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이의 수학여행 - 권재원 교육소설 함께교육 5
권재원 지음 / 서유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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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이의 수학여행


 

 이 책은 서울대 출신 중등교사인 권재원 선생님의 교육소설이다. 그동안 ‘안녕하십니까, 학교입니다’와 같은 교육비평서를 통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교육을 분석한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교육소설이라는 이름으로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궁금한 마음에 바로 읽어보았다. 2020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맞춰 출간되었는지, 어쨌든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소설 속에는 권오석이라고 하는 선생님이 화자가 되어 여섯 개의 각기 다른 경험을 풀어내는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했다. 이 책 제목 ‘명진이의 수학여행’도 여섯 개의 소제목 중 하나의 제목을 딴 것이다.

 정말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하고 있는 현실이지만 책에서 나름의 분류기준으로 명료하게 나누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열과 학부모 문제(나미엄마), 노동자에 관한 시각(노동자가 되기 싫어서, 노동자가 되고 싶어서), 사립학교 문제 (풍기문란 기간제 교사), 일본에 관한 시선과 젠더 감수성 (애국소년단), 학교 폭력(명진이의 수학여행), 저소득층위기 가정의 문제(자전거 도둑). 위와 같이 각각의 이야기에는 다른 중심 생각들을 풀어나가는데, 모두가 학교와 관련된 미묘하지만 분명하고,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 소설의 진행방향은 비슷하다. 현재의 문제 중 한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문제로 넘어가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깨달음을 얻거나 문제를 해결한다. 그 과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나가기 때문에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 들을 때처럼 열린 마음으로, 흡입력 있게 읽어진다.

 이 소설에는 신경숙 작가의 그것과 같이 아름다운 표현이나 섬세한 문체는 없다. 그러나 눈 앞에서 그림을 보듯, 내가 직접 경험을 하듯, 표현을 자세하고 감각적으로 써내려간 문체는 있다. 사실 위주의 자세한 묘사가 매력적이며, 그래서 나에게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준다.


 

 학교 안에서의 시선으로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서 볼 수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날카로운 언어로 지적하지 않고, 이야기로 지적하기 때문에 더 깊게 다가오기도 한다. 교사라서 볼 수 있는 내부의 미묘한 문제. 그리고 교사가 아닌 사람은 아마도 생각해내기 어려운 (사소해보이지만 중요한) 문제를 담고 있어 의미있다. 교육소설이라고 적혀있어 꼭 교사가 읽어야 하는 책 같은 이미지를 주지만, 교직에 있지 않은 사람일수록 읽어보고, 현실을 깨닫고, 많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


 

 작가의 말에서 모든 것은 거짓말이라고 강조해서 얘기하고 있다. 현실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일 뿐이라고. 그럼에도 어쩜 일기를 써놓은 듯 느껴지나 모르겠다.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한 가지 눈에 보이는 점이 있다면, 인쇄가 묘하게 삐뚤어져있다. 인쇄할 때 종이를 잘못 대었는지 아니면 잘못 잘랐는지, 보다 보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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