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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힘 -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김형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실제로 사용되는 철학은 어디서에서일까?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새에 모두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작가는 프롤로그부터 쓸모없음의 쓸모라는 타이틀로 우리에게 사용가치에 대한 것을 묻고 있다. 21세기를 사는 지금 현대인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이 철학이다. 그 속에서 인문학이라는 말로 우리는 TV에서 라디오에서 신문에서 인터넷에서 책에서 다양하게 알고자 하는 마음을 풀어내고 있다. 쓸모없다고 느껴졌던 철학이 이 시대의 아이콘이 된 것을 보면 철학이 그 선두에 있지 않나 싶다.
총 21챕터로 나누어 인생, 죽음, 삶의 가치, 정의, 법, 도움, 탐욕, 용서, 약속, 진실 등의 다양한 소재로 철학의 힘을 소개한다.
그 첫 장으로 인생에 대한 이야기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은 나이에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마냥 흘러가는 나의 인생을 앞으로 어떻게 써나가야 할지 생각해보게 된다. '망원경효과'를 통해 내 인생을 들여다 보자면 나에게는 정말 힘든 시간이었고 가장 강렬했던 그 순간도 사실 남에게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빠르게 스쳐 지나간 순간일 수 있다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확실하고 생생했던 그 기억이 말이다.
누군가 말했다. '시간은 금이다'라고.
어릴 때는 그렇게도 가지 않던 시간이 어느덧 어른이 되고 나니 자고나면 한 달, 자고나면 1년이 훌쩍 지나간다. 작가의 말 중에서 내게 확 와 닿았던 말은 바로 '숨 쉴 수 있는 한 호흡이 모자라 인간은 숨을 거둔다'였다. 그렇다. 인간이 죽기로 치지만 언젠가 올 그 죽음이란 것을 생각해야겠지만 마지막 순간에 호흡이 모자라 더 이상 숨을 쉬지 못한다라는 말에는 정말이지 그 한 번의 호흡이 절체절명이겠구나 싶다.
또 과거를 망각하기에 인생이 짧은 것이라고 했는데 한 여성의 예를 들면서 순간 순간을 다 기억하는 자신의 뇌로 인해 그녀는 불행하다고 했다. 과거를 잊지 못해 그리움을 가지고 사는 건 뭐라 할 수 없지만 누군가가 죽거나 누군가와 헤어지거나 정말 가슴 아프고 불행했다고 생각되는 순간들을 매번 기억하게 된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 면에선 잊어버리고 망각하는 것, 기억의 용량이 적은 것 그래서 그 모든 것들이 모두 한 순간이라는 것이 어쩌면 다행이구나 싶다. 그래서 내일이라는 희망을 신이 주신게 아닐까? 나의 내일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사뭇 진지해진다.
작가는 또 우리의 인생이 과연 공평한가에 대해 묻는다. 나는 지금까지 인생이, 인간이 한 순간도 공평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 근본에 철학자 엥겔스는 가족에서 출발이라 한다. 그러나 가족은 그 한 구성원으로 끝이지만 사회는 더 많은 것이 존재한다. 사회는 더 큰 불공평과 불공정이 판을 친다. 어차피 인생은 처음부터 잘못된 불공평 속에 시작이라는 말을 실감한다. 작가는 그 모든 것에서 유일하게 공평한 것은 인간의 의지라고 말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니까.
중간 중간 철학자들의 글들이 삽입되어 있는데 깊이 새겨볼 만한 문구들이 있으니 읽는 재미도 쏠쏠.
죽음에 대한 글에서는 '장자'의 '산목'편에 나오는 사마귀 우화를 들고 있다. 약육강식의 대상으로 매미, 사마귀, 까치의 예를 드는데, 각자 자신의 삶이 집중하느라 다가올 커다란 불행을 감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현자는 닥쳐올 미래를 대비하고 무엇이 이로울지 해로울지 지혜롭게 대처한다는 것. 죽음이라는 공포를 현명한 지혜를 통해 헤쳐나가는 미래에 대한 센서를 켜두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있는 삶일까? 작가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빌어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한다. 우리가 똑같은 잘못을 계속한다면? 앞으로 닥칠 일에 매번 같은 대처를 한다면? 작가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잘못된 길을 스스로 고쳐가며 나아가야만 속도를 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왜 우리는 행복을 갈구하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원하는'것과 '바라는' 것의 차이를 말한다. 노력해서 얻는 것. 그저 있는 그대로가 아닌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그것을 쟁취하는 것. 그 때의 기쁨과 행복을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누군가와의 비교도 하지 말하야하며 쾌락을 탐하지 말고 자아, 자존심, 자신의 위치를 높여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인생에 있어 후회하지 않는 삶이 있을까? 사람은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후회한다고 한다. 책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의 예로 드는데 그는 자신이 좋은 삶을 살다 간다고 했단다.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나부터도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인생은 진짜가 아니다. 다른 인생을 살 수도 있었는데 하고 후회할 때가 많은데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해야할 것은 진심으로 지금의 삶을 후회할 것이 아니라 실수투성이고 매번 실패를 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잊고 다가올 미래의 준비를 위해 현재를 즐기라고 말한다. 카르페디엠!
약속에 대한 글에서는 철학자들도 의견이 분분했다. 어떤 이는 약속은 신의니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보았고 어떤 이는 쓸데없는 명분에 사로잡히지 말고 소신있게 융통성있게 지켜야한다고 한다.
또한 그 약속이 아무리 중요하다 할 지라도 상대방에게 해가 되는 약속이라면 지키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세네카에 따르면 '이 세상에 절대적인 약속은 없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글들 안에서 철학의 숨겨진 의미들을 헤아려보게 되는데, 너무 힘들이지 않고 볼 수 있는 책이라 좋으니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어려울 듯 한 것들을 쉽게 풀어주는 철학자가 있어 좋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