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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상상책 1 ㅣ 색다른 그림책 시리즈
달용 지음 / 다즈랩 / 2021년 11월
평점 :
색 상상책.
색다른 그림책 시리즈.
글, 그림 달용.
이 세가지 정보가 표지에 담긴 모든 텍스트이다. "색다른"이란 말이 colorful한 것인지 special의 의미인지 중의적인 것일까? 색다른 그림책이 펼쳐줄 색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누군가 한입 베어먹은 아이스크림에서 녹아 내린 한 줄기가 콘을 타고 내려온다. 빨강, 노랑, 초록, 파랑의 맛있는 토핑이 하얀 아이스크림 위에 뿌려져 있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향이 나는 착각을 받으며, 이 책에서 보여줄 색이 혹시 이 아이스크림 속 색깔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상상해본다.
색을 상상한다.
알록달록한 화려한 색들을 좋아하던 유년시절을 지나, 언제부터인가 무채색만 찾던 길고긴 십대, 이십대를 지나, 다시 아기를 낳고 찾은 알록달록의 삼십대, 그리고 찾아온 사십대인 나에게 '색'이란 어떤 의미일까?
책을 넘기기에 앞서 색다른 생각들이 머리속을 파고든다. 나의 앞에는 현재 회색의자, 누런색 책상, 하얀 벽지, 그리고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아이들의 어린 시절 사진이 걸려있다.
그림책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을까? 책을 넘긴다.
방금전까지 아름답게 바라보던 아이스크림이 툭.땅에 떨어졌다. 파란 초승달 그림자를 한 채. 아이스크림을 먹던 아이는 엉엉 울고 있다. 아이가 우는 동그란 입이 좀전의 동그란 아이스크림이었다.
노랑.
빨강.
파랑.
초록.
하양.
색 상상책의 한 페이지를 가만히 바라보며 숨겨진 나의 이야기를 꺼내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펼쳐지는 아무 글도, 그림도 없이 오롯이 색으로만 채워진 두 페이지.
색으로만 채워진 두 페이지를 말없이 1분간 응시한다. 가만히 째려보며 응시하다 이내 귓가에 노래소리가 들려온다. 상상속 노래소리는 나를 상상의 나라로 보낸다.
아들이 이야기해준 멋진 집.
좋은 생각을 하느라 반짝반짝 빛나던 눈동자.
그 이야기를 하면 새어나갈까봐 조심스러 옴쌀달싹하지 못하던 입.
행복에 젖어 미소짓던 얼굴.
나의 아들이 보여준 이 모든 것이 내게는 노란색이었는데, 이를 어떻게 스토리로 풀어낼까?
오늘의 글감은 절로 주웠다. 그림책의 힘은 놀랍다. 아무 그림없이 아무 글 없이 단지 하나의 '색'만으로도 우리를 전혀 다른 곳으로 밀어 넣는다.
작가가 원하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이었을까?
한 페이지를 더 넘기니 몰래 먹는 달, 서두르는 병아리들, 물에 퐁당 빠진 장화가 나온다.
작가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 속 겹쳐지는 것들은 무엇일까?
각각의 색마다 상상의 나래를 편다. 마음이 설렌다. 아이들이 하교, 하원하고 돌아오면 함께 보아야지. 그리고 물어보아야지.
"무슨색"
하면 아이들이 펼쳐줄 그들만의 멋진 이야기를.
아이들 상상 속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펼쳐낼 아름다운 빛깔을 잡아내야지.
책을 덮을때 행복한 웃음이 베어나온다. 그것은 흡사 좋은 생각을 하던 아들이 반짝이는 눈을 하고 감출 수 없이 행복이 새어나와 얼굴에 퍼지던 그 웃음을 닮았다.
*이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