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식품은행입니다! 아주 좋은 날 책 한 권 2
최진우 지음, 김태란 그림 / 아주좋은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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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급식실에서는 '푸드뱅크'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 사업이 있다는 것을 이 학교에 와서 처음 알게 되었고 그 뜻을 알게되고는 참 감동받았다. 아이들 배식하고서 남은 깨끗한 반찬들을 푸드 뱅크에 기증하면, 음식을 먹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께 전달된다. 평소 우리 학교 급식실의 이런 제도를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며 영양교육과 환경교육, 나눔교육을 해왔던 나는 식품은행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 '딩동! 식품은행입니다'에 많은 기대를 하고 책을 신청했다.

'갖가지 기업에서 어떻게 식품은행을 운영하는지 사례를 보여주면 좋겠다.', '학교 급식과 푸드 뱅크를 연계해서 설명하면 좋겠다.', '학교에서 하는 기부도 있지만, 개인, 지역사회 작은 가게, 대기업에서도 기부할 수 있는 것이 나오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동화니까 '식품 은행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체험해보지 않을까?', '동화적인 요소를 넣어서 투명인간이 되거나 타임머신을 넣어서 세상을 지켜보는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는 예상도 했었다. 이 책을 받으며 이런 상상과 기대하는 게 즐거웠다.


[사진]


드디어 책을 받고 내용을 펼쳐보니 내가 예상했던 방향과 꽤 다르게 이야기가 흘러갔다. 전반적인 이책의 내용, 주제는

- 학교에서의 편식 모습

- 일상에서의 폭식과 음식 낭비

- 사회에서 잔반을 줄이기 위한 노력 - 남은 반찬 싸가기, 식품 은행

- 식품은행을 통해 혜택 받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음

이 정도가 되겠다.



'아이들이 어떻게 느낄까'하는 관점에서 읽어보았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첫째, 이 책에서는 생활 속에서 음식을 낭비하고 있는 상황을 현실감 있게 많이 보여준다. 해당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혹시 내 모습과 닮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며 거울을 비추듯 행동을 반성해 볼 수 있다.


 둘째, 음식점이나 급식실에서나 마트에서 잔반과 낭비되는 음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느낄 수도 있다. 일상생활 중 그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느끼는 것이 좀 다르지 않을까. 셋째, 식품은행이라는 존재와, 학생들도 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제목만 보고 내가 기대했던 것과 이야기가 달라서인지 아쉬운 점이 많다.

첫째, 내용이 학교, 집, 음식점 등으로 각각 나뉘어서 서술되어 있고, 사건 간의 관계가 매끄럽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편식과 낭비'라는 주제만 같을 뿐이다. 아마도 작가는 학교, 집, 음식점에서 너무도 많은 것이 낭비되고 있음을 알리려고 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도 푸드뱅크로 기부하고 지역사회에서도 기부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사건을 진행시켰다면 내용이 더 매끄럽지 않았을까?

 이에 덧붙여 말하자면, 내가 위와 같은 기대와 맞지 않아 실망한 것은 '식품 은행'이라는 제목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 내용이 식품은행이 아니라, 대식이의 편식, 과식, 낭비이므로 제목을 다르게 지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한다.


둘째, 갖가지 편견들이 책에 녹아있다. 이 책에서 주인공 대식이의 엄마는 운전을 잘 못한다. 남자아이 대식이와 명수는 개구쟁이고 여자아이 소연이는 야무지고 똑부러진다. 작가가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여자와 남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이 무의식 중에 쓰여진 것이라고 느껴진다.

 또, 혜택을 받는 가난한 가정의 아이를 하필 조손 가정의 아이로 설정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아마도 누군가는 식품 은행을 통해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을 책 속에서 등장시키고 싶었던 것 같은데, 조손가정의 아이는 가난할 것이라는 편견이 녹아있는 것이다.

