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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쫌 아는 10대 - 너, 나, 우리를 위한 젠더 감수성 이야기 ㅣ 사회 쫌 아는 십대 16
정수임 지음, 웰시 그림 / 풀빛 / 2022년 8월
평점 :
페미니즘 이라는 단어는 익숙한 단어이지만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서는 혐오와 연관이 되기도 하여 늘 조심스럽게 느껴지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페미니즘이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고,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듯 우리가 사는 사회 역시 다양하게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그리고 인간이기에 느끼는 당연한 권리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져갈 수 있는 이로운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생물학적인 성 뿐 아닌 사회적 성인 젠더에 대한 인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젠더 쫌 아는 10대>(정수임 저)책은 '나다움'이 무엇인지, 우리라는 바운더리에서 너,나,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가져야 할 젠더 감수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십대의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정상과 비정상이 아닌 나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로서의 젠더와 페미니즘이라는 측면. '다양성'이라는 것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쉽게 설명한다. 또한 이상한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것으로 다시 생가해보는 월경과 패션 부분도 새로웠다.
70-80세대인 내가 자랄 당시만 해도 월경을 하는 날, 아픈 배를 부여잡고 분만통에 가까운 생리통을 견디며 회사일을 감내해야했고, "어디 아파요?"라는 상사의 질문에도 그저 "아...배가 좀 아파서요."라고 대답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대놓고 "생리통을 앓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딘가 별난 사람이 되버렸으니까. 여자의 몸에 얽힌 숱한 억압들, 월경이라는 자연스럽고 고귀한 일이 숨겨질 수 밖에 없었던 무구한 역사, 생리대와 관련한 이슈 등 필요한데 배워보지 못한 정보들이 내게는 신선했다. 비록 이 책은 십대를 위한 책이나, 사십대인 나에게도 말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 무수한 역할로 구분지어지는 세상에서 아이들이 만나게 되는 다양한 역할들을 저자의 눈으로 살핀다. 여성성, 남성성, 그리고 성 역할. 여자와 마찬가지로 남자에게도 "남자는 모름지기 이래야지."하는 생각들을 일컬어 '맨박스'라 불린다는 사실을 배웠다. 섬세하고 여린 감수성의 미취학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새롭게 마주하는 전통적인 역할의 굴레에 대해 '남자','여자'가 아닌 '아무개 누구!'로 바라보며 육아를 하기 위해, 나부터가 뿌리깊게 갖고 있는 편견과 관습을 털어내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데이트폭력, 혐오, 그리고 성평등과 관련한 사회이슈들을 다루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인지가 무엇인지 고심할 기회를 준다. 충격적이 었던 것은 책에서 소개된 <현모양처>(김인순 화가 작)그림이었는데, 그림을 찾아본 후 직관적으로 들어오는 불편한 감정들의 소용돌이에서 깊은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 호주제 폐지와 관련한 이태영변호사의 위인전을 열살 딸래미는 좋아한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그동안은 위인전만 읽었다면 이 책과 함께 연관하여 당대의 용기있는 목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든다.
책의 가장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작가는 말한다.
"무심해서 몰랐던 세상에
예민하지 못해 느끼지 못했던 세상에
혼자가 아닌 너와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에
찾아온 너를 환영해!"
<젠더 쫌 아는 10대, p.155>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세상에는 젠더가 아닌 능력에, 인간 본질에, 소수자를 배척하지 않고 함께 어울어져 역사 속에서 오랜시간 기울어진 추를 바로잡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