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멜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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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롭게 빛나는 일곱 작가들의 이야기. 훗날 이 작가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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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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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꼽아 기다렸던 이슬아 작가님의 첫 장편소설이라니 너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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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씨의 포옹
정은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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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날수록 점점 마음이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여유는 없고, 이따금 괴팍하며, 불만만 늘어나고, 나이와 함께 쌓이는 것은 피로밖에 없는 것만 같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그 아름다움을 한껏 즐기지 못하고 자꾸만 토를 단다. 충만했던 마음이 버석버석 가물어가는 기분이다.

 

은혜씨의 포옹은 가물었던 마음을 채워주는 은혜씨의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은혜씨의 따뜻한 시선이 글과 그림을 통해 온전히 전달된다. 지난 시간 동안 인상을 찌푸리고 바라봤던 우리 사회, 사람들을 은혜 작가는 포옹을 통해 온기로 감싸안고 있었던 것이다.

 

방황하는 사람들,

아는 사람들,

또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

 

그 속에서 내가,

포옹하고 있습니다.

 

가장 믿었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내게 소리를 치고 화를 내며 나를 떠나갔던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에 가면 네 마음이 좀 편해질 줄 알았어. 너는 여전히 앞만 보고 달렸고 미쳐 있었어. 그때 네가 대학교에 들어가면 무언가 달라질까 생각했는데 넌 그대로더라. 네 삶에는 언제 안정기가 찾아오니? 직장에 들어가면? 직장에 들어간 후에는 괜찮아질까?”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앞뒤 살피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경주마처럼 살아왔던 것 같다.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강박,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갈급함이 삶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몸이 많이 망가졌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도 상당 부분 받았다.

 

저는 이미 모든 꿈을 다 이뤘어요.

항상 행복해요.

 

작가님의 문장에서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가까스로 제대로 숨이 쉬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정신없이 살아왔나? 꿈이라는 건 사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지 않겠는가. 타는 목마름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삶도 좋지만, 이룬 꿈에 만족감과 평온함을 즐기는 삶도 가치가 있지 않겠는가.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갈망보다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고 만족하는 가치의 아름다움이 더 중하다는 걸 은혜 작가는 이미 알고 있었나 보다.

 

저는 지금 행복하거든요.

다른 발달장애인들도 사람들의 시선에

위축되거나 주눅들지 않고

행복하게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자신감 가지고

열심히 하면서 노력해서 잘하면 돼요.

..

포기하지 말고,

하지만 너무 힘들지 않게, 억지로 하지 말고

저처럼 즐겁게 하면 돼요.

 

포기하지 말고, 하지만 너무 힘들지 않게. 억지로 하지 말고, 은혜씨처럼 즐겁고 유쾌하게 씩씩하게 내일을 살아가자는 은혜씨의 위로가 있다. 은혜씨가 세상을 향해 건네는 포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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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 노트 - 딸 하나 인생의 보물 1호가 된, 엄마의 5년 육아일기
이옥선.김하나 지음 / 콜라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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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끼리는 왠지 모르게 그렇다. 생전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한테는 쉽게 꺼내어지는 표현들이 어쩐지 민망해지고, 어색하다. 어쩌면 가족이라 더 그런지도 모른다. 부딪히고, 화내고, 뚱한 얼굴로 식탁에 둘러 앉아 밥을 먹곤 얼렁뚱땅 넘어간다. 그렇게 살아가다 문득,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가령 이른 아침, 냉장고 문짝에 붙어있는 엄마의 쪽지, '딸 좋아하는 참치 김치찌개 해놨어. 맛있게 먹고 오늘도 좋은 하루~~' 같은 것. '밥 굶지 마라' 아빠의 카톡과 용돈. 짧은 텍스트에서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과 사랑이 느껴진다. 가족을 향한 글이란 그런 것이다.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사랑이 느껴진다. 

 

'빅토리 노트'는 엄마가 나를 낳은 날로부터 내가 다섯 살 생일이 될 때까지 쓴 육아일기다. 나는 이 놀라운 책을, 대학 시험에 낙방하고 상심해 있던 어느 날 저녁 엄마로부터 받았다. 엄마가 어딘가에서 꺼내 내게 건네준 100페이지 남짓의, 20년이 지나 종잇장이 누렇게 바랜 일기장을 받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니 스무 살 생일 되면 줄라꼬 감춰놨던 건데, 힘이 될까 싶어 좀 땡겨서 주는 거다.'

