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과거의 체험을 어떤 식으로건 서사화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저명한 실용주의자 리처드 로티는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1989)에서 자신의 과거를 바로 자신의 언어로 ‘재서술’하는 행위의 중요성에 대해 열렬히 강조한 적이 있다.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비평가일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들이 하는 일이란 바로 특정한 성격 안에 잠재돼 있는 이야기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현행화할 수 있는 최상의 상황을 창조하는 일일 것이다. 그 상황 속에서 인물은 그의 성격이 요구하는 선택들을 하며 그것이 서사의 행로를 결정한다. (가끔 소설가들이, 어떤 지점에서부터는 인물이 스스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 되었다, 라고 말할 때 그것은 과장이 아니다.) 요컨대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특정한 ‘성격’이 특정한 ‘상황’에 던져졌을 때 어떤 특정한 ‘선택’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작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엘리스는 머드와 주니퍼에게서 사랑의 숭고한 원형을 보고 있지만(태초의 에덴), 실제로 이 섬은 아담과 이브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섬이니까 말이다(타락한 에덴). 그러니까 어린 엘리스의 문제는 에덴 이래로 세상의 모든 사랑의 관계에는 언제나 뱀이라는 제3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리고 뱀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는 ‘완벽한’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뱀을 다스리는 ‘성숙한’ 사랑만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데 있다. 그런 그가 에덴의 타락상을 뒤늦게 깨닫고 지독한 환멸에 빠지는 순간 뱀에 물리고 마는 것은 상징의 논리로 볼 때 필연적인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영화의 비도덕성에 논리가 결여돼 있다는 주장에도 이렇게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논리가 없다. 왜냐하면 은유는 논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은유를 이렇게 정리하려고 한다. ‘성장은 살인이다.’ 우리는 성인이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들이 갖고 있는 것을 먹어치우고, 그것으로 내 안의 타자를 일깨운 다음, 삶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을 (실제적으로건 심리적으로건) 떠난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몇몇 고비들을 특정한 어떤 사람을 상징적으로 살해하면서 통과한다. (자신의 성장 과정을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회상할 수 있는 사람은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도대체 그런 일이 있었다는 기억조차 죽여버리기도 한다. 지금 나의 내면에도 누군가의 벨트, 누군가의 블라우스, 누군가의 구두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의 것인지 잊었다. 잊지 않으면 그 미성숙의 시공간을 떠나올 수 없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자책]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사는 자신이 일시적으로 설정한 명제를 단계적으로 배반하면서 전진하지만, 시는 단 하나의 은유를 변주하는 방식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