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아이를 감염시킨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실에서 개발되었다는 걸 40년 전에 소설 내부의 설정으로 고안해 낸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소설이 코로나 19로 인한 현재 상황과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지는 않다.
<어둠의 눈>은 추리 서스펜스물 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소설은 아들 대니가 죽은 줄만 알았던 티나가 아들 방에서 ‘죽지 않았어’ 라는 메시지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의 생존은 확실시되고,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티나와 그녀의 연인 엘리엇은 사건의 근원지에 가까워진다. 결국 대니는 정부의 우한-400 감염실험에 이용된 피해자였고 그 과정에서 생긴 초능력으로 그 둘을 불러들인 것임이 밝혀진다.
내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건 소설의 전개 방식이다.
넷플릭스 원작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면 책을 읽는 내내 너무도 익숙한 느낌이 들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에서도 한 아이가 실종되고, 전구가 깜빡이거나 주파수에 맞춰 신호를 보내는 등의 초자연적 방법으로 아이가 바깥 세상에 연락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단서들에 맞춰, 아이들이 서서히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가까워져 간다.
대니가 보내는 신호에 대해 티나는 엘리엇에게 이렇게 표현한다.
"있죠, 마치... 밤 자체가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 밤과 그림자와, 어둠의 눈이요."-<어둠의 눈> P. 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