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ㅣ 지금당장 3
데이비드 A. 카보넬 외 지음, 제효영 옮김 / 심심 / 2024년 4월
평점 :
‘들어가는 말’에서 부터 책에 등장하는 모든 방법이 세계 곳곳에서 실시된 다양한 연구로 효과가 검증된 확실한 치료법이라는 강한 어조는 안심과 동시에 약간은 약장수 느낌이 나긴 했습니다.
불안을 날리는 44가지의 방법이라 해서 44가지의 각기 다른 실천법이 나올 줄 알았지만 대부분의 방법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대략 아래 정도의 내용으로 기억됩니다.
불안감을 떨어뜨리려 일부러 노력하지 마라.
떠오르는 생각을 회피하려는 노력도 하지 마라.
그냥 받아 들여라.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자.

책은 어려운 의학적, 심리학 적인 설명은 최소화 하고 쉬운 문체와 내용으로 편안히 읽을 수 있는 방향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맞닥뜨릴 수 있는 케이스를 ‘알아야 할 사실’로 먼저 기술하고 이를 해결하는 ‘실천방법’ 을 1대 1로 묶어 44번을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그 때 그 때 찾아서 읽는 것도 무리가 없습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것이 나쁘지 만은 않은 것이 사실 이 책을 찾게 되는 독자가 필요한 방법이라는 게 아주 특별한 것이 아니라 알고는 있지만 자꾸 망각하는 것을 끊임 없이 스스로 인지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 입니다.
개인적으로 한 15년 전 쯤에 사회불안장애 증상으로 정신의학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인지행동 집단테라피 세션에 수개월 참가한 경험이 있습니다.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불안증세를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미드에 많이 나오는 그런..)
자신의 증세를 자신의 머리로 정리하면서 입 밖으로 소리내어 남들에게 말하는 과정 자체가 책에서 설명하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다 녹아 있는 방법이라 오랜 만에 기억이 났습니다.
참가자들은 다양한 형태의 불안을 각기 안고 있고 그 증세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영향의 방향이나 정도도 모두 제각각 입니다.
그것이 세션에서 알게 된 가장 큰 수확입니다. 이 사회의 구성원들은 누구나 어느정도는 가지고 있다는 점… 별스러울 게 아니라 서로 그렇구나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갈 정도이니 너도 맘 크게 쓰지 말라는 점.
그래서 책의 구체적인 실천방법들이 반갑고 이쁘게 보였습니다.
이미 겪어왔던 것들인데 실천을 하지 않고 머리로만 떠 안고 있으니 결국 다시 잠을 못자는 날들이 많아진 요즘 이었습니다.
신기한 건 다시 이 책을 읽으며 실천 방법을 상기하는 것 만으로 꽤 불안감이 줄어서 지난 일주일 동안은 잠을 잘 잤습니다.

생각은 통제되지 않는다.
통제하려 할수록 더 강한 반발로 올 수 있다.
생각을 평가하려고 말고 그저 호기심으로 관찰하자.
그리고 중요한 것은 ‘유머’를 가지도록 하자!
불안한 생각을 ‘노래’로 재밌게 불러보고 ‘시’로 비틀어 생각해 보자.
이러한 방법은 내가 처한 상황이 만들어 내는 불안한 생각을 그저 불안감으로 만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 나는 어디에 서있고 지금 내가 해야할 것은 무엇인 가를 찾아가게 하는 좋은 실천법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좋았던 챕터는 ‘생각의 중간지점 찾기’ 입니다.
현실에선 늘 어느 정도의 중간 지점이 존재 한다는 점을 기억해서 이분법 적인 사고를 버리고 극단이 아닌 중간 영역 정도의 생각으로 바꿔보자는 실천법 입니다.
이것은 이미 벌어진 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에도 해당되는 내용이었습니다.
일이 틀어질 때 매우 쉽게 화를 내고 ‘이젠 끝이야!’ 라고 말해버리는 것들은 본인 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 까지도 힘들게 하는 모습입니다.
본인의 기대와 달리 나쁜 쪽으로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는 항상 일상으로 다시 복귀해야 합니다.
나쁜 방향으로 극단적으로 단정 짓고 화를 내고 결국 시간이 꽤 흘러서야 서서히 회복하는 방향이 아니라 처음부터 감정의 기복을 크게 하지 말고 중간 정도 지점에서 타협해 보는 것입니다. 이런 실천이 습관화 되면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대하는 내 마음의 수위도 많이 낮아질 것으로 생각 됩니다.
책의 마지막 챕터는 ‘사회생활에서 불안을 해소하는 법’ 입니다.
여기서는 몰아치듯 여러가지의 실천법이 제시되어 있는데 간략하게 알아두면 좋을 조언들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아마 이 내용들 만으로도 시중에 수많은 책들이 나와 있을 겁니다.
저도 이런 내용을 20년 전에 알았더라면 병원에 갈 정도로 사회 불안 증세를 키우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초년생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내용들 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