 조손 가정의 아이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데 있어서도 소연이가 대식이에게 뒷말을 하듯 얘기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말 끝에 소연이는 '비밀이야~'라고 대식이에게 얘기한다. 현실에서는, 아이들은 '비밀이야~'라고 얘기하면 정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그 비밀이 밖으로 나가는 순간 유출한 아이를 죄인으로 몰아간다. 비밀은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비밀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고 심지어 어른도 그런 경우가 있다. 왜 굳이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 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었는데...


 작가가 의미를 부여하고자 의도적으로 설정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다른 일반적인 동화의 프레임을 따랐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이제는 더 고민하고 머리를 싸매서, 조금 불편하지만 사회에 있던 편견들을 벗어내서 글을 써야 할 때이다. 글을 통해서 기존 세대의 가치들이 후대에게 내려오는데, 차별이라는 의미를 무의식 속에 후대에게 내려줄 필요는 없으니까.



셋째, 시대에 맞지 않는 설정들이 있다. 교장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을 혼냈다는 표현을 보고 까무라치게 놀랐다. 요즘 학교 자체가 매우 강조되고 있다. 직급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하나의 교육공동체로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직급이 비교적 높은 사람이 비교적 낮은 사람을 혼냈다고 표현하는 이러한 사고는 옛날 방식이다. 또, 회의 하느라 수업을 한 시간 늦게 들어 오는 일은 요즘 시대의 초등학교에서는 거의 일어나기 불가능하다. 수업시간, 심지어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지 않아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물기 때문이다. 아동인권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학교가 아직도 이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어이없다. 학교 현장에 있는 선생님에게 한번이라도 자문을 구했으면, 이 설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었을텐데 정말 아쉽지 않을 수 없다.


한가지 궁금한 게 있다면, 실제 있는 단체는 '푸드 뱅크'인데, 왜 굳이 식품 은행이라고 이름지었을까? 실제 단체 명을 사용할 수 없어서 직접적인 용어를 피한 것인지? 아니면 영어라 한국어로 대체한 것인지?


총평을 하자면,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면 '낭비가 많이 되는 구나', '식품 은행이란 것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낭비를 줄여야겠다', '식품 은행에 관심을 갖고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은 들기 쉽지 않을 듯 하다. 그러나 여러가지 사회적 경험의 자극이 필요하고, 궁금한 것이 많은 중학년을 대상으로 한다면 읽기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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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 - 고지마치중학교의 학교개혁 프로젝트
구도 유이치 지음, 정문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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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처리를 하는데 있어 비교적 보수적이라고 생각되는 우리나라보다도 훨씬 더 보수적이라는 일본. 단순한 것 하나를 변경하는 데에도 굉장히 신중을 기해서 회의를 반복한다고 한다. 잘 바뀌지 않는 만큼 신중하고 섬세한 장점이 있는 반면, 융통성이 부족하고 변화하는 사회에 빨리 대응하지 못할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일본 문화를 알고 있기에 일본 중학교 교장선생님의 저서 ‘학교의 당연함을 버리다’는 제목만 봐도 궁금증이 생겼다.

 구도 유이치 교장선생님은 진보적인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으시다. 지금 현재 교육에 있어서 ‘수단이 목적화 되어 있지 않은가’하는 문제 의식을 가졌다. 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그 목적에 맞게 나아가야 하는데, 목적과 상관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습관적으로 학교에서 행해지는 관습들이 있다. 구도 교장 선생님은 그것을 중간고사, 기말고사 폐지, 숙제 폐지, 고정 담임제 폐지 등으로 정하였는데 또 유의해야 할 것은 이것들 조차도 “꼭 없애야 해!” 하는 관습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학교상황에 맞게 목적을 설정해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학교 관리자로서 할 수 있는 혁신에 주목하고 싶다. 교복 선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학생들과 학부모 등과 한다던지, 학교를 커뮤니티 스쿨로 만든다든지, 교사들의 수업 집중도를 위해 업무 효율성을 추구한다든지, 교사들이 찾은 생활지도 방식을 뇌과학자를 초청해 근거를 만든다던지 하는 것이다. 학교장으로서 학교 혁신을 한다면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하나의 멋진 예시가 되어 귀감이 된다.

