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이단자들 - 서양근대철학의 경이롭고 위험한 탄생
스티븐 내들러 지음, 벤 내들러 그림, 이혁주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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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철학의 이단자들>

 

나는 철학에 있어 문외한이다. 책에 등장하는 철학자들 중, 낯익은 이름은 데카르트, 홉스, 로크 정도였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그리고 아이작 뉴턴은 내게 과학자로써 익숙한 이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로 18명의 철학자들이 어떻게 서양 근대철학을 발전시켰는지 정말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물론 한 사상가의 심오한 이론서에 견줄 수는 없다. 하지만, 나 같은 초보 독서가들에게는 서양철학의 용어에 익숙해질 수 있는 좋은 입문서이다. 

 

많은 내용들이 압축적으로 들어 있어, 정리를 하며 책을 읽었다. 짧은 교양수업을 청강한 기분이었다. 우선, 데카르트는 기계론적 자연학을 주장하며,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다는 심신이원론을 펼쳤다. 그에 따르면 물체는 연장의 속성만 가질 뿐, 정신과 어떠한 공통점도 없다.

뒤이어 등장한 홉스는 정신도 물질이라며 데카르트를 비판했고, 정치적으로 절대 군주론을 주장한다. 스피노자는 신과 자연을 동일하게 보고, 인간의 정신과 육체는 하나로써 필연성에 의해 작동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홉스와 달리 최선의 정치제는 민주주의라는 입장이다. 이후 라이프니츠는 스피노자와 같은 형이상학적 이론을 펼쳤지만, 무한한 가능세계 중 이곳이 최선의 세계라는 면에서 결을 달리한다. 감관론을 주장한 로크와는 달리, 본유관념을 옹호했다.

로크는 홉스의 절대군주론을 비판하며, 다수 시민의 결정에 따른 국가의 존재와 자유의 보존을 주장했다. 그리고 보일의 영향을 받아 엄격한 경험주의를 지향하며 관념을 설명하고자 했다.

지배적인 데카르트의 철학이 깨진 건, 물체에 존재하는 감각적 성질과 자연학에서 힘의 작동을 설명하는 문제 때문이었다. 이후 공간과 물체를 독립적으로 분리하며 만유인력으로 여러 운동을 설명한 뉴턴의 자연철학이 등장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종교재판소에 갈릴레오를 세웠던 이들은 틀렸습니다 ... 도미니크회 수사들이 우연히 만유인력의 법칙에서 이단설을 발견했다면, 아이작 뉴턴 경은 다른 이단자들과 줄지어 걸어갔을 것입니다. 지옥복을 입고, 화형장으로. ”

 

당시 종교 박해에도 많은 철학자들의 목소리 덕분에 현재 정치, 과학, 그리고 인문학의 근간이 마련될 수 있었다. 그들의 삶이 담긴 철학이라는 학문을, 더 알아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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