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린이한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평점 :
팡쓰치의 첫사랑 낙원 서평단에 뽑히고 해가 지기 전의 주말에 책을 끝냈습니다.
3주간의 주말마다 팡쓰치를 만났고 책을 읽는 내내 스스로의 감정 변화가 격해지는 것이 직접적으로 느껴졌던 책, 읽는 동안 저도 모르게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내질렀던 부분이 있었고 수많은 경악들을 속으로 삼키며 읽은 책입니다.
제가 감히 이 책에 대해서 무어라 말해도 괜찮을까 싶은 그런 심정입니다만, 책을 읽어갈수록 넘길 페이지가 없어진다는 것이 슬퍼졌던 것에 비해 끝마무리가 굉장히 가감 없이 끝났습니다.
이 책을 다 읽었다는 안도감도 잠시, 작가의 후기와 옮긴이의 말을 읽음으로써 이 책이 비로소 완성됨을 느꼈습니다.
아마 이 책의 마지막 완성은 작가 후기와 옮긴이의 말 아닐까 싶습니다..
옮긴이의 말에 나와있는 린이한 작가의 인터뷰는 제 마음속 한구석을 깊숙이 찔렀습니다.
이 고통이 단순히 소설이 아닌,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또 물리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책을 내려놓지 말라는 당부의 말은 끝내 저를 울렸습니다.
저는 그 말이 지금도 어디선가 존재하는 또 다른 팡쓰치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후기를 이렇게 남기는 것도 힘이 드네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인간 같지도 않은 놈들, 쓰레기들, 역겹고 토악질이 나오고, 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추악함이 너무나도 많았으며, 이런 이것을 사람으로 보아도 되는가? 등의 그런 단순한 감정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팡쓰치가 아닙니다.
그들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제가 이렇게 가벼이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느낀 잠시의 고통을 토로하는 것조차 사치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을 받기 전 메일이 한통 왔었습니다.
편집 담당자님의 말이었는데, 책을 진행하면서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가도 아무에게도 안 보여주고 싶은 책이라 느끼셨었다고.
이유를 알 것 같다가도 책 속 다른 작가들의 서평까지 마저 읽고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모두가 지금도 팡쓰치가 실존하고 있음을, 그 존재를 알아야 하고, 우리는 이 일이 반복되지 않게끔, 또 다른 팡쓰치가 나오지 않게끔 지속적으로 분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