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경우, 내가 기꺼이 기억 속에 담아두는 것은 어떤 사실의(어떤 인물의, 어떤 사상의 흥미로운 몇 가지 세부입니다. 전체를 통째로, 그대로 기억하기는 어려우니까(라고 할까,
기억해봤자 분명 금세 잊어버릴 테니까) 그곳에 있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디테일을 몇 가지 추출해서 그것을 다시 떠올리기쉬운 형태로 머릿속에 보관해두도록 합니다. 그것이 내가 말하는 ‘최소한의 프로세스‘입니다.

그것은 어떠한 세부인가. ‘어라?‘ 하는 생각이 드는, 구체적이고도 흥미로운 세부입니다. 가능하면 잘 설명되지 않는 것이더 좋습니다. 이론에 맞지 않거나 줄거리가 미묘하게 어긋나거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거나 미스터리하다면 두말할 것 없이좋습니다. 그런 것들을 채집해서 간단한 라벨(날짜, 장소, 상황)같은 걸 딱 붙여 머릿속에 보관해둡니다. 

말하자면 그곳에 있는개인 캐비닛의 서랍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물론 전용 노트를 만들어 거기에 써두는 것도 좋지만, 나는 그보다는 머릿속에 담아두는 쪽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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