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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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이 7월 1일인데, 책이 어제 도착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시작으로 작가님의 모든 소설이 다 마음에 들었기에 두근거리며 읽었다.  한 숨에 읽고 나서 작정하고 썼다는 작가님의 이야기에 동의했다. 주제와 무게가 다른 작들과 전혀 다르다. 이상과 이상의 왜곡, 분노에 대한 것들이 담겨 있고 학교 다닐 때 관련 사건을 경험해 보았기에 더 깊이 와 닿았다. 


“이상론이란 결국 이상에 대해 말하는 것이잖아. 그리고 이상은 우리가 가장 지향해야 하는 것이겠지? 근데 그걸 코웃음 치고 비웃으면서 이상론이라고 몰아붙이다니, 뭔가 이상해. 전쟁 끝의 평화가 아니라 평화 끝의 평화가 더 좋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기 잖아. 난 그렇게 생각해.”- 작중


“모두가 일제히 총을 내려놓을 이유를 찾아내기만 하면 내일 당장 전쟁을 끝이 나는거야” 오글오글 오글오글, 손발이 오글거리는 이상론. “그러니까 뭔가를 바꾸는 것에 때늦은 일이라는 건 하나도 없어.” -작중


‘처음의 이상과는 너무도 멀어져 버린 저 왜곡된 단체를 없애고, 다시 한번 이상이 머무는 곳을 만든다. 어떤 자들이 머무는 곳인가. 000처럼 이상을 추구하던 사람들이 머무는 곳으로’ -작중


그 시절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한 수업 중 이야기했던 말은 기억한다. “설사 진리가 뚜렷하고 정확했었더라도 적어도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은 양측이 화해하는 모습이 아니라, 미안하다는,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 건네지는 어른들의 진중한 사과였어요.” 이상을 이야기하고, 왜곡된 이상에 대해서 말하기는 쉽지만 ‘밑바닥에서 퍼 올린 진흙탕 같은 본심’을 꺼내기는 어렵다. 아마, 우리가 모두 떠나보내고 부정하고 싶은 어리고 아리고 여렸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그런 순간들을 우리에게 되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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