 구도 교장이 이 책에 쓴 말들에서 꼭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이 많다. 아마도 올바른 교육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이 나에게 하는 조언처럼 느껴지는 것일테다. 기억하고 싶은 문구는 아래 4가지로 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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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람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어떤 일에 몰두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그럴 때 긴장감도 느끼게 되며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가 생긴다. 반대로 시키는 사람이 세세한 부분까지 다 지시해 버리면, 상대는 머리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만 열심히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재량권과 동시에 책임과 리스크가 같이 주어질 때 비로소 일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다.”

 실제로 어떤 관리자는 정말 사소한 하나하나까지도 교장의 결재를 받기 원한다. 일을 하는 데 완벽하지 않을까 불안한 것이다. 완벽하게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실무를 하는 교사를 믿지 못한다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다. 이런 관리자 아래에 있으면 별 생각 없이 일을 해도 되기 때문에 편한 면도 있고, 실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내 일이라고 생각되는 ‘오너십’, 일의 혁신, 창의성은 전혀 생기지 않는다. 점점 시키는 것만 하게 되므로… 교사와 학생의 관계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2.

“따돌림 실태 조사는 '따돌림을 발견하고 대응하겠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 '수단'에 집착한 나머지 조사 결과에 나타난 숫자의 많고 적음이나 그 원인 추궁에만 시선이 쏠린다면 원래 목적을 잃게 된다.

그 문제가 아이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만약 해결할 수 없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곰곰히 살펴봐야 합니다.”


 

정말 동의하는 바이다. 일본의 따돌림 실태조사와 비슷한 조사로, 한국에는 ‘학교 폭력 실태조사’라는 것이 있다. 처음 이런 제도를 만났을 때는 마음이 참 따뜻했다. “어려움이 있을 때는 너를 도와줄 많은 어른들이 있어. 걱정하지 말고 우리를 믿어” 라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이 일을 직접 만나보니, ‘실태가 한 건이라도 나오면 평화롭지 않은 학교’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심지어 이 건수를 공개하고, 어떻게 건수를 낮출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렇게 해서는 어떤 이득도 볼 수 없다. 이러한 방식보다는 문제의 더 깊은 근본에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3.

“문제 상황을 배움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주체적으로 화해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하는 데 지도의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 때 “싸우지 마. 싸움은 나쁜 거야.” 라고 얘기하던 때가 있었다. 어쩔수 없이 일어나는 이 싸움에 대해 아이들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싸우는 아이들이 생기면 그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말썽꾸러기가 되어있었다. 또, 미움받고 싶지 않아하는 여자아이들은 싸움을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가져가 버려서 어른들이 파악하지 못하게 되거나 더 곪아서 심각한 수준에서 터져버리고는 했다. 30명의 아이들이 매일 좁은 교실이란 공간 안에 있으며 싸움이 없을 수가 없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 이후 나는 학생들에게 “갈등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어. 중요한 건 어떻게 화해하는지야.”라고 얘기했다. 아이들은 조금 달라졌다. 싸움이 생기면, 서로 “싸우지 마.”라고 말하는 대신 “빨리 해결하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방법을 찾기 마련이다. 이 때 선생님이 소개해준 싸움 해결 방법들, 아이 메세지 등을 사용해서 평화롭게 해결하고 다시 잘 지내게 되곤 했다. 이 아이들은 중요한 문제 해결 기술을 습득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기술은 어른이 되고서도 중요한 삶의 배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4.

“우리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학생들이 익혀서 평생 일하는 데 써먹을 가치 있는 내용을 수업에서 다루어야 한다.”