 

누군가가 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면서부터 5살이 될 때까지 오직 나만을 위한 일기를 썼다면, 그리고 그걸 어른이 되어서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나라면 그대로 주저 앉아 엉엉 울 것만 같다. 『빅토리 노트』는 그런 책이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에서 여성 둘이 함께 삶을 꾸려나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말하기를 말하기』에서 발화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한 김하나 작가의 어머니, 이옥선 작가가 5년 간 쓴 육아일기를 그대로 옮겼다. 제목 '빅토리 노트'는 당시 육아일기로 쓰던 노트의 제목으로, '옥스포드 노트'처럼 별 다른 뜻 없이 붙여진 이름이겠지만 이 노트 한 권이 김하나 작가를 삶의 승리자로 만드는데 일조했을 테다. 5년 간의 기록이 딸 하나를 향한 영원한 사랑이 된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에게 일기를 넘겨줬을 때 마음이 조금 허전하기도 했다. 무덤덤한 아들도 육아일기를 밤새도록 읽고 뭔가 새로운 각오를 한 듯했고, 딸은 살면서 줄곧 자기의 육아일기에 열광을 보냈다. 드디어는 자신의 책에 이 육아일기를 소재로 글을 한 편 쓰기도 했는데 나는 딸의 이런 태도를 보면서 5년 동안 쓴 육아일기가 내 평생의 보람이 되는 것을 느꼈다. 

...

나이를 좀 많이 먹고 나면 사람살이에 대해서 젊었을 때와는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는데, 그런 생각이 밑받침이 되어 써둔 글을 모아서 육아일기와 같이 묶어서 책을 내게 되다니 좀 아이러니하다. 바라건대 이 책을 읽은 어느 엄마가 자신의 아기에 대한 육아일기를 써준다면 나의 이 책은 누군가에게 씨앗이 되는 것이리라. 

 

읽는 내내 엄마가 생각났다. 이옥선-김하나 작가님의 글을 통해 그들의 관계를 엿보고, 동시에 나와 내 엄마의 관계를 투영해볼 수 있었다. 아마 이 책은 모두에게 그런 작품일 것이다. 딸이 보면 엄마가 생각날 것이고, 엄마가 보면 딸이 생각날 것이다. 현재 소중한 생명을 기다리고 있거나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 더더욱 추천하고 싶다. 서문 이옥선 작가님의 말에 언급되어 있듯이, 누군가가 이 책으로 인해 육아일기를 쓰기 시작한다면 『빅토리 노트』가 그 거대한 사랑의 씨앗이 되는 것일 테다. 

 

하나야!

아빠와 엄마는 벌써부터 이름을 마련해놓고 너를 기다렸단다. 

엄마는 너를 낳기 위해서 12월 11일에 부산에서 진주 외갓집으로 왔었단다. 아빠는 혼자 며칠을 보냈었단다. 나야는 모두들 오빠를 닮았다고들 하는구나. 앞으로 예뻐질 거라고 모두 기대들을 하고 있단다. 저녁에 아빠로부터 수고했다고 전해달라는 전화가 왔었단다. 나야는 뒤꼭지가 너무 톡 튀어나와서 아무리 바로 눕혀도 옆으로만 돌아가는구나. 

아직은 너무나 조그맣고 눈을 꼭 감고 있지만 앞으로 틀림없이 밝고 아름답고 귀여운 엄마의 딸이 될 것이라는 걸 확신한단다. 

 

