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정성의 힘 - 어떻게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인가?
제임스 H. 길모어.B. 조지프 파인 2세 지음, 윤영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휴학 전에 한학기동안 스타벅스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걸 답답해 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카공족’ 이 되었던 것 같다. 매일 스타벅스에 가다 보니 그 브랜드의 마케팅에 관심이 생겼다. 레드오션인 커피 산업에서 이렇게 독보적인 1위를 지키는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책을 읽으며 내가 어렴풋이 느꼈던 브랜드의 이미지가 구체화 된 느낌이다. 특별한 맛이나 가격적 메리트가 있지 않음에도 유독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숍 가운데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진정성에 있다.

책에서 나온 다섯 가지 진정성의 원칙에 따라 스타벅스의 마케팅을 분석해보려 한다.
1) 상품 : 자연성의 진정성
사람들은 자연 그대로의 상품에 진정성을 느끼기 마련이다. 소비자로써 스타벅스에 들어갔을 때 처음 느끼는 감정은 편안함이다. 인위적인 색채를 더하지 않은 원목 인테리어와 소파 등은 가공이 적은 자연적인 느낌을 소비자에게 준다.
2) 제품: 독창성의 진정성
독창성을 강조한 브랜드의 대명사로 우리는 애플을 꼽는다. Think Different 라는 슬로건 조차도 비문법적으로 독창적인 이 기업은 언제나 새로운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킨다. 프랜차이즈 매장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독창성, 새로움이 사라지고 범용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매장별로 확연한 차이를 두어 독창성을 유지한다. 모든 매장은 가구 배치와 구성이 다르고 지역 특성을 고려하기도 한다. 제주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흑임자/ 녹차/ 한라봉 음료나 케잌 등이 그 예시다.
3) 서비스: 특별함의 진정성
그렇다면 특별한/ 차별화된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 나는 사이렌 오더나 리저브 매장에서 스타벅스만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사이렌 오더로 주문할 경우, 소비자가 설정해 놓은 별명을 호명해준다. 그리고 진동벨을 쓰지 않음으로써 고객 한명한명 특별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스타벅스의 철학 역시 진정성에 한발짝 다가가 있다. 리저브 매장 역시 기존의 스타벅스가 가진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마케팅이다. 바리스타가 원두를 설명/ 추천해주고, 바 테이블에 앉은 고객의 앞에서 드립커피를 직접 내리는 모습은 소비자가 제품 뿐만이 아니라 맞춤형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한다.
4) 체험: 연관성의 진정성
사람들은 개인적 경험이나 고유의 것을 체험하며 진정성을 느낀다. 일본에서 료칸에 가고 스시를 먹는 사람들은 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데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주는 특별한 체험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이 스타벅스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한 데서 온다고 본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초록색의 사이렌 로고와 점심 식사 이후의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은 ‘여유’ 를 선사하는 것이다. 그들은 일상 속에서 잠깐의 휴식을 스타벅스 커피를 구매하며 체험한다.
5) 변용: 영향력의 진정성
제품을 구매한 이후 그 소비행위가 사회, 혹은 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역시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사회 공헌활동을 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쓴다. 스타벅스는 공정무역으로 거래한 커피를 28개국에서 판매하며, 소비 행위를 통해 커피 농가를 도울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착한 소비에 중점을 두는 소비자들이 많은 요즘, 공정 거래나 일정 수익을 기부하는 등의 전략은 필수적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
“ 진정성을 보여주는 마케팅을 하되, 그 진정성이 가공되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 소비자는 떠난다.”
상품의 질이나 가격만을 보고 소비했던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의 소비자들은 상품의 진정성에 집중한다. 소비 행위를 통해 자아실현의 욕구까지 만족시키는 요즘,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 기업은 진정성 있는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성의 힘> 은 제품 마케팅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좋은 안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