀리거나 괴롭히면 안돼.' 라고 말할 나의 말도, 그리고 그 내면에 깔린 '그저 방관아닌 방관을 했던 위험회피성 기질의 나'를 용서해달라며, 그저 조용히 내 자리에만 있었던 소극적인 나를 이해해달라며, 뒤늦게나마 보내지 못할 마음을 보내본다.

그 외에 오디션에 관한 일화에서의 초심을 잃은 작가의 고백도, 부부지간의 일화도 모두 공감을 사 뭉클하기도하고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역시도 스무살에 만나 10년을 연애하여 결혼한 신랑과 결혼전에는 단 한번도 다투지 않았는데, 결혼 이후 부터 새롭게 막을 연 우리의 '청소,정돈'의 차이가 주는 영향을 다시 들여다보기도 했다. 그의 정리수준과 나의 막되먹은 청결수준의 차이는 여전히 투명벽이 되어 있긴하다. 비슷한데 성별이 바뀐 작가의 집안에서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어떤 에피소드는 깊게, 어떤 에피소드는 잔잔하게, 즐겁게 읽어내려가며 나의 지나간 시간들을 멈추어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어 꽤나 즐겁게 책장을 넘겼다. 내게 소중한 사람, 시절, 상황을 추억하며 못다한 말들을 해주어야지, 더이상 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부치지 못할 편지라도 한장 써부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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