 손가락 몇 번 움직여서 검색하면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지식 주입식 강의만 한다면 자라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식을 찾아서 필요한 지식을 추리는 방법,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회적 기술, 자기 스스로에 대해 알고 조절할 수 있는 능력 등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 심지어는 어른들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단편적인 지식은 그 중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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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이야기이지만, 지식도 중요하다. 어느정도의 지식이 쌓인 후에야 그것을 바탕으로 창의력이 발달하기도 하고, 지식을 가져봐야 지식을 다루는 법을 알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식에 편중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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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가 그 내용과 철학이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 더 재미있게 읽었다. 그러면서도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운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이 든든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교사가 실무를 어떻게 했고, 학생 생활지도와 학습지도를 어떻게 했는지 교사의 입장에서 쓰여졌어야 한다는 점이다. 교사가 학교 혁신을 위해 한 노력들을 책에 같이 담았어야 한다. 이는 저자의 역량의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라, 역할의 문제이다. 관리자가 학교 전체의 시스템을 바꾸고 큰 틀을 바꿀수 있는 역할을 한다면, 교사는 그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세세한 것들을 알맞게 바꾸어 나갔는지는 실무를 담당한 교사만 알 수 있다. 교육과정이라고 하는 교사의 역할까지 교장이 기술하였기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빈약하게 느껴졌고 설득력 없이 느껴져서 아쉬웠다.

 또, 일본 책을 읽을 때마다 항상 걸리는 것이 일본 어투 특유의 번역체이다. 이 책에서는 번역체가 많이 드러나지는 않아 불편함이 적었다. 다만, 지나치게 겸손하게 논문이나 책을 쓰는 일본 문화가 드러나있어 또 불편했다. 자신의 업적을 세웠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기술 할 때마다 지나치게 겸손한 말투를 하며 주변 사람의 공으로 돌리고는 하는데, 이 부분이 한 문단을 차지할 정도로 길어서 글을 읽다가 내용을 파악하는데 방해가 되곤 했다.

 내가 언급한 아쉬웠던 점은 표면적인 면에 불과하고, 그 본질적인 면에서는 배울점이 아주 많은 뜻깊은 책이다. 이 책은 학부모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교사, 특히나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학교를 운영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 학교 관리자를 위해 추천한다. 어떤 마음 가짐으로 학생들을 만나야 하는지 고민 되는 교사를 위해서도 추천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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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을 부탁해 - 4차 산업혁명 인재를 위한 발명 교과서
이승택 외 지음 / 꿈결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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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5월 전후가 되면 과학의 달이라고 해서 초등학교에서 큰 행사가 벌어진다. 발명 대회도 그 대회들 중 하나인데, 해마다 여러 학교 구성원의 대단한 관심사가 된다. 지난 번에는 발명 대회에서 여러 번 수상한 경력이 있는 친구가 우리 반에 오게 되었다. 최선을 다했으나, 더 잘 지도해주고 싶었는데 방법을 몰라서 아쉬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선생님이 쓰신 책이라는 이 책, ‘발명을 부탁해’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발명 교육을 지도하는 교사를 위한 책이 아닌, 발명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보니 우리 반 학급 문고에 비치해두고 발명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슬쩍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이라고 느껴졌다. 

 

 발명이라고 하면 무언가 굉장하고 새롭고 획기적인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주변에서 불편을 느끼는 아주 작은 것만 바꾸어 주더라도, 불편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된다면 발명이 될 수 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수 많은 사례들이 있다. 이런 내용들을 ‘발명, 고정관념을 깨!’라는 제목의 chapter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후에 ‘왜 발명이 대세일까?’라는 chapter 2에서 발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유발을 하고, ‘발명, 이렇게 할 수 있어!’, ‘발명, 이렇게 시작해 봐!’라는 chapter를 통해 발명을 하고 싶은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례와 방법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저자가 초등교사여서 그런지 지도한 학생들의 수많은 사례를 갖고 쉬운 언어로 풀어 적어서 책장이 쉽게쉽게 잘 넘어간다. 학생들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메이커 스페이스’를 활용한다는 지점이다. 대학원에서 메이커 교육을 접한 뒤로 변해가는 사회 현상이 학교로 들어온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는데 그 실용성과 대중화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이 책에서는 메이커 교육에서 강조하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활용 방법을 자세하게 기술한 것이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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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 말주변 없는 사람을 위한 대화 처방전 36
가와시마 다쓰시 지음, 김은선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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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눈길이 갔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과는 곧잘 이야기를 하고 많이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 받지 않고 대화할 수 있지만, 몇 번 만나고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을 때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마음을 터놓고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주도하고 싶기도 하고, 하다 못해 상대가 던지는 질문에 내 속마음을 섞어 편안하게 얘기하고 싶은데 그것조차 잘 되지 않아 힘들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고 어쩜 분위기를 편안하게 주도해가면서 상대의 이야기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까 하고 고민이 많았던 것이다. 이런 고민을 하는 나에게 이 책의 제목은 그래서 끌렸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비슷한 고민으로 은둔생활을 하다 많은 노력 끝에 결국 그것을 극복해 낸 사람이다. 자신의 아팠던 경험, 성장하기 위해 했던 공부의 내용 등을 섞어 강의를 하기 시작했고, 그 때 만난 내담자들의 사례를 섞어 이 책을 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많아 이해하기 쉽다.

