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0년대의 어느 날 저녁 한 청년이 자신의 연인인 모 백작부인을만나기 위해 파리 오페라좌에 들렀다. 하지만 서로 심하게 다툰 뒤라 그는 그녀를 다시 보기가 두려웠다. 백작부인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친구인 T 부인이 청년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만나다니 대단한행운이라며 여행을 가는데 함께 가자고 졸라댔다. 청년은 백작부인을만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 부인이 하도 권하는 바람에 결국그녀와 동행하기로 했다. 그녀는 그가 행선지를 묻기도 전에 밖에 대기하고 있던 자신의 마차로 그를 안내하더니 서둘러 그곳을 떠났다.
청년은 부인에게 행선지가 어디냐고 물었다. 처음에 그녀는 웃기만하다가 나중에야 남편의 성으로 가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화해하기로 결심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남편이 워낙 따분한 사람이라서 그처럼 매력적인 청년이 중간에서 분위기를 띄워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청년은 호기심이 생겼다. 비록 정부가 있긴 했지만, 부인은 나이도 지긋한 데다 대체로 점잖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그녀는 왜 이 여행에 그를 선택했을까? 그녀의이야기는 그다지 신빙성이 없었다.
잠시 후, 그녀는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가리키며 창 밖을 내다보라고 권했다. 그가 그렇게 하려면 그녀 쪽으로 몸을 기대야 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마차가 심하게 흔들거렸다. 그녀는 그의 손을 움켜잡은 데이어 그의 품에 와락 안겨들었다. 그녀는 한동안 그런 상태로 있더니 다소 거칠게 그를 밀어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그녀는 방금 전의 일로 자신을 경솔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그 일은 어쩔 수 없는 사고였을 뿐이며 경거망동하지 않을 테니 안심하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를 품에 안아본 그는 실제로는 다른 생각을품고 있었다. 마침내 두 사람은 성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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