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행복합시다 - 102세, 긴 삶의 여정 뒤에 기록한 단상들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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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행복합시다. - 김형석 


어떻게 사는 사람이 행복한 것인가. 행복학연구에 긴 세월을 바쳐온 전영 교수는 '감사'를 아는 삶,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행복의 제 1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행복을 모른다는 뜻이다. 행복은 단독자의 개념이 아니고 '더불어 사는 삶'의 고백이다. 많은 사람이 불행을 겪고 있어도 나는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더 큰 불행을 치르게 된다. 행복은 공동체 의식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_본문 중에서 


1920년생으로 현재 102세의 연세로 100세 철학자로 유명한, 김형석 교수님의 책 '우리, 행복합시다.'  이전에 읽었던 교수님의 '백년을 살아보니' 라는 책이 기억이 난다. 


사람은 성장하는 동안은 늙지 않는다. 노력하는 사람들은 75세까지는 정신적으로 인간적 성장이 가능하다. (중략) 그러나 정신적 성장과 인간적 성숙은 그런 한계가 없다. 

노력만 하나면 75세까지는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백년을 살아보니 중) 


인간을 유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누다면 노년기는 언제부터 시작되는가? 사회에서는 정년퇴직을 하면서, 제 2의 직업을 갖거나, 70세가 넘어서도 신체적으로 정정하신 분들이 많다. 

따라서 사회적 약속에 따라 노년기를 60세로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다. 작가는 책에서 신체적 한계와 정신적 한계는 다르다고 말한다. 아무리 40대라고 하더라도 공부를 하지 않고

일을 포기하면 녹스는 기계와 같아서 노쇠하게 되고, 60대가 되어서도 진지하게 공부하며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사람의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고, 나의 한계는 내가 배움을 

멈추는 그 순간, 사회에서 한 발 물러선 순간 그 지점부터 노년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102세라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는데, 시인 윤동주를 "윤동주 형" 이라고 하면서 "그 형이 자신보다 공부는 못 했지만 꿈은 더 컸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농담과 

도산 안창호를 선생으로 모시며 설교를 들었고, 북 김일성과는 1945 해방 후 귀국 시, 친분이 있던 목사들이 열어준 환영회 자리에서 조찬을 했다고 하니, 그 세월이 얼마나 깊은지 대략 가늠해볼 수 있었다.


오래전에 친구인 이일선 목사 부부가 우리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의사이기도 하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서 "사람은 둘인데 다리가 여섯이여서 죄송합니다." 하고 웃으면서 인사를 했다. 둘 다 지팡이를 짚고 와서 미안스러웠던 모양이다. 그 유머러스한 태도가 부러웠다. 나도 떄가 되면 지팡이를 짚고 걸으면서 "늙으니까 두다리로는 모자라 셋이 되었습니다." 라고 농담할 용기가 있어야겠다고 다짐했다. _본문중에서 


내가 가지고 있었던 철학자와 교수라는 정형화된 직업적인 편견을 부수고, 김형석 교수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 같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공항에 비행기를 타러 갔는데 전산 오류로, 1살로 되어있었다는 글과 같은 교수님의 재치와 여유로운 농담의 말들이 항상 주변을 편안하고 밝게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된다. 100년의 아득한 세월과 지금도, 글을 쓰고 사유하기를 멈추지 않는 100세의 단단한 거목 앞에서 현재 내가 토하는 핏덩이의 생각들은 아주 작은 경험의 부산물일 것이다. 한 세기 격동의 역사를 지나고 인생의 아주 찬란한 석양을 바라보고 있는 그분의 생각을 읽어볼 수 있다는 경험 자체가 나에게 너무 귀했고, 인생의 당위성을 쫒는 것이 아닌 사랑과 연대의 삶을 소중히 하는 교수님의 철학과 생각을 엿볼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한 책이였다.


인생은 무엇을 닮았는지 아는가? 그것은 눈 위에 찍힌 기러기 발자국 같다. 우연히 그 흔적을 남기긴 했으나 기러기가 어디로 날아갔는지 알 수 없다. - 영화 덴버에서 


나또한, 아직 경험해 본 적 없는 걱정과 불안이 우울로 다가올 때가 있다. 무릇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어둡고 깜깜한 밤이 찾아오면, 모닥불에 의지해 산짐승을 쫒아내려 웅크려 잠을 잤던 

태고의 시절처럼, 우리는 지금도 웅크린다. 다가올 내일을 낙관하고 비관하며 말이다. 비록 내일에 쩔쩔 매는 인간이지만, 희망하고 다짐할 수 있다. 100년을 살아온 선생님의 말처럼, 언젠가 나도

지는 낙조를 바라보며, 유약한 하나의 생명체가 아닌, 조금은 더 단단한 정신으로 지는태양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싶다. 지구에 아주 작은 흔적을 남기고 갈테지만, 그것이 꼭 사랑의 흔적이길 바라며 말이다. 


나를 사랑해준 분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좋겠다는 교수의 마음이 모아, 백세일기 출간 이후 2020년 4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신문에 연재한 김형석 100세 일기 중 몇 편을 고르고 저자가 새로 쓴 글을 추려 모두 48개의 소주제로 글을 엮은 책, 우리 행복 합시다. 

무릇 행복을 바라는 모든 이가 읽으면 좋을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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