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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은 ‘다음’을 가르칩니다 - 건강, 즐거움, 권리, 관계 맺기, 동의, 안전, 다양성, 몸, 감정
이유정 지음 / 마티 / 2021년 11월
평점 :
성교육은 ‘다음’을 가르칩니다
성교육은 언제나 고민입니다. 어렸을 때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인 까닭도 있고, 올바른 성교육을 하는 법을 교육받지 못한 까닭도 있습니다. 예상컨대 아마도 한국에는 저와 같은 경험치를 가진 사람이 많을 것 같고, 성 개념에 대해 보수적이거나 순결주의를 가진 사람이 대다수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에 대한 논의조차 꺼리게 되면서, 학생들에게 ‘성’에 대한 개념을 어디까지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안타깝습니다. 사회적 합의는커녕 논의도 되지 않은 상황인지라 교육부에서 나온 성교육 가이드라인에 대한 검증에 대한 이슈도 뜨거웠던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많은 것들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성교육이 얼마나 성실히 되고 있는가, 현재의 성교육은 어떤 정책들과 함께 나오기 시작했는가,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성교육은 무엇인가 등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냅니다. 책의 내용이 논리적으로 잘 기술되어 있고, 이론적으로 잘 설명되어 있어서 저자의 말에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지금까지의 성교육은 ‘성폭력 예방교육’에 초점이 맞춰져왔기 때문에 여러 부작용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건강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성교육을 위해 다양한 부분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 내 자신이 제대로 된 성개념을 가져야겠다’라는 것입니다. 보수적인 순결주의 성교육을 받아온 저는 저자가 하는 이야기들이 너무 진보적으로 느껴지고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성교육을 하기 전에 생각해야 하는 ‘청소년의 성관계를 허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라서 제 스스로 더 많은 정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사회적인 시선에 맞써 외로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마음이 쓰였습니다. 보수적인 사회 속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을 위해 소리 내고 책을 쓰는 모습이 멋있습니다. 언젠가 성교육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서 청소년을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성개념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