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의자 SN 컬렉션 1
이다루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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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 아래 부분에는 이다루 소설이라고 쓰여 있다그러나 책을 처음 펼쳐 보았을 때 고개를 꺄우뚱했다. 25편의 짧은 글이 실려 있어 에세이집에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이처럼 이 책은 단편소설 25편이 잘 어우러져 있다어우러져 있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각각의 글이 때로는 별개로 때로는 연결되며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이다.

 

책 말미의 <작가의 글>에서 작가가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관계에 관한 이야기이다주인공들은 일상에서 맺게 되는 수많은 관계의 연결고리 속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해 준다작가가 직접 경험하지 않았다면 결코 그려낼 수 없는 장면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는 독자들로 하여금 끊임없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히책의 중반 이후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몇 편의 글들은 초등 1학년 아이를 둔 학부모들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그 또래의 아이둔 학부모면 누구나 격하게 공감하며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웃픈’ 현실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불편하기 때문에 드러내기 어렵지만아픈 현실인 그런 이야기 말이다.

 

아이를 중심으로 한 학부모 간의 관계 외에도 작가는 다양한 관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직장 동료가족시누이연인심지어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마주친 타인과의 이야기까지...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모든 만남은 관계를 만들고당사자들로 하여금 의미를 부여한다그 관계와 의미는 시간에 따라 변하며 그렇게 일상은 진행된다.

 

책을 덮으며 책의 제목인 기울어진 의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기울어진 의자는 단편 25편 중 직장 동료와의 이야기인 한 편의 제목이기도 하다의자 다리가 빠져 손으로 잡으면 수평을 유지하지만손을 놓으면 금방 다시 기울어지는 의자는 마치 우리들이 맺고 살아가는 수많은 관계의 모습을 비유하는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힘을 주어 잡아야만 유지되지만힘을 빼는 순간 금새 무너져 버리는 그런 관계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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