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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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0년 전 '코로나19' 를 예견한 소설

2020년 전 세계 역주행 베스트셀러 1위!

<어둠의 눈> 출판사 소개글 중

40년 전 ‘코로나19’를 예견한 소설이라니..나는 책을 받자마자 바로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우리들의 일상을 완전히 바꾸어버린 바이러스에 관한 내용은 내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책의 뒤편에 써있는 문구에는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지역명까지 언급되어 있었다. 이 문구를 본 뒤부터 나는 책을 읽는 내내 우한-400이라는 글자를 찾기 위해 매우 집중했다. 바이러스에 대한 언급은 451페이지 분량의 책 중 435 페이지에 처음 나온다.

작가가 아이를 감염시킨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실에서 개발되었다는 걸 40년 전에 소설 내부의 설정으로 고안해 낸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소설이 코로나 19로 인한 현재 상황과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지는 않다.

<어둠의 눈>은 추리 서스펜스물 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소설은 아들 대니가 죽은 줄만 알았던 티나가 아들 방에서 ‘죽지 않았어’ 라는 메시지를 발견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들의 생존은 확실시되고,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티나와 그녀의 연인 엘리엇은 사건의 근원지에 가까워진다. 결국 대니는 정부의 우한-400 감염실험에 이용된 피해자였고 그 과정에서 생긴 초능력으로 그 둘을 불러들인 것임이 밝혀진다.

내게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건 소설의 전개 방식이다.

넷플릭스 원작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면 책을 읽는 내내 너무도 익숙한 느낌이 들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에서도 한 아이가 실종되고, 전구가 깜빡이거나 주파수에 맞춰 신호를 보내는 등의 초자연적 방법으로 아이가 바깥 세상에 연락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단서들에 맞춰, 아이들이 서서히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가까워져 간다.

대니가 보내는 신호에 대해 티나는 엘리엇에게 이렇게 표현한다.


"있죠, 마치... 밤 자체가 우리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 밤과 그림자와, 어둠의 눈이요."-<어둠의 눈> P. 249

40년 전에 쓰여진 소설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읽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정말 대니가 살아있을까?’ 라는 의문을 독자도 함께 품으며 주인공을 따라가도록 단서를 하나씩 던져주는 작가의 필력은 놀라웠다. 또한, 대니가 있는 장소를 추리하고 정부 요원들을 따돌리는 주인공들의 작전은 창의적이기까지 하다. 전쟁통에도 사랑은 피어나듯, 그 와중에 나오는 약간의 로맨스까지.

생화학 무기를 만드는 전체주의 국가들에 대항하기 위해 설립된 시에라네바다산맥의 연구소에서 미국은 적국들과 똑같은 생체실험을 하고, 무기를 만드는 ‘괴물’ 이 되어 있었다. 여기에 목숨을 걸고 아들을 구출한 주인공과 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 과학자를 통해 작가는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글쎄요. 나는 이제 어떤 조직보다 개인들이야말로 훨씬 더 책임감 있고 도덕적으로 행동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그래서 우리가 정의의 편에 서 있는 거죠.” -<어둠의 눈> P.381


속도감 있는 전개와 기발한 구성. 잘 짜여진 스릴러 미국드라마 한 편을 정주행 한 느낌이다. <기묘한 이야기> 같은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추천한다.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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