『빅토리 노트』를 읽고 퇴근길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도 육아일기 써둔 것 있으면 줘. 가진 거 다 내놔." 그렇게 두툼한 육아일기를 갈취하는데에 성공했다. 덕분에 나도 알 수 있었다. 내가 태어났던 1998년 9월 8일 화요일에는 비가 내렸다는 사실을. 쌍커플이 유난히 짙었던 내가 온 병원에 소문이 다 나서, 병원 사람들이 다 나를 보러 한 번씩 왔다는 사실을. 딸기를 좋아하는데 없는 이빨로 발음을 하려니 '똘기, 똘기 주떼여'라고 발음을 해서 가족들을 다 웃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자신의 근원이자 시초, 처음이자 시작이었던 순간의 기록이 궁금하다면 『빅토리 노트』를 핑계 삼아 넌지시 말을 건네봐도 좋을 것 같다. 『빅토리 노트』는 그런 책이다.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의 역사를 담은 징표이자, 독자로 하여금 '나의 생'을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 같은 책. 오늘, 전화 버튼을 누르기 망설여진다면 『빅토리 노트』가 좋은 핑계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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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찰지능 -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최연호 지음 / 글항아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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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맹이라는 말이 있다. 글자나 텍스트, 그리고 그 함의를 바르게 이해하고 해석하는 역량이 없거나 떨어지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다. 공감 능력이 부족하고 대화의 맥락을 감지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컬어 맥락맹이라고 한다. 디지털 혁명 이후 빠른 속도로 발달한 문명, 스마트폰의 보급,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정보, 인터넷 사용 시간 증가로 인해 문해력 감퇴와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나날이 늘고 있다. 매체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 저하 문제를 꼬집으며 앞으로의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낮은 문해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낸다. 보이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사람들, 이러한 세상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까지 통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독서하기, 글쓰기와 같은 훈련법도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가'에 대한 문제다. 최연호 교수의 통찰지능은 물음에 대한 근원적인 답을 내놓고 있다. 우리가 진정으로 세상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성공적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통찰지능개념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IQ + EQ < InQ. 이것이 무엇에 관한 부등식인지 궁금해할 것 같다. IQEQ는 알겠는데 InQ는 낯설다. InQ는 내가 새로 만든 약어로 Insight Quotient, 즉 통찰지수다. 아직 구조화된 통찰 지수는 존재하지 않지만 인터넷에 통찰력 테스트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검사가 돌아다니고 있긴 하다.

 

IQ, EQ는 익숙한 개념이다. 대한민국에서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한 사람 치고 IQ 검사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살면서 EQ가 부족하니?’ 내지는 ‘EQ가 뛰어나구나!’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IQEQ의 개념이 멈춰있는 동안 세상은 너무도 빨리 변했다. 다원화와 다층화의 세계, 여러 갈래의 맥락이 중첩하고 교차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러 있는 개념들로는 이 세상을 돌파할 수 없다.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그리고 통찰지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점점 복잡해지는 세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바로 통찰지능이라는 것이다.

 

내가 사는 이곳은 복잡한 세상이다. 나이가 지긋하게 든 분들은 예전엔 아무렇지 않았다고 늘 말씀하신다. 인터넷이 열리고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에 파묻힌 우리는 정말 복잡하게 살아간다. 이 복잡계 시대를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세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IQ만으로 복잡계를 헤집고 나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EQ만 강요당하기에는 매번 나 자신만 손해 보는 기분이다. 주변을 보면 나보다 똑똑하지도 않은데 세상 풍파를 잘도 헤쳐나가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이 자주 눈에 띈다. 그들은 어떤 능력을 더 갖고 있기에 성공할 수 있는 걸까? 디테일 말고 큰 틀에서 그것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물론 있다. ‘통찰이다. 현대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통찰지능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맥락을 읽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힘이다.

 

그렇다면 통찰지능’, 그게 뭐길래. 개념만 보면 통찰지능을 지닌 사람은 이 세상 어떤 역경이든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당연히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이 개념은 성균관의대와 삼성서울병원 교수인 최연호 교수가 연구 인생 30년을 갈아 만든 결과다. 피상적으로 보이는 것 이면에 있는 맥락과 속사정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자는 것이다. ‘더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본다라는 말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상황, 오래된 설화나 이야기, 의학적 진단의 상황 속에서 주도면밀하고 기민하게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통찰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이 책은 설명하다. 당연히 눈만 깜빡하면 눈앞에 배달음식이 오듯 손쉽게 취득할 수 있지는 않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저자 최연호 교수는 독자에게 손을 내민다. 익숙한 이야기를 통해 통찰지능을 차근차근 배워나가 보자고 말이다.

 

통찰을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 이 책이 차근차근 그 방법을 알려줄 것이다. 피상적인 통찰만으로 살기에는 세상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상황 전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고 이는 수많은 경험과 긴 시간을 요구한다. 이론과 현장학습을 통해 또는 독서와 토론을 통해 통찰은 느껴질 수 있다. 핵심으로 들어가려면 표면을 통과해야 하는데 사람으로 따지면 통증 감각이 발달한 피부층을 뚫어야 하는 것과 같다. 아파야 한다. 인내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보는 데 공짜는 없다.

 

눈부신 한강의 기적,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안정기에 점차 접어든 우리나라는 평균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서 얼마만큼 잘 사느냐보다 어떻게 잘 사느냐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강연과 방송들, 성공하는 비법을 알려준다는 콘텐츠가 넘쳐난다.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 어떻게 하면 탁 트인 시야를 탑재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뇌의 근력 운동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통찰지능하면 된다. 이 책 한 권이면 통찰지능의 개념부터 사례를 통한 학습과 훈련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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