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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하기 1은 2인가
존 D. 배로 지음, 김희봉 옮김, 김민형 감수 / 김영사 / 2022년 1월
평점 :
1 더하기 1은 2인가 - 존베로
“여러분이 지금 읽으려는 책은 제가 마지막으로 쓴 책이고, 저는 이제 더 이상은 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수에 대해 중요한 몇 가지를 말하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1+1=2와 같은 연산이 너무나 단순해서 특별히 주의를 기울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초적인 연산의 복잡한 면을 탐구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사물을 더할 때 생기는 미묘한 난점에 대해 알아볼 것입니다. 이 문제를 다룬 19세기와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수학자들에 대해서도 살펴볼 것이며, 그들이 이 문제를 풀고 덧셈을 명료하게 이해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무한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무한을 더하는 법을 배워보며, 무한이 수학의 대상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논쟁도 살펴볼 것입니다. 괴델의 유명한 불완전성 정리를 공부하고, 마지막으로 수학이란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격렬한 논쟁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1+1=2라는 우리의 믿음은 깨어지지 않을 것이다. -러셀,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 대하여
왜 1+1=2인가에 바른 대답은 우리가 알고있는 1이 그러한 1이고 +가 그러한 +이라면 1+1은 우리가 알고있는 그러한 2와 반드시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의 개념을 논리적으로 추상화한 자연수에 대한 공리체계에 의해 1+1=2 라는 참인 명제가 나온다. 하지만 1+1=2 라는 등식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등식을 구성하고 있는 1,2,+,=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 꼭 1+1=2 이여야하는가 라는 질문은 대게 자연수와 덧셈의 개념을 안다고 하는 것에서 출발하지만, '엄밀한 수학적 증명'을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부정확한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1+1=2여야만 하는가? 수학의 최종적인 답변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앞서 설명과 같이, 1과 2와 2와 =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린 문제이다. 즉, 우리가 어떤 필요에 따라 수와 덧셈과 등호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면, 1+1의 값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예로, 시계바늘의 시계방향을 180도 돌리는 작용 (+)1, 시계바늘이 일치하는 작용을 =라고 가정한다면, 1을 두 번 더하면 시계바늘이 제자리에 돌아오므로 1+1=0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이것은 1+1=2라는 우리의 상식과는 모순되는 일이다. 우리는 단지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수 연산 체계를 보고 있을 뿐이다.
현대 집합론의 창시자 칸토르는 수학의 본질을 그 자유에 있다고 말했다. 실로 수학의 막강한 힘은 무한한 상상력의 움직임을 허용하는 자유로움에서 나온다. 필요하다면 원하는대로 정의하라, 그러나 일단 그렇게 정의한 후에는 그 정의를 엄밀히 따르라. 그것이 수학의 규칙이며, 사고의 규칙이다.
정규 과정을 거쳐온 대다수의 한국인은 수학을 어떠한 답으로 귀결되거나 도출시켜야만 하는 문제로써 수학을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20년 8월 미국의 한 고등학생은 자신의 틱톡에 '수학이 진짜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사칙연산 외에 수학적 개념들이 왜 필요하며, 누가 생각해냈는가?' 라고 묻는 영상을 올렸다. 여기에는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멍청한 영상' 이라며 수없는 비난과 조롱이 쏟아졌으나, 수학자 유지니아 쳉, 조던 엘렌버그, 물리학자 숀 캐럴 등 다수의 학자들은 이것이 '매우 훌륭한 질문' 이라고 학생이 '수학자보다 더 수학적으로 생각한다.' 며 답변과 격려를 보낸 사건이 있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복잡한 방정식을 쉽게 풀어내고 공식이나 법칙을 빠르게 기억해내서 기술적으로 잘 활용한다는 말도 되겠ㅈ만, 수와 기호들의 의미가 무엇이며 인간이 이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여 무엇을 하려했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존 베로의 책은 후자의 의미에서 수학을 잘하도록 돕는 책이다.
수학적 지식이 없으면, 쉽게 읽히기 어려운 책이긴 하나, 이 책을 읽으니, 1+1=2라는 어떠한 오해도 비집고 들어갈 틉도 없을 자명한 수식에 배 하나 더하기 사과 하나도 둘이 되냐는 질문과 0에 0을 더하면 왜 그대로 0일지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는 수학을 사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본문에서
‘1+1=2’는 보기처럼 명료하지 않다. 원시인은 물론 불과 수백 년 전 사람 중에도 오늘날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셈을 하지 않은 이가 수두룩했다. 저명한 수학자들에게도 난제였다. 버트런드 러셀과 앨프리드 화이트헤드는 《수학 원리》에서 수백 쪽에 걸친 복잡한 논리 전개 후에야 ‘1+1=2’를 증명했다.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는 ‘1+∞(무한대)=∞’이고 ‘2+∞=∞’이므로 ‘1=2’가 된다는 논리의 귀결 앞에서 좌절했다.
마야의 셈법은 이십진법을 기초로 한다. 기호로 1을 나타내는 점과 5를 나타내는 막대가 있었다. 19까지의 수는 점과 선으로 이루어졌으며, 단순한 더하기 법으로 표현되었다. 아마도 그 이전의 ‘손가락-발가락법’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들은 영에 대한 기호를 발명했다. 그리하여 이 층계식 표기법을 쓰면서 빈 자릿수에 영을 넣었다. 마야인이 만든 영의 기호는 아주 기이하다. 기본적으로 조개를 닮았는데, 간혹 눈을 닮은 것도 있다. 이를 토대로 약간씩 변화하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그려졌다. 그리고 마야인의 영은 ‘완성’을 의미한다.
모든 사물을 숫자로 추상화하고, 이들의 연산을 모든 사물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면 수학으로 온 세계를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리체계에 논리적 모순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것을 사용해서 모든 것이 참이라고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산술이 무너져버린다. 러셀은 '2=1은 참'이라는 거짓 전제를 이용해 자신이 교황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출판사의 도서 제공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