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는 머드와 주니퍼에게서 사랑의 숭고한 원형을 보고 있지만(태초의 에덴), 실제로 이 섬은 아담과 이브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섬이니까 말이다(타락한 에덴). 그러니까 어린 엘리스의 문제는 에덴 이래로 세상의 모든 사랑의 관계에는 언제나 뱀이라는 제3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리고 뱀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는 ‘완벽한’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뱀을 다스리는 ‘성숙한’ 사랑만이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데 있다. 그런 그가 에덴의 타락상을 뒤늦게 깨닫고 지독한 환멸에 빠지는 순간 뱀에 물리고 마는 것은 상징의 논리로 볼 때 필연적인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