책의 순서는 상대방과의 첫 만남부터 좀 더 깊은 관계로 향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스스로 나의 상태를 진단하고 중간의 한 부분부터 읽을 수도 있겠으나,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읽기를 권한다. 사례중심의 책이지만, 말하기 개념은 앞에서부터 차곡차곡 설명해 쌓아가기 때문이다.

사례 중심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사례 중심이기 때문에 무엇이 핵심인지 놓칠 수 있다는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책을 모두 읽고 정리해보니, 저자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자기 노출,’ ‘5W질문’ ‘감정질문’, ‘긍정하기’, ‘모방복창’, ‘환기복창이다. 말만 보면 어렵겠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내용이 저절로 이해된다.

한 챕터 안에 구성된 내용이 모두 핵심이고 필요 없는 내용이 없다. 한 챕터가 길지 않기 때문에 빠르게 읽을 수도 있다. , 한 챕터가 끝나고 나면 간단하게 한 줄로 정리되는 것이 나오는데 그 내용의 수준이 높아 정리된 한 줄만 읽어도 내용이해가 쉽다.

다만, 이 책은 내용을 전달해 준 도구일 뿐이다. “이런 방법이 있으니 실천해보시오라는 지침서인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생활 속에서 적용하고 관계 대화를 극복해 나가는 것은 철저하게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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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
임동규 지음 / 토네이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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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왜 해야 돼요?”

초등학생이던 제가 선생님들한테 많이 했던 질문입니다. 선생님들의 대답은 다양했습니다.

 

중요한 과목이니까 해야지.”

수학 없으면 세상 살기 힘들어. 더하기 빼기 못해봐, 손해 보고 살지

대학 갈 때 수학 점수가 꼭 필요해.”

 

그럼 보통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대답은 이런 분류로 나오곤 했습니다. 수학이 없으면 세상 살기 힘들다니, 그럼 더하기 빼기만 할 줄 알면 되고 이마저도 계산기로 두드리면 되는데 수학이 삶에서 많이 쓰인다는 말은 공감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대학 갈 때 수학 점수가 꼭 필요하다는 말은 저에게 원동력이 되어 열심히 공부하긴 했지만, 수학에 대해 느끼는 저의 감정은 썩 좋지 않았고 힘들고 재미도 없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교양수업으로 들은 수학 과목은 뭔가 달랐습니다. , , 고등학교 때 들은 계산만 하는 수학이 아니었습니다. 그 세계에 푹 빠져들고 보니 재미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 인생에서 수학머리가 필요한 순간이란 책을 보며 그 때의 교양수업이 생각났습니다. 저에게 그런 신선함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책의 첫 장부터 공감 가는 이야기라 깜짝 놀랐습니다. ‘신호등저는 복잡한 횡단보도에 서서 어느 신호등이 빨리 바뀔 것인가,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 수없이 계산하곤 합니다. 이런 것들이 수학적으로 설계된 것이라니... 그리고 그 설계를 알고 나면 내 시간을 훨씬 줄여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모든 삶은 수학이었습니다.

 

이제는 이전의 저 같은 아이들이 도로 다시 저에게 수학이 왜 필요하냐고 물으면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에 있는 쉬운 사례들을 풀어서 설명해주면 되니까요.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든, 어떤 생활을 하든 수학은 너에게 유용한 삶의 도구가 되어줄거야 라고 말을 건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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