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걷기 수업 - 두 발로 다다르는 행복에 대하여
알베르트 키츨러 지음, 유영미 옮김 / 푸른숲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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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의 걷기 수업 - 알베르트 키츨러

 📎이에 대해 틱낫한은 말한다. "무언가로 인해 마음이 소란스러울때" 걷기를 통해 고요를 되찾을 수 있다. 온전히 걷기에 집중하여 생각하기를 그치고 말하기를 그치고, 비난을 그치며 판단도 그친다. 머릿 속을 산란하게 하여 우리는 현재의 순간에서 멀어지게 하는 모든 것을 멈춘다. (책 속에서)

 걷는다는 것, 그저 단순히 한쪽 발을 뻗고 딛은 후 나아가는 것이다. 제자리 걸음이 아닌, 앞서 걸어가는 것. 우리는 걸어가며 무수한 오감이 작용한다. 냄새를 맡음으로 주변 환경을 알아차릴 것이며, 눈으로 보고 주변 위험을 감지할 것이다. 두 다리는 인지하고 있지 않더라라도 무의식적으로 교차하며 다리를 뻗어나갈 것이다. 이러한 물리적, 환경적 작용이 어떤 인생의 도 道 에 유익함을 주며 내면의 치유까지 얻을 수 있는 것일까?

 걷기는 실제로 세로토닌,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행복감을 불러일으킨다. 코르티솔과 같은 부정적인 민감성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은 줄어든다. 즉 걷기는 약물치료에 버금가는 항우울 효과를 낸다고 한다. 신경정신과 p.울리히 노이만은 그의 임상실험 경험을 놓고, "내가 진료한 환자 중 매일 30분 이상을 산책한 절반 정도의 환자는 정신질환이 치유되었다." 라고 말한다.

 사실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수영, 테니스, 탁구, 골프, 헬스, 요가 등과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무엇이든 첫 산이 어려운 것이라고 하지만, 시니어와 같은 분들은 거주 지역과 가까운 기관을 알아보거나 인터넷 등록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함에 번거로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단 첫 기초 체력을 기르는 것으로 생각하며 걷기를 실천해보자. 동서양의 철학자가 남긴 걷기에 대한 메세지를 책 한 권으로 가볍게 읽어보고 되새김하며 단 30분 내외의 길을 목적지 없이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장비도 필요 없다. 무조건 걷다 되돌아 올때는 다시 걷지 않아도 되는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그것이 걷기 운동에 조금 추가 되는 비용일 것이다.

 신정일 우리땅 걷기 이사장은 말한다. "걸을 때 우르르 너도 나도 같이 쏠려서 일행이 함께 가는 것은 자기의 자아를 찾는다기 보다 그저 다른 사람에 휩쓸려 가는 것이지않나요. 길을 걸으며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될 수 있어요. 칸트,니체,루소 등 수많은 철학자들도 걸으면서 사상을 확립했어요."

 퇴근 후 떠들석한 하루를 보상받으려, 루틴대로 책을 읽는다. 하지만 손에 한번 잡힌 스마트폰에 나의 정신을 그대로 내어준다. 그리고 2분 같은 20분이 흐른다. 같이 살고 있는 견공 댕댕이가 팔등에 자기 턱을 괸다. 아까부터 기다렸는데, 언제 나갈거냐는 메세지를 받는다. 2~3분 더 몸을 웅크리다 하네스를 꺼낸다. 이런 일상 덕분에 하루에 걷는 일이 적지 않다. 또한, 하나의 취미는 들꽃을 찍는 것이다.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는 이름 모르는 들꽃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일. 그것만큼 의지대로 움직여 벅찬 감동을 받는 일이 없다. 자연사 으레 그럴 것이지만, 수천, 수억년 후에도 그대로 근심없이 피어나 만개하여 각각의 기쁨으로 살기를 작게 소원해본다.

 📎우리는 절대적으로 평안한 곳으로 마침내 정착할 수 있는 고향으로 나아간다. 노발리스 소설 <푸른꽃>에서 주인공 하인리히 폰 오프터딩겐은 "우리는 대체 어디로 가는가" 라고 자문하고는 "늘 집으로" 간다고 말했다. (책속에서) 

 돌아가는 길 댕댕이에게 "집에가자"라고 흥얼거린다. 집 가는 길을 알고 있어서, 하네스를 끌고 가는 방향 따라 걸어간다. 교감하며 산책하고 돌아가는 방향이 같아지는 것 또한 소중하다.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산책과 걷기의 중요성에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특히, 철학자들이 자기 내면으로 걸었던 사유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생각해볼 수 있었고, 부유물처럼 떠다니는 생각을 잠시 청소하고 내려놓을 수 있는 나만의 시간들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도 책과 함께 걷기에 대한 예찬을 추천드리며 글로 담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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